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안보협력이 필요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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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는 2010년을 동아시아 안보에 매우 중요한 한 해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동해와 남중국해에서 일어나는 해상 영토 분쟁으로 인해 분쟁확대를 억지하는 메커니즘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재고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군비 증강과 비전통적 안보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짐에 따라 보다 강력한 역내 다자간 메커니즘에 대해 열띤 논의를 낳았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태는 한반도가 뿌리 깊고 가장 위험한 불안정한 상황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외견상 한국 및 일본 그리고 미국 사이에 양자간 혹은 3자간 공조를 위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였다. 2010년 7월, 일본 자위대 장교들은 한미 군사 훈련을 참관했고, 지난 12월 한국군 장교들은 미일 군사훈련을 참관했다. 한미일 3국의 외무장관들은 지난 12월 뉴욕에 모여 북한 도발을 반대하는 공통 입장을 보여주었고, 한국과 일본 국방부 장관들은 올해 1월에 양국의 안보 공조를 격상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일본 총리도 일본의회 첫 연설에서 일본이 3자 공조 강화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표명했고, 지난 1월말 미국 태평양사령부(USPACOM: United States Pacific Command) 사령관 또한 향후 3자간 합동 군사 훈련에 관심을 표명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냉전 때부터 존재해온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체제를 넘는 새로운 안보체제를 동북아에 탄생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이렇게 새로이 강화된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일까? 이와 동시에 일각에서는 이런 파트너십으로 인해 자칫 중국이 한층 더 북한을 지원하도록 자극하여 결국 이 지역이 양진영으로 갈라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연 이 주장이 정말 설득력이 있는가? 동맹국간 공조를 강화하면서도 중국과 공동으로 북한에 대응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20년 간 미국, 일본, 한국은 명백하게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안보 위협을 함께 우려했다. 하지만 3자간 메커니즘을 유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1994년 북미핵동결협약으로 1차 북한 핵위기 사태를 진정시키는데 성공한 후, 해당 3개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협력하기 위하여 임시방편적 성격의 고위급 회담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3개국 회담은 초반부터 국가별 우선순위와 대북(對北) 정책의 상충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대포동 미사일발사와 페리 프로세스에 의해 한미일 3자조정감독그룹(TCOG: Trilateral Coordination and Oversight Group)을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공식적으로 TCOG는 1999년에 설립되었는데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출범할 때쯤 기능을 멈추었다. 그 결과, 2차 핵위기 때 TCOG는 북한의 행동에 대한 3자간 대응을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없었다. 일부 관료들이 예상하고 두려워한 대로, 6자회담 동안 다자간 협의로 인해 미국, 일본 및 한국 3자간 관계가 약화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일본 양국 관계 및 미국을 포함한 3자간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 적어도 4가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많은 이들이 주장하고 있다. 첫째, 현상 유지를 추구하는 국가들간의 결속이 약해서 대북한 억지력이 약화되었고, 북한이 쐐기전략을 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었다. 연평도포격사건을 보더라도 북한의 저강도 군사작전을 억제할 정도로 대북한 억지력이 작동하지 못했다. 이는 상당히 새로운 상황이다. 더 강력한 억제 체제가 없다면 악몽으로 끝날 또 다른 북한의 도발을 저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옵저버의 참관 하에 이루어지는 한미 및 미일 합동 훈련은 어느 정도 상징적이고 억지적인 효과가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보다 확실한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특히 북한의 전면적인 도발과 국내 혼란(domestic turmoil)이라는 두 개의 시나리오에 대처하려면 정책적 공조가 필요하다. 아직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3국간 대응 메커니즘이 부재하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전(前) 일본외무성 차관이었던 히토시 다나카(Hitoshi Tanaka)는 3국 협력에는 북한 도발 발생 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총체적인 긴급사태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탈북난민 문제를 처리하는 것과 같은 비군사적 측면”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과 한국 간의 군사 계획에 일본도 당사자로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한미일 3개국은 미국과 맺은 동맹관계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믿을 수 있는 첩보 메커니즘을 수립해야 한다. 2006년 7월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3자간 공조체제의 균열이 드러났는데, 한국 측 대응은 일본이나 미국보다 확실히 늦었다. 만약 북한에 의한 사건이 일어난 직후 미국 혹은 한국이 일본과의 정보공유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이런 유사한 문제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우방국이자 동반자인 미국이 극히 중대한 안보 사건에 대해 즉시 통고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은 신뢰성 문제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넷째로, 지금 현재의 모멘텀으로 인해 이번 기회가 적기이다. 2010년 사건들은 일본과 한국의 국민들에게 지역적 불안정성을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도쿄를 방문하고, 한국과 일본 양국은 새로운 한-일 시대에 대하여 합의할 것이다. 