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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의 한국 배치와 러시아의 반응
등록일
2017-03-03
조회수
8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는 첨예할 정도로 비판적이며, 그런 태도의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한 러시아 군 지도부의 부정적 태도는 자국 전략핵전력에 대한 현저할 정도로 신성시하는 태도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특징이 어느 정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다. 다른 어떤 나라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미국이나 중국을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의 전략핵전력의 보유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지위를 초강대국의 수준으로 격상시켜주는 동시에 러시아의 군사적 안전과 완전한 국가주권을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타국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여러 차례 물리치고 자신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다. 따라서 러시아에서는 군사적 안전과 국가 주권에 대해서도 역시 신성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사고방식으로는 외부 세력에 대한 (직접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간접적인 것이라도) 굴복이라면 어떤 형태도 받아들일 수 없다. 앞에서 언급된 사실들로 인해 전략핵전력은 러시아의 중요한 국가적 상징 및 군사정책 도구 중의 하나이다. 심지어 러시아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1990년대 중반에도 전략핵전력, 특히 핵전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전략미사일군은 충분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신형 무기를 공급받았다(그 당시 다른 형태의 군사력은 이 양자 중 그 어느 것도 바랄 수 없는 상태였다). 러시아의 지도부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의 한반도 배치를 러시아의 전략핵전력의 잠재력을 훼손하려는 시도로 이해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의 능력이 [러시아 내에서는 - 역주] 실제보다 종종 과장되고 있다. 러시아에 있어 대한민국의 사드 배치는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배치된 지상 버전의 ‘이지스’ 탄도유도탄방어체계와 함께 러시아 영토를 둘러싼 고리형태의 미사일방어체제 수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인식은 최근 러시아연방의 재래식 무력이 급속하게 성장한 상황 하에서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사드 체제가 오직 북한만을 고려한 것이며, AN/TPY-2 레이더는 종말요격 체제에서만 작동하게 될 것이라는 한국 측의 어떤 해명도 러시아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은 ‘거의 친화적’ 국가의 범주에서 ‘노골적인 적대적’ 국가의 범주로 이동하면서 잠재적 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최소한 이로 인하여 한·러 간의 정치관계가 현저하게 냉각될 것이며, 러시아 내에서 남한의 사업 조건 역시 악화될 것이다(이미 한국은 러시아 시장에서 자신의 지위를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놓쳤다). 그 외에도 대한민국은 러시아의 군사적 대상이 될 것이며, 그 경우 사드 체제를 비롯하여, 남한 영토에 배치된 미국의 다른 군사 시설물들이 러시아연방 군사력의 주된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더하여, 비록 일부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에 사드 체제를 배치함에 따라 북한으로 하여금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러시아연방과 중국이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확실히 상반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최소한 러시아연방에 있어서는 그렇다). 위에 언급한 역사적 상황과 그런 상황에 따른 민족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모스크바는 (심지어 간접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가해지는 강압에 대해서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강압으로 대응할 것이다. 압박을 받는 경우, 러시아와 북한의 공조가 강압에 대한 대응의 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가 대 북한 UN 제재를 직접적으로 위반할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이지만, 직접 위반을 하지 않고서도 평양을 지지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이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한국 영토에서의 사드 체제 배치에 대한 답변으로서 북한이 자신의 힘으로 (질적으로 그리고 양적으로) 미사일 잠재력을 확연하게 강화시키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처럼 한국 영토에 사드 배치는 한국의 군사적 안전을 제고하는 것이 아니라 약화시키는 것으로 변질될 수 있다. 만약 상황이 남북한의 전쟁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남한 영토를 목표로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수가 서울에서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20개 혹은 50개가 아닌, 그 탄도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해 예정된 사드 체제 미사일의 수보다 몇 배나 상회하는 수 백 개의 단위가 될 것이다(더욱이 실제 전쟁 상황 하에서는 사드 체제가 100% 성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영토에서의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라는 사실 그 자체는 북한이 사드체제로 인해 상실할 수 있는 것을 보상하기 위해 자신의 미사일 능력을 더욱 증강하고 질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에 더하여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모스크바와 서울 간의 관계를 양측 모두 긴밀하고 이상적인 것으로 보아왔지만, 향후에는 러시아가 대한민국을 잠재적 적으로 주시하기 시작할 것이다.

애석하게도 러시아의 입장에서 첫째,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은 결코 자신의 경제적, 지정학적 그리고 이념적 이익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의존적인 행태를 보였으며, 둘째, 북한 체제가 국내문제의 부하로 인하여 근 시일 내에 붕괴될 것이라는(그 ‘근 시일’이 거의 30년이나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가설에 의존했다. 이것은 한국의 부적절한 대북정책으로 귀착되었으며, 그로 인해 대한민국 스스로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성되고 있다. 예정된 사드의 한국 배치는 특수한 것으로, 결코 대한민국의 안전 제고가 아닌 지정학적 지위의 악화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사드 배치의 매우 심각한 현상이다. 대한민국 통치권에서 이런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것 같다는데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現 러시아 군사정치분석연구소 부소장. 국립 모스크바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러시아 군사평론가로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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