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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중앙아 외교: 현황과 과제
등록일
2009-08-06
조회수
8
이명박 대통령은 5월 중순 중앙아시아의 핵심국이자 상호 경쟁국인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했으며, 이들 2개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갖고 제반분야에서 실질협력을 확대하는 공동선언을 각각 채택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 2개국 방문은 에너지·자원 외교를 강화하고 더불어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방문을 계기로 제시한 ‘신아시아 외교 구상’을 구체화하려는 목적을 갖고 추진되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 2개국 방문은 이들 국가와 세계경제위기 극복,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한 협의 강화, 지역·국제무대에서의 협력 제고, 이들 국가에 거주하는 30여만명의 고려인(재외동포)에 대한 지원과 한류 네트워크 확대 등과 같은 목적을 갖고 추진되었다.

 

최근 한국의 대중앙아 외교 추진 동향

소연방 붕괴후 한국의 대중앙아 외교는 고려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정치·경제·외교적 중요성이 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나 최근 에너지·자원 외교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포괄적 협력을 확대하는 외교를 지향해 왔다. 실제로 한국은 2006년 11월 아제르바이잔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진출 종합대책을 채택, 이를 실행해 오고 있다. 이 문건은 한국의 중앙아시아 진출 기본 방향으로 첫째, 정상외교로 다져진 양자간 협력관계를 적극 활용 둘째, 국가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 정책의 추진 셋째, 연관 산업 시너지 강화 및 비교우위 산업 진출의 적극 추진 넷째, 법적·제도적 기반 강화 및 협력 인프라 확충 다섯째, 경제개발 경험 공유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큰 중앙아시아와의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 구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중앙아시아 진출 종합대책의 실행 및 주요 지원부서로서 정치·외교 분야에서의 진출대책을 실행하면서 여타 부서 및 기관의 진출대책이 차질 없이 실행되는 것을 지원해 오고 있다. 실제로 외교통상부는 중앙아 5개국 외무차관이 수석 대표로 참가하는 ‘한·중앙아 협력 포럼’을 추진, 제1차 포럼을 2007년 11월 서울에서, 그리고 제2차 포럼을 2008년 12월 제주에서 각각 개최하였으며, 오는 12월 제3차 포럼을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은 한·중앙아 협력포럼을 통해 다음과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 첫째, 한·중앙아간 최초의 다자대화체가 창설됐으며 둘째, 우리 기업의 대중앙아 진출을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셋째, 에너지·자원 협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으며 넷째, 한·중앙아간 인적 네트워크 및 민·관간 신뢰구축에 기여했으며 다섯째, 차관급 양자협의회 개최 등 외교협력을 강화시켰다.

 

또한 한국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중심으로 대통령, 총리 등 고위급 인사방문을 통한 에너지·자원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하여 카스피해 해상 잠벌 광구(16억 배럴 추정)확보 및 2006년부터 탐사를 착수키로 MOU를 체결하였다. 또한 노 대통령은 2005년 5월에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아랄해 유전 탐사 참여 국제콘소시엄 협약을 체결했으며, 자파드노 금광 및 잔타우르 공동개발에 참여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리고 한명숙 전 총리도 2006년 9월 중앙아시아를 방문해 에너지·자원 협력 확대를 모색하였다. 2008년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도 에너지·자원 외교를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다는 국정목표를 제시하면서 총리를 에너지·자원 외교의 책임자로 지정하였다. 그 결과 2008년 4월 지식경제부 이재훈 전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사전 조사단이 중앙아시아에 파견되었고, 뒤이어 5월중 한승수 총리가 에너지·자원 부국인 중앙아 3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하였다.

