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인권기간과 발전도상국의 인권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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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국제적인 차원에서 인권과 관련한 회의가 많은 기간이다. 5월 초부터 제네바에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에 관한 실무위원회, 제46차 경제·사회·문화 권리위원회, 고문방지위원회가 그리고 5월 말에는 제57차 아동권리위원회가 개최되는 등 인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계획이지만 현실에서 인권상황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튀니지에서 한 젊은이의 분신자살로 시작한 중동의 민주화 요구는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의 전격사퇴로 독재정권의 종식을 선언했고 이후 리비아에서 카다피에 반대하는 민주화 요구는 내전형태로 사태가 고착화되면서 인권상황은 최악의 상황에 있다. 이 밖에도 중동지역에는 시리아, 예멘, 요르단, 바레인 등에서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반정부 시위형태로 분출되고 정부의 강경대응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등 인권상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른바 자스민 혁명으로 통칭되는 중동의 민주화 과정은 동아시아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자국 내로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적극적인 주민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茉莉花(모리화)와 jasmine 이라는 단어가 인터넷 검색어 금지항목에 오르고 반체제 예술인 아이웨이웨이를 구금하고 시민들의 집회에 강경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인권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리비아에서 발생한 민주화의 움직임이 북한 내부에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리비아에 주재했던 외교관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북한내부의 인권현실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판단 된다. 저발전 국가를 포함하여 민주주의가 최악의 상황에 있는 발전도상국가에서 인권문제는 신체적 자유와 인간의 존엄권에 대한 파괴가 심각하다는데 있다. 구체적인 유형으로 불법적인 구금, 고문, 투옥, 실종, 정치적 암살과 같은 불법적인 인권 침해와 국가기관의 합법적 수단을 통한 폭력적 인권유린도 있다. 이러한 인권의 유린에는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이라는 두 개의 논리가 인권을 유린하는 논리적 근거가 되었다. 독재정권의 가혹한 독재정치에 대한 반대는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세력을 우선적으로 선별하고 이들 집단에 대해서 국가가 합법적 폭력을 동원하여 시민의 인권을 유린한다. 개발과 발전의 논리는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되는 세력의 목소리를 잦아들게 해야 국가의 역량이 한 곳으로 모아져 효과적으로 발전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제공하여 안보에 위해가 되는 집단에 대해서 인권을 유린하는 사회적 정당성을 제공하였다. 중국과 북한을 포함하여 현재 자국의 시민들에게 재갈을 물리고 육체적인 제약을 가하는 국가와 정부가 주장하는 거대 담론은 보편주의(universalism)에 반하는 상대주의(relativism)의 인권원칙이다. 보편주의적 인권에 대한 개념은 1948년 세계인권선언에 구체화되어 있다.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과 같은 어떠한 종류의 차별이 없이 천부의 존엄성과 동등하고 양보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보편주의적 인권개념의 핵심이다. 이에 대응하여 상대주의 인권개념은 모든 국가마다 역사와 문화적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서구사회가 주장하는 보편주의적 인권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이를 고려하는 예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상대주의가 허락되는 경우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 보다 많은 권리를 보장하는 경우만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다. 현재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에서 인권문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상대주의적 예외가 사회적 다수와 강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약자를 억압하는 정당성의 논리가 된다는 점이 문제이다.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 탄압이 최악으로 전환되는 주요 변수로 (1) 국가간 분쟁에 개입, (2) 국내 정치집단간의 내전 상황, (3) 초헌법적 정치질서의 변화, (4) 권력의 집중 이라는 네 가지 요인을 들고 있다. 앞의 세가지 요인은 장기적으로 인권의 침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지배질서에 저항하는 민주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기간 동안에 극심한 형태의 인권탄압이 일어난다. 특히 초헌법적 정치질서의 변화는 기존의 독재정권을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정치체제가 수립되기 전의 혼란과정에 인권침해가 일어나는 경우이다. 반면 권력의 집중은 독재권력이 정치권력의 안정화를 위하여 체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개인의 인권을 탄압하는 경우로써 인권 상황의 개선을 위한 희망이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이집트가 최선의 상황이고 리비아는 혼돈 중에 있으며 시리아와 예맨과 같은 중동국가는 인권개선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독재권력에 의한 인권탄압이 일어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인권상황의 개선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 자체가 봉쇄당하는 상황에 있고 북한은 인권침해의 현실이 파악조차 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역내 국가에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는 정부가 출현할 때 역내에 평화와 협력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장기적으로 군사적 안보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공유에서 찾아야 한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