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I PeaceNet

제목, 작성일, 조회수, 내용, 항목으로 구성된 표입니다.
중국 내 대북전략 논쟁과 한국 주도외교의 방향
등록일
2013-04-11
조회수
8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제3차 핵실험으로 야기된 중국 인권단체와 네티즌 중심의 반핵 규탄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영향력 있는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는 중국정부의 대북 전략을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중앙당교 교수, 당교 기관지 편집인, 국무원 연구원, 대학 교수들이다. 당국이 민감한 북한의 핵과 체제문제를 해외 주요 일간지나 당 기관지 인민일보 국제시사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에 게재를 허용하는 등 공개논쟁을 묵인한 것도 대북전략의 변화를 찾고 있다는 조짐이다. 하루아침에 중국이 정책기조를 뒤집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시진핑 체제가 외교 기조로 신형대국관계를 내걸고 책임 대국의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는 점에서 우리 주도외교에 시사점이 크다.

  논쟁의 핵심은 이렇다.

  첫째, 북한 핵개발은 中朝 조약 제1조와 제4조에서 규정한 ‘양국의 공동 이익과 관련한 일체의 중대한 국제문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한다’는 조항을 위반했다. 북한이 협의는 커녕 마지못한 통보에 그쳤고 중국의 우려 표명 등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했다.

  둘째, 중국은 북한의 잦은 무력도발이나 정전협정의 일방적 폐기 선언 등으로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날 때 또는 미국이 북핵에 예방적 선제타격을 가할 때 자동개입 할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中朝 조약을 폐기해야 한다.

  셋째, 북한체제의 생존은 핵무기보다는 인민생활의 안정에 있다. 생산력 증대를 위해서는 개혁 개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씨 가족 정권하에서는 개혁·개방이 영원히 불가능하다. 중국 원조만으로 북 정권의 장기적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넷째, 북한은 이념과 전략적 완충지대라는 면에서 지정학적 자산이기보다는 부담이 되고 있다. 북핵은 언젠가는 중국을 위협할 수 있다. 북의 핵 포기는 한반도 평화체제 필수 조건이다. 중국은 북핵 포기를 위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 중국은 북한을 포기하고 한반도 통일을 유도해야 한다. 미군의 한반도 철수가 보장된 한반도 통일은 미·일·한의 전략적 유대를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돼 중국의 국가전략에도 이롭다. 통일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차선책으로 북한에 親中 정권을 세우는 게 북한의 안전보장과 핵 무기 포기, 정상적 국가로의 발전에 유리하다. 중국의 대북 원조 방법을 바꿔야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경계론이 만만치 않다.

  ‘북한 포기 주장은 미국을 도와주는 것이다.’북핵 문제로 북을 압박하여 중북  관계를 해쳐서는 안 된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비난과 위협공세를 일삼지만 북미관계 개선을 희망한다.’ ‘북핵은 미국에 대해 안전한 자주와 평화를 만드는 수단이다.’ 2009년 북한의 제2차 핵실험 후 강도는 낮았지만 이와 유사한 내부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 정책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

  중국은 안보리 결의(2087,2094호)의 준수를 공언 했다. 하지만 중 외교부장은 러시아 외교부장과 회담 후 안보리의 제재가 한반도에 대한 군사개입 명분으로 쓰이면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은 북한이 제3차 핵실험 이후 연이은 추가도발 위협을 강행하는 엄중한 상황 속에 잇단 한미 훈련에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키면서 남북 대사를 불러 한반도에서 긴장고조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긴장완화를 촉구했다. 중국은 당장 북한에 특사파견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나 대북제재의 수위를 조정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한된 금융제재와 통관업무 강화, 북한 노동자 비자 신청을 거부하면서도 북한과 진행되고 있는 경제협력 사업은 지속하고 있다. 북·중 접경지대를 있는 철도, 도로, 항로 노선은 늘리고 있음이 그 예이다. 중국 지도부에는 內憂가 外患을 불러온다는 전통적 안보관이 자리 잡고 있다. 향후 중국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북한체제의 생존에 두면서 북 핵 문제를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연계해 추진 할 것이다.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의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비핵화와 미북 관계 정상화를 연계하리라 본다.

  대중 한국 주도외교의 방향은 북핵 문제 해결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위한 신뢰구축에 모아져야 한다.

  첫째, 우리는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북한의 군사도발과 전쟁협박을 자제토록 중국에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요청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북한 도발에 대한 과잉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 문제는 양국의 공동 안보이익에 해당된다.

  둘째, 북한 유사시 대응에 대한 양국간 신뢰구축이다. 한국은 북한 스스로의 안정화 노력을 존중하며 유관 국가와 긴밀히 협의하고 단독 또는 제3국과 함께 군사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며 흡수통일의 기회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다. 중국은 親中 정부 수립이나 난민 월경을 막기 위해 군사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양국은 미국과 더불어 北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책을 협의한다.  우리는 평화통일을 강조하되 중국은 한중 수교 조항에 규정된 남북 간 평화통일을 존중하고 통일 한국의 주한 미군의 수, 배치, 역할에 대해서는 양국간 긴밀히 협의하기로 합의한다.

  셋째, 북한 비핵화 의제 설정에 대한 협의이다. 2005년 9.19일 제4차 베이징 6자 회담에서 도출된 공동성명으로 복귀이다. 이 성명은 ‘한반도의 검증가능 한 비핵화’라는 대 원칙아래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5개 참가국은 경제지원을 하고 북미, 북일 간 관계 정상화를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를 명문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핵무기를 협상의 대상으로 한다는 합의는 매우 중요하다. 양국은 미국을 포함해 적절한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하기로 합의한다. 한중은 차관급 외교·전략 대화와 1.5트랙의 대화체의 병행 운용이 바람직하다.

現 국방대학교 명예교수. 연구 분야는 국제정치.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석사를 받고,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 노무현 정부 시 국방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 국제정치학회 회장(1995년) 등을 역임. 주요 저서로 ‘신 중국군사론’, ‘한국 안보의 영역, 쟁점, 정책’ 등이 있음.
파일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