 

또한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얻기 위한 외교를 적극 추진하였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우즈베키스탄은 2006년 반기문 UN 사무총장 선거 준비과정에서 최초로 공개 지지했으며, 2007년에는 여수박람회 유치를 지지하였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한국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주도로 1992년 창설된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 1993년부터 옵저버로 참여하다가 2006년 6월 정회원으로 가입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중앙아 방문 성과

이명박 대통령은 중앙아 2개국과 정상회담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한승수 총리의 중앙아시아 방문시는 물론 노무현 정부하에서 체결한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 MOU를 구체화하였음은 물론 새로운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립하였다. 한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우즈베키스탄과 체결한 16건의 양해각서 및 계약 중 5건, 그리고 카자흐스탄과 체결한 10건의 양해각서 및 계약 중 7건이 에너지·자원 분야의 협력에 관한 것이었다.

 

둘째,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 2개국 방문은 이러한 ‘신아시아 외교 구상’을 구체화한 것으로, 한국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외교지평을 확대하는 결실을 거뒀다.

 

셋째,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카자흐스탄 관계를 “제반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적 동반자’(strategic partnership)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함으로써 중앙아 2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립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나라는 2006년 3월 카리모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우즈베키스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시켰다.

 

넷째,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한·중앙아 2개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대통령과 이해제고 및 신뢰를 더욱 강화시켜 양국간 실질협력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때 방한한 카리모프 대통령,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게 명예 서울시민증을 수여하는 등 양인과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

 

다섯째, 이명박 대통령의 대중앙아 순방외교는 최근들어 매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주던 한국과 중앙아 2개국간 경제·통상 협력이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특히 한국은 카자흐스탄과 인프라 건설, 농업, IT, 환경, 문화 등 잠재력이 있는 산업분야에서의 양국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담은 “실질협력 증진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하였다.

 

여섯째, 이명박 대통령은 중앙아 2개국 정상들과 양국내에 거주하는 30여만명의 고려인 사회의 발전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들 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 및 한국문화·예술의 소개에 고려인들이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정상회담은 고려인들을 통한 한류문화 네트워크 기반을 확대시키는 결실을 얻었다.

 

향후 과제 및 고려사항

이번 한·중앙아 2개국 정상회담은 이명박 정부의 신아시아 외교 구상을 전 중앙아시아 또는 유라시아 차원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따라서 한국은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 2개국 순방을 계기로 확립된 포괄적 협력의 모멘텀을 여타 중앙아 3개국은 물론 아제르바이잔 등 남코카서스 국가들을 포함한 여타 유라시아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구축, 확대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국내외적 여건, 즉 민족구성비, 에너지·광물 자원 등 천연자원 부존량의 다소 여부, 최고 지도자의 정치성향, 접경국, 대외관계 등에 따라서 상이한 정치·경제·외교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그 결과 또한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대중앙아 외교전략은 국가별로 차별화된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까지 2차에 걸쳐서 개최된 ‘한·중앙아 협력 포럼’을 정상급 대화체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나, 중앙아 국가들간 이해관계의 차이, 일부 국가들간 경쟁관계 등을 고려해 볼 때, 점진적인 격상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권, 민주주의 등 가치문제를 포함하는 장관급 회담인 ‘일본 플러스 중앙아 포럼’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함을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은 향후에도 중앙아 국가들의 국내 정치문제에 대한 명시적인 견해 피력을 자제하면서 비정치적 이슈들, 즉 경제·에너지·문화·과학기술 협력 등 비정치적 이슈 접근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국가마다 약간은 차이가 있으나 교통·통신 등 인프라 구축사업과 석유·화학, IT산업 육성 등 산업혁신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어서 한국 기업들의 신규 투자 대상지역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산업 정책, 국내정세의 안정, 불안정 요인 등을 감안하면서 현재 추진중인 중앙아시아 진출 종합대책을 부처간 협조체제 및 감독체제 구축을 통하여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비교적 미지 지역인 중앙아시아에 대한 지역연구를 활성화해 중앙아시아 관련 정보은행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실질 경협확대, 한류문화 네트워크 구축 등과 같은 정책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에서 고려인 동포들이 현지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현재 고려인 사회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방안을 마련, 이를 실행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 2개국 순방을 계기로 합의한 협력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정부차원, 비정부 차원의 지원과 감독을 지속해야 한다. 이는 과거 수많은 양해각서 및 협약서 등이 채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이행되지 않은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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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남(외교안보연구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