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지역협력의 새로운 방향 모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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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방향으로 아시아지역에서 지역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될 것인가? 이 문제를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유럽의 지역주의 vs. 아시아 지역주의 유럽의 지역협력이 2차 대전의 막대한 피해를 경험한 유럽국가들이 경제발전과 안전보장이라는 양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이었다면, 냉전종식과 함께 새롭게 발전한 아시아의 지역주의는 보다 실용적 차원에서 경제적 상호의존증대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비경제적 영역에서의 국가 간 공동 관심사를 다자적 틀에 의해서 논의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아시아에서는 역내국가들의 경제적 역동성을 바탕으로 지역화(regionalization)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여타 분야에서의 협력을 모색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지역협력이 지역통합을 목표로 사전에 기획된 지역주의(regionalism)라면, 아시아에서의 지역협력은 자연발생적이며 사후적으로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가면서 다자간 협력을 통해서 양자 간 차원에서의 국제관계 관리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통합의 촉진요인과 장애요인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아시아 지역통합의 장애요인과 촉진요인을 현 시점에서 재조명해 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우선 촉진요인을 살펴보면, 첫째, 동북아지역은 유럽의 상호의존도를 상회하는 경제적 결합도를 보이고 있으며, 동아시아 지역 전체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의 상호의존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역내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APEC의 주도에 의한 아 · 태자유무역지대(FTAAP)가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럽게 역내 경제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APEC 및 ARF에서 비경제적 분야의 지역협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 아시아의 각국은 경제발전을 가장 중요한 국가발전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냉전 이후에는 중국을 필두로 해서 경제적 역동성을 가장 높게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경제적 성장은 자연스럽게 역내국가간 경제관계에 대한 조정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다자간 기구에 대한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역내에 속해 있는 선진국, 중진국, 개도국 등 다양한 발전단계에 있는 국가들 간에는 상호보완적인 경제관계를 형성하여 아시아 지역 전체적으로 경제통합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을 살펴보면, 첫째, 아시아 지역에 대한 범위의 문제이다. 아시아는 동쪽의 일본에서부터 서쪽의 중동아시아까지 매우 넓은 지리적 범위를 통칭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지역의 지리적 범위보다 훨씬 더 큰 담론적 사고를 요구한다 할 수 있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동북아시아를 지리적 범위로 상정한 가운데 지역협력의 심화를 논의해 왔으며, 근자에는 서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동아시아를 지리적 범주로 상정한 지역주의를 논의하고 있다. 지리적 범위에 대한 논란은 그 자체로도 복잡한 논쟁을 야기하지만 소속되어 있는 국가들의 사회 · 문화적 다양성과 경제발전의 상이성으로 인해서 구체적인 지역협력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어려운 조건을 배태하고 있다. 둘째, 아시아 지역에 속해 있는 국가들의 세계적 위상문제이다. 즉, 세계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이 지역협력에 어떠한 수준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문제가 있다. 또한 군사 · 안보 면에서 유일 초강대국 지위를 견지하고 있는 미국이 지리적으로는 아시아 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태평양국가로서 아시아 지역협력 발전의 방향성에 결정적 발언권을 쥐고 있는 것도 아시아 지역협력의 구체적 방향성 설정에 장애가 되고 있다. 러시아도 유라시아 국가로서 아시아 지역협력에 일정부분 관여하고자 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협력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 지역통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지역의 정체성을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며, 경제 면에서 발전되어 있는 상호의존도에 의한 긍정적 효과를 어떻게 발휘해서 군사 ·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으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 있다. 아시아 지역협력의 새로운 방향 아시아 지역통합은 유럽과 달리 새로운 방향성을 가지고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유럽은 경제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군사 · 안보 협력은 NATO를 중심으로 하고, 비경제적 분야 협력은 CSCE/OSCE 틀을 통해서 유럽연합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점진적이며 단계적으로 추진되었다. 반면 아시아 지역은 1990년대 탈냉전의 조류에 맞추어 APEC에의 3 중국(중국, 대만, 홍콩) 동시 가입 및 ASEAN의 확대 등 전 세계적 신지역주의적 사조를 반영한 지역협력의 강화 현상을 보였다. 또한, 최근에는 EAS 및 TPP 등 지역협력기구가 중층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기존 기구들과 중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아시아 지역의 현존 기구들의 특성을 한 마디로 규정짓기는 어렵지만 APEC이 보여 주듯이 회원국의 범위가 매우 넓으며, 지역통합을 구체적으로 공식적 차원에서 추구한다기보다는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는 포럼 형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재적 상황이다. 따라서 21세기의 아시아 지역협력의 모습은 새로운 사고에 입각한 방향성을 가지고, 역내의 평화와 번영을 동시에 달성하도록 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아시아 지역협력의 궁극적 목표를 한 차원 높여서 역내 주민들의 인간안보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지역의 경제적 역동성은 전 세계적으로 충분히 증명된 바 있기 때문에, 한 · 중 · 일 3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해서 아시아 지역전체의 “인간안보”를 추구함으로 해서 지역통합의 당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시아 지역의 경제협력은 매우 발전되어 있는 반면 다자간 안보협력은 매우 낙후되어 있는 불균형 현상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도 ARF 및 APEC 정상회의와 Track II 형식의 다자간 안보협의체가 존재하지만, 아시아 지역안보를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지역협의체의 공식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화는 미국과 중국의 아시아 지역에서의 패권경쟁을 순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아시아 지역의 국제관계는 양자 간 관계에 의해서 대부분 운영되고 있는 바, 인류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다자적 지역협력 추진은 양자관계의 갈등상황을 우회적으로 해결하기에 적합한 보완적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모범국가로 자리매김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중견국가로서 아시아의 개도국에게는 국가발전의 모범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해관계의 절충 및 조정을 할 수 있는 교량국가 역할을 하기에 적합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한국은 불량국가로 일컬어지는 북한의 호전적 도발을 겪으면서도 지난 60여 년간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안보 면에서의 모범국가라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한국의 역량을 아시아 지역협력의 발전을 선도하는 방향으로 발휘할 때가 도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現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Northwestern 대학교에서 환태평양의 국제관계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함. 국제정치경제, 아시아 지역협력, 남북경제협력과 관련한 다수의 논문과 저서가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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