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가능성 분쟁과 글로벌 위기관리: 에너지, 환경, 바이오 안보를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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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에너지, 환경, 바이오 안보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20세기에는 생존을 위한 국가안보가 초미의 관심사였다면, 21세기에는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 대체에너지 개발, 환경 보전, 식량 확보, 수자원 확보, 질병관리 및 신약개발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인간안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제한된 매장량을 갖고 있는 에너지 자원은 한 국가의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주권 수호를 위한 군사력 확충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삶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또한 에너지 자원의 소비에 따른 초국가적 환경위협의 증가는 점차적으로 국가 간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고 나아가 인류의 삶에 위협을 주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안보, 환경 안보, 바이오 안보의 확보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성 분쟁(Sustainability Conflict)은 21세기 국제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문제는 21세기 들어 에너지 자원, 환경, 식량, 수자원 이슈들이 인간과 사회에 주는 영향이 중요해진 만큼 그와 같은 쟁점을 둘러싼 갈등이나 분쟁이 점증하고 있고 향후 더욱 증대될 수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탈냉전 이후 냉전적 이념 갈등을 원인으로 하는 분쟁은 확연히 줄었다. 그러나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지역에서 에너지, 환경, 바이오 자원 그 자체를 둘러싼 분쟁이 감소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제한된 자원에 대한 중요성과 그에 따라 증가하는 분쟁은 지속가능한 글로벌 사회(Sustainable Global Society)를 위해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이다. 에너지 분쟁의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 자원뿐 아니라 금속류의 비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내적·지역적·국제적 분쟁은 이미 분쟁으로 귀결되었거나 물리적 충돌의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또한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적 경쟁과 분쟁 지형에는 기존의 전통적 선진국(미국, 유럽, 일본)과 더불어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한국 등과 같은 신흥 경제권 국가들도 가세하고 있다. 환경 분쟁의 경우 기후변화협약의 진행과정에서 보듯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감축의무를 지는 국가와 지지 않는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바이오 분쟁의 경우도 최근 신종플루, 사스 등 전염병의 발병국과 인접국가 간 갈등, 그리고 아프리카에서의 식량 및 수자원 부족에 따른 내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분쟁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키신저(Henry A. Kissinger) 전 미국 국무장관은 "향후 지구촌에서 가장 발생 가능성이 큰 분쟁은 화석연료를 둘러싼 분쟁"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현재 지구촌에는 자원의 생산과 분배를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석유, 가스, 금, 텅스텐 등 중요 자원을 소유한 많은 국가들 내부에서는 서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정치 세력 간 혹은 인종, 종족, 부족 간 피비린내 나는 내전이 진행되고 있다. 자원분쟁은 비단 일국 내의 갈등만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거대 자원 소비국들은 자원 확보를 위해 자원 보유국가들에 압력을 행사하거나 경우에 따라 침략 행위를 감행하고 있다.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를 흘린 것도, 러시아가 카스피해 근처에서 새로운 국가의 탄생을 가로막는 조치도, 중국이 에너지 자원의 보고인 카스피해에 진출하기 위해 신강-위구르와 티베트의 독립 움직임을 무력을 통해 탄압하고 있는 것도 모두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강대국들의 에너지 안보 정책의 일환이다. 동북아시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중국으로부터의 황사는 향후 환경 분쟁과 바이오 분쟁으로 증폭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강대국들의 에너지, 환경, 바이오 정책이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동맹관계를 재편하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속가능성 분쟁이 '또 다른 냉전'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현재 에너지, 환경, 바이오 분쟁은 인류평화를 위협하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사회 건설에 큰 장애물이다.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이며 에너지 자원의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도 이미 이러한 자원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현재 97%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에너지를 제외한 광물자원의 경우는 경제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그 필요품목의 수가 증가하지만 한국은 이 분야에서도 부존자원이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전략자원의 수급을 대부분 해외에 의존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한국경제의 결정적 취약점이다. 에너지 안보의 시각이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 에너지의 수급 안정성이 경제발전을 좌우할 뿐 아니라 국민의 생존권이 달려있고, 군사력을 유지하고 운용하는 데에도 절박한 요건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전략자원이 석유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아울러 지난 반세기간 산업화에 박차를 가해 온 한국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로 인한 환경 문제에 직면해있다. 향후 적절한 대책 없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의무를 질 경우 국가경제에 심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1997년 교토의정서의 서명국인 한국은 에너지 소비의 증가, 경제발전과 연계된 환경문제의 해소가 새로운 국가사업의 핵심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한 고부가가치 지식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의 개편이 어렵게 되면 한국 경제의 추락은 자명할 것이다. 나아가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유전공학, 질병 문제 해결을 위한 의약학 및 생명공학의 발전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위상과 한국인의 삶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 <그림> 지속가능성 분쟁과 글로벌 위기관리의 중요성 제3차 세계대전은 발발 가능한 것인가? 만약 가능하다면, 그 분쟁의 성격은 지속가능성 분쟁일 것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국제사회'의 구축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에너지, 환경, 바이오 분쟁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에너지, 환경, 바이오 분쟁으로 비롯될는지 모를 글로벌 위기를 잘 관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국제사회를 유지하고, 에너지·환경·바이오 자원을 효율적으로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는 전 세계적 수준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고, 인간안보를 확보하여 세계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및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정치연구소 소장. 미시간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한국국제정치학회 출판이사, 한국정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자문위원을 역임하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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