또한 보도에 의하면 일본 총리도 6월에 미국을 방문하여 전략적 동맹의 목적과 방식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공표할 것이라고 한다. 억지력이 발휘되려면 군사력과 준비태세에 덧붙여 상징적인 단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고위급 결정은 중요하다. 2009년 9월 이후 일본의 새로운 여당인 민주당은 미국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지자 일본 정부는 이에 신속하게 대응했고, 한국을 강하게 지지했다. 비록 언론보도에서는 마에하라(Maehara) 외무상이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듯 보였지만 북한과의 양자간 협상에 대한 일본내 지지를 얻어 내지 못했다. 만약 북한과의 협상이 가능하다면 미국이 먼저 나서야 하고, 그래야만 한다. 이번 기회에 세계 안보차원에서 양국공조를 가능케 하는 물자, 용역의 상호제공협정(ACSA: Acquisition and Cross Service Agreement)과 같은 소규모(low key) 항목을 필두로 한국과 일본 양자 간 안보파트너십이 공고해질 것이다. 첩보 공유 메커니즘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초기조치들을 넘어서 젊은 세대를 포함한 한일 간 실무급 정규회담을 시행해야 한다. 일본과 미국도 또한 “일본 주변지역의 상황에서 일본의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는 조치에 관한 법(SIASJ: Security of Japan in Situations in Areas Surrounding Japan)”에 대해 추가 조치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3자간 긴급사태 대책수립과 합동 해상훈련을 위해 회담을 조직하는 등을 통해 미국이 참여하는 것이 핵심적이지만, 한국과 일본도 3자간 협력이 미국의 안보 약속과 이해관계를 확보하는 목적이라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12월 3개국 외무장관회동에서 언급했던 동남아시아 정책에 대한 3자간 대화도 책임분담 방식으로 소중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더욱 강력한 공조 체제를 수립하는 데 있어 역사문제와 중국의 우려가 장애물이라고 또한 지적한다. 물론, 역사적 화해를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한국 국민들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생각하여 일본 자위대와 협력하는 데 거부감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북한발 위기와 벼랑끝 행동(brinkmanship behaviors)은 긴박하며 현행 안보 체제를 강화하지 않는 한 처리하기가 어렵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설득하여 이 사태에 공동으로 진지하게 대처하고 미국이 우방국과 공조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서 만약 도서관 협정과 역사적 성명 등과 같은 다른 양자 협정과 이러한 안보 공조를 연계시킨다면 양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 강한 압력을 받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동맹 공조와 중국의 차후 행보 간 관계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봐야만 한다. 우리는 중국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까 의아해하지만, 말할 필요도 없이 중국은 북한에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는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이 3개국 및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공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일 3자간 결속은 중국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중국은 절대로 미국 동맹 네트워크가 이 지역 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보존하도록 공식적으로 강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을 몰아 부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결과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대처하는데 미흡한 공조 수준을 강화해서 오로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3자간 공조체제를 설계해야 한다. 인권문제와 민주주의를 홍보하는 것이 3자간 공조체제의 의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아시아재단(Asia Foundation)의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는 3개국 간 파트너십은 “중국의 협력을 배제하거나 억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중국-일본-한국의 3자간 회담과 중국과 일본 및 한국의 양자 간 회담 진척은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일본과 미국 간의 동맹 공조를 격상하면 결국 중국-북한 관계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이는 너무 지나친 비관주의이다. 중국으로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국에게도 더 이상 이로울 게 없기 때문이다. 목표는 여러 채널을 통해 모든 당사국들이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 미국과 중국은 공동으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외교는 항상 수정주의자들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설득하는 매우 중요한 도구이다. 동시에, 우리는 동맹 공조를 더 확고히 할 수 있는 모멘텀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가 오랫동안 가지지 못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또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선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현재의 억지상황에는 해결책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_____ *이 논문의 원제는 “Momentum for Alliance Coordinations is as Important as Negotiations: Why is Seoul and Tokyo Cooperation Necessary?” 이며 요약본이 “North Korea: Why Seoul-Tokyo cooperation is necessary”라는 제목으로 동아시아 포럼(East Asia Forum) 웹사이트에 게재되어있다. http://www.eastasiaforum.org/2011/02/09/north-korea-why-seoul-tokyo-cooperation-is-necessary/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료 사하시(Ryo SAHASHI)는 일본 카나가와 대학교(Kanagawa University) 법학부 국제정치학 부교수이며 일본 국제 교류 센터(Japan Center for International Exchange)의 겸임 연구위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