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30의 부상과 새로운 세계금융질서의 모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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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금융·경제 질서의 탄생을 알리게 될 G20 서울 정상회의가 한두 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제경제협력을 위한 정상 모임인 G20 회의의 최우선 과제인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의 정책적 방향이 이번 서울 회의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 6월 토론토 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은행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자본과 유동성에 대한 새로운 국제기준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의 개혁 방안을 서울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G20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선진국 모임인 G7의 대안으로 생겨난 것으로 세계경제를 다루는 사실상 최고의 협의체이다. G7의 출범을 촉발한 원인은 1970년대 초의 제1차 석유파동과 이로 인한 국제경제의 불안정이었다. 당시 이러한 불안정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Woods system)의 붕괴 즉, 변동환율제의 등장이었다. G20은 출범 당시부터 금융 위기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었다. 1997년 동아시아 외환금융 위기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혼란으로 몰고 간 사건이었다. 세계화의 결과 신흥공업국의 금융 위기가 선진국의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주요 선진국이 향후 이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신흥공업국과 협력 체제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결국 1999년 12월 제1차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가 베를린에서 개최된 것을 계기로 G20 체제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G20은 주요 선진국 그룹인 G7(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및 유럽연합(EU) 대표부를 중심으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과 지역별 주요 신흥공업국인 한국,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멕시코, 터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을 포함한 20개 회원국을 가진 명실상부 세계 주요 경제지도국의 모임인 것이다. 오늘날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G20의 비율이 약 85%에 달하며, 그 인구도 세계인구의 ⅔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G20의 영향력과 대표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신흥공업국이 새로운 세계금융질서를 모색함에 있어 수동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G7 체제에서 G20 체제로의 변화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가 간 경제력 분포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정착된 제도는 아니나 경제적 대표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효과성만 확보할 수 있다면 제도화가 가능한 것이다. 문제는 국익의 견지에서 다양한 입장을 갖고 있는 회원국 간 합의를 이루고 이에 대한 실행을 담보할 수단을 강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세계경제에서 신흥공업국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G7을 대체하는 G20의 부상, 나아가 아프리카 국가 등 일부 빈곤국들을 포함하는 G30 주장이 부각되고 있다. 이제 글로벌 경제금융 문제는 주요 선진국에 의해서 혹은 일부 신흥공업국을 포함하는 소수 국가군에서 의해서도 해결이 불가능하며, 일부 빈곤국까지 아우르는 G30에 의해서만 해결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1970년대의 상황이 G7을 필요로 했고, 1990년대의 상황이 G20의 동인이 되었다면, 오늘날의 흐름은 G30의 도래를 예견하게 하고 있다. 기존 G20의 구성이 제1그룹(미국·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오스트레일리아), 제2그룹(러시아·인도·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 제3그룹(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 제4그룹(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그리고 제5그룹(한국·일본·중국·인도네시아)으로 지역별 지도국(선진국+신흥공업국) 구도라면, 새로이 논의되고 있는 G30은 여기에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의 약소국(후발공업국+빈곤국)을 포함하는 사실상 전 세계적인 대표성을 확보하는 협의체가 되는 것이다. 이는 진정한 글로벌 거버넌스로 가는 과도기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심은 그 효과성을 강조한 나머지 주요 선진국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전세계적 합의는 힘이 아닌 협상과 합의에 기초한 대표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G30 논의는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G30의 부상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G20의 의미를 말함에 있어 향후 세계 금융경제 질서는 영미식 시장중심체제가 쇠퇴하고 정부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로 인해 과거와 같은 지역별 광범위한 버블경제가 생성되기 힘들다고 한다. 이는 규제완화보다는 시장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먼저라는 주장에 근거한다. 즉 규제완화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면서 이로 인한 시장위험은 철저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정책적 입장인 것이다. 1978년에 결성된 세계 각국의 경제학자들과 정책입안자들 간의 기구인 Group of Thirty(G-30)가 2009년 초 발표한 ‘금융시스템 개선 보고서’는 은행 및 투자업무와 관련한 정부규제를 전폭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은행의 규모 제한, 경영진에 대한 보수 통제, 헤지펀드 규제, 소수 은행의 예금 집중 규제 등을 언급하고 있다. 각 금융기관의 규모를 작게 유지해 각 기관의 실패가 구조적 중요성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취지인 것이다. 이는 은행과 유사한 형태를 지닌 모든 금융기관과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금융개혁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시장은 완벽하지 않을 뿐 아니라 스스로 항상 균형을 찾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늘 거품이 발생하게 마련”이라며 “감독 당국이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적절한 시점에 경고음을 보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즉 금융시장을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규제의 효과도 장담하기 어려우므로, 앞으로 획일적인 규제 확대보다는 금융시장의 구조적 특성에 상응하는 감독체계 강화를 중심으로 한 개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 간 협력이 더욱 요구되며 G20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G30로의 확대가 기대되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해결과정에서 선진국과 신흥공업국 간의 긴밀한 정책공조의 필요성에 따라 2008년 새로운 국제경제 협의체인 G20 정상회의가 태동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선진국과 신흥산업국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참여하게 된 이유는 한국,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국제사회의 일부 빈곤국을 포함하는 G30이 논의되고 있다. 진정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출범을 눈앞에 둔 것이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이상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