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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태세 보고서에 대한 중국의 입장
등록일
2010-07-09
조회수
8
  2010년 핵태세 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는 미국의 핵정책의 기본윤곽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서다. 이 영향력 있는, 미국의 국방 정책에 관한 문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변화된 미국 핵정책을 여실히 보여주며, 향후 미국 핵정책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이 보고서 발표 이후 중국에서는 미국의 안보전략과 그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분석 예측하는 진지한 논의가 이어졌다.
  2009년 말 이후 중국 언론은 미국의 미래 핵정책의 가능성들을 분석하고 예측해왔다. 핵태세 보고서가 발표된 후 중국의 주요 국제관계 웹사이트들은 관련 뉴스를 신속히 보도하며 그 주요 내용을 세밀히 분석해왔다. 몇몇 안보 전문가들도 이 보고서를 해석하며 논평하였다.
 


  핵태세 보고서는 세 가지 중요한 변화를 담고 있다. 첫째, 미국은 핵무기비확산조약 가입하여 비확산 의무를 준수하고 있는 비핵국가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 둘째, 핵태세 보고서는 핵 테러와 핵 확산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핵시설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미국이 지속적인 핵확산방지 노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이 보고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확산방지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자 시절부터 ‘핵무기 없는 세상’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여왔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굽힘 없는 노력 덕분에 지난 몇 개월 동안 국제핵무기통제에 커다란 진보가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 감축에 관한 중요한 합의를 이루어냈다. 또 2010년 4월에는 핵 안보정상 회의를 열어 핵 안보에 대한 대중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통제와 관련한 이러한 노력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핵확산방지정책에 대한 입장과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협정”에서 탈퇴하면서 국제핵무기통제에 제동을 걸었다. 부시 대통령의 선제공격정책은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냉전 후 미국이 채택한 가장 공격적인 미사일 정책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국가인 미국은 다른 국가를 억누르며 핵확산방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향유해왔다. 전 세계를 지배하는 헤게모니를 가진 미국은 최첨단군사기술과 국제무기통제 어젠다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핵확산 방지 분야의 리더로서 대부분의 문제를 결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어젠다 결정권을 핵확산방지에 대한 긍정적인 국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효과적으로 이용해왔다. 미국의 핵정책은 전 세계의 전략적 안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은 핵태세 보고서에서 보여준 핵확산방지의 노력의 진일보(進一步)를 환영한다. 그동안 중국은 핵확산방지 노력에 대한 사명감을 굳건히 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정치적인 말과 행동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분명 지난 몇 개월 동안 이루어진 몇몇 중요 회의와 괄목할 만한 성과들은 핵확산방지 노력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보여준 굳건한 태도와 공약과는 대조적으로 핵태세 보고서에서 다룬 변화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 만큼 크지 않았다.


  핵태세 보고서에서 설명한 두 가지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핵확산방지와 관련한 미국의 한계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첫째,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핵무기비확산조약 가입국가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 미국이 북한과 이란에 핵공격을 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핵태세 보고서는 부시 대통령의 선제공격 전략을 보다 부드러운 어조로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핵태세 보고서는 미국이 북한과 이란에 대해 무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둘째, 핵태세 보고서에서는 미국 핵시설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는 미국 핵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의 미국 안보정책에도 분명히 반영되고 있다.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은 군사산업시설이 국내정치를 지배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를 하였다. 실제로 핵무기는 미국 핵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핵태세 보고서의 제한된 변화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이상과 미국 국내 정치의 저항 요소 사이의 갈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 외교정책은 정치지도자의 개인적 성향을 반영한다. 핵확산방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의 태도 차이로 인해 외교정책의 변화가 야기되었다. 그러나 행간의 의미를 읽어보면 미국 핵 정책의 본질적 변화는 매우 미미하다.


  지금도 미국은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와의 핵무기해제 협상으로 인해 미국의 핵무기가 더욱 업데이트되었다. 미국은 이 협상으로 인해 구식핵무기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구식무기의 위험을 제거하며, 보관비용을 절감하게 되는 등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미국이 핵능력 투명성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2010년 5월 3일 미국은 핵무기보유에 대한 세부내용을 공개하였다. 핵무기 탄생 이후 미국이 처음으로 핵무기 숫자를 공개한 것이다. 오바마 이전정부에서는 핵무기 숫자를 기밀에 붙였다. 중국 안보전문가들도 이 같은 분명한 변화를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핵무기수를 발표하여 다른 국가에서 도저히 도전할 수 없는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려 국가안보를 더욱 튼튼히 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중국은 투명성에 두 가지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의도의 투명성과 능력의 투명성이다. 의도의 투명성과 관련하여 중국은 선제 핵공격 포기 정책을 추구하는 핵무기 보유 5개국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핵능력의 투명성과 관련해 미국은 국제사회의 헤게모니와 잠재적 적에 대한 효과적 저지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핵능력이 노출되어도 국익에 반하지 않는다. 미국은 핵능력 투명성을 통해 도덕적 기반을 높이고 중국의 핵능력 공개를 압박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핵능력 투명성은 미국이 교묘히 이용하는 협상카드가 되고 있다.


  한편 중국은 핵 확산에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믿는다. 바로 수평적 핵확산과 수직적 핵확산이다. 수평적 핵확산은 핵기술이 한 국가나 지역에서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퍼지는 것이다. 즉 핵기술이 더 많은 국가나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북한과 이란을 지목하며 이러한 유형의 핵확산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수직적 핵확산은 한 국가의 핵능력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미국은 신기술과 신무기 개발을 통해 핵기술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핵확산은 현재의 핵무기를 차세대 핵무기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으로 핵탄두와 핵무기 운반도구가 더욱 발전하게 된다. 미국은 핵무장해제에 적극 참여하는 듯이 보이지만 핵능력은 오히려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은 계속해서 다른 국가에 비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핵태세 보고서의 발표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은 비밀무기실험을 하였다. 4월 22일 미국은 군사용 무인우주왕복선 X-37B를 발사하여 미국의 첨단군사기술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이 무인우주왕복선 덕분에 미국은 ‘2시간 내 국제 전투 참가’가 가능해졌으며 군사 저지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 무인우주왕복선 실험은 미국의 공약과 실제 행동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었다. X-37B 같은 초강력공격무기 더불어 최첨단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은 난공불락의 요새가 되어가고 있다.


  새로운 핵태세 보고서는 중국과 미국이 핵 테러와 핵확산방지에 대한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핵무기가 테러리스트나 다른 적의를 가진 그룹의 손에 넘어간다면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국제안보문제를 해결해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 2010년 4월 오바마 대통령 주최로 워싱턴 D.C.에서 열린 핵 안보 정상회의에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상호의존성이 더욱 강화되는 세계에서 중국과 미국은 핵 위험을 감소시키고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서로의 도움이 절실하다.


 

  결론적으로 부시정권과 비교할 때 오바마 정권은 핵확산방지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최근 발표한 핵태세 보고서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국내 저항요소에 직면하여 국제사회 헤게모니를 고수하려는 미국 정책을 크게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책변화가 실제적인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한편 핵태세 보고서는 중국과 미국의 공통관심분야를 잘 보여주고 있다. 중국정부는 핵확산방지 노력에 커다란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핵확산방지를 위해 미국과 공조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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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o Wanglai
China Foreign Affairs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