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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에 아시아의 역할
등록일
2011-11-08
조회수
8
  많은 이유로 G20이 세계 최고의 경제 포럼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평가는 초기 G7 구성 과정상의 문제와 종종 연관되어진다. G7의 가장 눈에 띄는 문제 중의 하나는 G7이 선진국으로만 구성되었기 때문에 전 세계의 경제문제와 관련해 중대한 결정을 내릴 특권이 있다고 당당하게 주장할 수 없다. G20이 앞으로 권위를 계속 유지하려면 개발도상국 특히 아시아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개발도상국은 전 세계 GDP의 40%정도를 차지하고, 그 비율은 앞으로 수 년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의 경제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계속 성장한다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생산량의 반을 아시아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와 미래학자는 전 세계 경제의 무게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사실 무게중심은 이미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발생과 함께 2008년 워싱턴에서 열린 첫 번째 회의부터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정상회담까지 G20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한 모든 노력 단계마다 아시아는 강하게 존재감을 보여왔다. 그리고 국제사회 전체가 위기 극복을 위해 정책면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를 이루기 위한 기본 청사진을 그리려면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불균형, 국제 금융기관의 개혁, 글로벌 금융 안전망 구축, 발전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결의안뿐만 아니라 모든 아젠다와 관련한 주요 문제 전반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무게와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G20이 전 세계 최고의 경제 포럼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끊임없이 역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이 점은 전 세계 제2 및 제3의 경제대국이 아시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구의 60%가 아시아인이라는 사실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또한 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 외화보유고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으로도 아시아의 비중을 볼 수 있다.

  글로벌 불균형의 주요 요인이면서, 동시에 불균형을 해결하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독특하다. 글로벌 불균형은 G20이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 난해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식 소비지상주의를 가장 중요한 유발요인으로 쉽게 지목할 수 있겠지만 아시아 경제구조 안에 견고하게 확립되어 있는 생산 분화도 마찬가지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원자재나 생산재를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가 무관세 혹은 저관세로 중국에 수출하고 이러한 원자재나 생산재를 중국에서 가공하거나 조립하여 미국이나 유럽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아시아의 경제구조가 구축되어 있는 데 이러한 과정에서 글로벌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그와 같은 무역이나 생산구조를 본격적으로 개혁하면 만연한 글로벌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무역과 생산구조의 개혁은 원자재와 생산재뿐만 아니라 완제품에 대해서도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완전히 허무는 아시아 국가간의 무역 자유화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또 하나의 처방은 아시아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 아시아 국가 간의 통화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조치를 통해 각 국가가 외환보유고 확대에 덜 집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동아시아 국가 사이에 형성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Chiang Mai Initiative)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G20과 전 세계에게 중대한 발전문제와 관련하여 아시아 국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는 주요 원조국과 수혜국이 공존하는 지역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지역에는 한국, 일본, 떠오르는 경제대국 중국, 남남 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인도와 같이 OECD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이 있는 동시에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와 같은 막대한 국제 원조의 수혜국이 있다. 아시아의 지역개발을 위한 협력체제를 아시아 내에서 조직한다면 원조와 개발을 목표로 한 글로벌 체제를 개선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질 것이다.

  경제적 성장과 함께 냉철한 결단력을 발휘하고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아시아 경제는 꾸준히 주목받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현재 G20이 글로벌 차원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국가들에게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는 정치 및 경제적 역량 면에서 더욱 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의 시장 시스템과 민주적인 제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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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