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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과 한미공조
등록일
2010-06-08
조회수
8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2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5월 20일 발표된 한국정부의 조사결과로 인해 남북관계는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으며 주변국들의 대응도 상당히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북한은 도대체 어떤 이유로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 이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대청해전에 대한 복수이다. 2009년 11월 10일 발생한 대청해전에서 북한 경비정은 한국 측에 의해 반파되어 북으로 귀환하였으며, 이에 대한 복수결의대회가 2010년 2월에 북한에서 열린 바 있다.


  두 번째는 북한의 내부적 상황이다. 북한은 현재 권력승계문제, 김정일의 건강문제, 내부적 경제상황 악화 등을 안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대내적 세력결집을 위하여 천안함 사건을 일으켰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6자회담과의 연관성이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북미 양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왜 천안함을 침몰시켰을까? 역사적으로 북한은 협상과 강경조치를 동시에 병행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1983년 남북미 3자회담의 추진 와중에 북한은 미얀마 랭군테러를 기획했다. 북한은 협상의제의 다양화와 협상 틀의 변화를 목적으로 돌출행위를 실행해왔으며, 이를 통해 협상의 진척을 늦추고 상황을 북한에 유리하게 몰아가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번 사태 역시 6자회담을 북한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회담진척을 늦추려는 목적이 있다.


  현재 한미 양국은 이전에 비해 상당히 긴밀한 협조관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간 공조내용은 대체로 4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 번째로,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건의 유엔안보리 회부에 대해 긴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천영우 외교부 차관은 미국을 방문해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면담을 하였으며, 안보리 회부의 시기 및 형식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중국변수 때문에 결의안보다는 의장성명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며, 의장성명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이에 대한 한미 간 후속대책은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미국은 북한 잠수정 추적기술을 한국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이번 천안함 사건에서 입증되었듯이 현재 해저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소형잠수정을 추적 및 대응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이며, 이를 위해 미국은 첨단 수중음파탐지기나 공중경보기 기술 등을 한국에 제공하여 한국의 해군력 강화를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한미 양국은 서해상에서 대 북한 잠수함 훈련을 계획 중에 있다. 미 7함대 소속 9만7000톤급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톤 호와 이지스 순양함 및 구축함 7-8척, 핵추진 잠수함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실행될 예정이다. 이는 대 북한 및 중국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 전달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한미 양국은 전작권 이양 연기를 조만간 결론짓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미국의 안보정책은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중시하고 있고, 이는 한국으로의 전작권 이양을 필요로 하는 것이나, 현재 한국의 안보적 상황을 고려하여 양국은 이양의 연기 발표를 이달 중으로 매듭지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같은 한미 간 공조강화는 기존 부시정부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이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작년 6월에 채택된 한미동맹 공동비전에는 동맹의 핵심을 공동의 가치와 상호신뢰 구축에 두고 있다. 이와 같은 동맹의 주요 요소들은 양 국가 간 전략적 이익에만 국한되었던 동맹을 보다 심화된 동맹관계로 변환시키려는 노력을 의미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동맹강화 현상은 이번 천안함 사건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새로이 구축된 한미동맹은 한국의 일방적인 안보수혜로부터 벗어난 보다 균형된 안보협력을 의미하며, 이는 한반도 지역을 벗어나 동아시아 지역과 전세계속에서의 협력을 의미한다. 한국의 아프간 파병과 한미 간 천안함 사건 관련 안보협력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셋째, 부시정부가 추진했던 일방주의적인 국방외교노선은 오바마 정부에 의해 폐기되었으며, 현 오바마 행정부는 동맹관계와 국제기구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는 국방검토보고서(QDR),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에 잘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사항들은 한미동맹관계 강화에 기여한 것이다.


  현재 한미 양국은 대북강경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중국의 협조가 부재한 상황이다. 이는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과도 연관이 있다. 중국은 아직까지도 냉전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한반도를 바라보고 있고,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 우선순위는 한반도의 안정이다. 즉,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보다 한반도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따라서 6자회담의 목적은 북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상황관리인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정부는 갈등을 일으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협조가 보장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 해결과 6자회담 개최를 동시에 추진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한미 양국은 선 천안함 사건 해결 후 6자회담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에는 6자회담이 실패작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하더라도 비핵화의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천안함 사건 해결과 6자회담 개최에 대한 각기 다른 의견 중 어느 것을 택하느냐가 아니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중국의 한반도 정책 우선순위가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향후 한미 양국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가?


  첫 번째는 대 중국 정책이다. 현재 한미 간 정책공조의 대부분은 중국이라는 변수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대북제재의 주요 축의 하나인 유엔안보리 제재도 중국을 고려하여 의장성명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며, 중국의 협조 없이는 대북제재의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북한의 핵 폐기 과정 역시 중국의 역할에 따라 그 결과에 차이가 있게 된다.  중국에게 있어서 북한은 중요한 완충지대이다. 북한정권의 불안정 및 붕괴는 한미 양국이 중국의 접경에 위치하는 상황을 가져다 줄 것이며, 이는 중국에게 매우 껄끄러운 일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대북 강경대응 의지를 지속적으로 중국에게 전달하고, 중국의 협조 없이는 한반도의 불안정이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한국은 중국의 대 북한 냉전사고를 무마시키기 위해서 한중FTA와 같은 경제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


  둘째는 한미 양국 간 정책공조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미 간 연합방위태세의 변화가 필요하다. 올해 발간된 4년 주기 국방검토보고서(QDR)에서 미국은 다양하고 불특정한 안보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유연한 안보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한미 간 연합방위태세는 이러한 유연한 방위정책기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재래식 군사위협 이외에 다양한 유형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위태세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얼마 전 발행된 핵 태세검토 보고서(NPR)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미국은 확장억지력을 기존의 핵무기 이외에 재래식 전력과 MD체제 등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한미 양국은 이러한 다양화된 전력의 추진을 위해 향후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북 소프트파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간이나 이라크 등의 국민들이 친미성향을 띄게 하기 위해 연성권력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대북정책에 부재하고 있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 인민들의 동요가 북한정권에는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한미 양국은 이를 고려한 대북정책이 새로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한미일 3각공조이다. 현재 미일관계의 소원함으로 인해 한국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으며, 향후 한미일 공조의 활성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국은 90년대 후반 TCOG 이후 소원해진 3국공조의 제도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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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욱
외교안보연구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