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의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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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4월 5일)와 5월 25일 2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한반도 정세는 1993-94년의 1차 북핵 위기, 2002년의 2차 북핵 위기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3차 북핵 위기’라고 규정할 수 있다. 1, 2차 북핵 위기는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제기하면서 발생한 반면 이번 3차 북핵 위기는 북한이 핵 ****력 강화를 내세우며 불거졌다.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보유 동기는 대미 전략적 차원, 체제 내적 차원, 대남 전략적 차원 등 복합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먼저 대미 전략적 차원에서 보면 북한은 탈냉전으로 인한 사회주의 체제 붕괴로 발생한 안보 공백의 상황에서, 자유주의로의 체제 변화가 아닌 자력으로 안보를 실현하는 길로써 핵무기 개발을 선택했다. 둘째, 체제 내적 차원에서는 핵무기 개발은 김정일의 실정을 만회할 유일한 돌파구라 할 수 있다. 국가경제가 붕괴된 상황에서 핵무기 보유는 체제의 우월성과 국민의 자부심을 고양시켜 집권층의 지지를 회복하고, 주민들의 민심 이반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김정일 위원장 자신의 건강문제를 의식하고 조속한 후계체제 권력승계의 안정화를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최근의 무언가 조급해 보이는 듯한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에 핵무장의 완성을 이루어 순탄한 권력이양과 김정일 이후 후계제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대남 전략적 차원에서는 핵무기 보유로 남북관계에서의 영원한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편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다량 보유하면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크게 제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북한의 핵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하는 숙제의 중심에는 탈냉전기 미국의 세계전략과 그 하위 구****서의 대북 정책이 있다. 탈냉전 이후 미국의 세계전략 목표는 유일한 세계 초강대국(a sole hyper power)으로서의 지위를 지키는 한편 미국 중심적 세계질서의 구축에 있다. 이를 위한 기본 전략의 양 날개는 대량살상무기(WMD)의 비확산과 미국적 가치(민주주의, 자유시장, 자유무역, 인권 등)의 확산이다. 미국의 세계전략 구도에서 가장 중요한 세 지역은 유럽, 중동, 동북아이다. 이 지역에서 미국에게 위협이 되는 국가는 유럽에서는 장기적으로 러시아, 중동에서는 이라크와 이란, 동북아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중국, 단기적으로는 북한이다. 여기서 러시아와 중국은 먼 미래에는 위협이 될지라도 현재는 경쟁과 함께 협력해나가는 강대국들이며, 양국은 미국적 가치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며 체제의 개혁을 해나가고 있다. 따라서 탈냉전기 미국에게 직접적인 안보위협 세력은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미국적 가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란, 이라크, 북한이었던 것이다. 이들 3개국이 소위 부시가 언급했던 ‘악의 축’으로서 이라크는 미국의 공격을 받아 무너졌고, 이란과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며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대북 정책의 근본 목표는 북한의 체제변화(regime change)에 의한 ‘자유 북한(free DPRK)’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차선책으로 북한의 비핵화이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어려울 때, 미국은 핵동결이나 핵불능화 등과 같은 잠정적인 해결을 추진했다. 북한의 핵문제를 풀 길은 간단히 말하면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북한이 원하는 것(김정일 체제의 안정, 사회주의 체제의 안보, 경제적 지원 등)을 모두 주는 것이고, 둘째는 북한 스스로가 핵무기 보유가 더 손해가 된다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을 모두 줄 수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주려고 하지 않고, 또한 줄 수도 없다. 그 이유는 김정일 독재정권, 국민을 굶겨 죽이는 국가 계획경제를 인정하고 보장하는 것은 미국적 가치에 어긋나며, 또한 그러한 수세적인 방법으로는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검증 가능한 북한 핵 폐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북한이 먼저 핵폐기를 약속하고 나쁜 행동(bad behavior)을 변화시킬 때만 가능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두 번째 방법이다. 두번째 방법은 북한에 대한 제재로 북한이 핵무기 보유가 더 손해가 된다는 계산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공조에 의한 대북 제재가 요구된다. 미국과 한국 일본은 이를 위한 공조의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제는 중국이다. 지금부터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하는지, 북한의 안정이 우선하는지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대북 국제공조에 주저한다면 북한 비핵화의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중국이 북한 핵폐기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고 국제공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북한은 핵무기 보유가 더 아픈 현실이라는 상황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 중국은 북한의 안정에 더 큰 비중을 둘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있는 강대국으로서의 역할 요구, 미국과의 협력관계 유지 필요,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현실화되었을 경우의 동북아 국가들의 핵확산 가능성 등의 문제에 직면하여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끝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대북 정책의 옵션 하나를 예상해 본다.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여 북한 김정일 정권을 교체하는 시나리오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자유 북한’을 만드는 것이 대북 정책의 목표이나, 핵문제 자체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위험 부담이 너무 큰 군사행동보다는 비밀공작에 의한 북한 정권의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북한 정권도 김정일 정권보다 중국이 통제하기가 수월한 친중 정권이 될 것이다. 새로운 북한 정권은 김정일 정권보다는 국제질서에 순응할 것이며, 따라서 미중 양국은 북핵문제의 해결과 함께 중국은 보다 다루기 용이한 친중 정권을, 미국의 입장에서는 보다 국제질서에 따르는 북한 정권을 만드는 공통의 이해를 누릴 수 있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남궁 영(한국외국어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