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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층적인 '현장'으로서의 제주포럼
등록일
2014-06-13
조회수
8
들어가며 2001년부터 시작된 제주포럼은 올해로 9회째를 맞이했다.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될 때까지 제주포럼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지금까지 제주포럼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내가 제주포럼에 관해서 몰랐던 것은 일본 언론에 의한 보도량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이번 제주포럼에 대해서도 일본 언론의 기사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언론은 기조연설 연사로서 현직 일본 정치가가 나오지 않아서 뉴스 가치가 많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중국 언론은 아주 활발하게 제주포럼에 대해서 보도했다. 전직 외교부장이 기조연설을 했기 때문에 많이 주목해서 보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중국 외교의 입장이 관계하고 있는 가능성도 부정할 수가 없다. 아무튼 중일 언론의 보도량은 대조적이었다.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로 참가한 제주 포럼이었지만, 거기서는 여러 가지 놀라움과 발견, 그리고 자극을 얻을 수 있는 중층적인 '현장'이 펼쳐져 있었다. 아래에 동아시아 국제정치사를 연구하는 한 일본인으로서 본 제주포럼에 대한 감상을 쓰고자 한다. 1. 글로벌 인재육성 현장으로서의 제주포럼 제주포럼에 참가해서 가장 먼저 내 눈을 끌었던 것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대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고등학생도 매우 유창한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를 사용하고 해외에서 온 참가자를 열심히 돕는 모습에 놀랐고 또 감동조차 느꼈다.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한 학생은 일본어를 말할 기회를 얻기 위해 프레스 센터에서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나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중학생 때부터 일본어를 배워왔다고 하고 일본 유학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열정과 적극성에 감탄했을 뿐 아니라 차세대의 한국을 이끌어나갈 인재가 배출되려고 하는 '현장'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제주포럼은 청소년에 의한 세션과 젊은이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세션도 준비되어 있었다. 제주포럼이 단순히 파워 엘리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세션 참여와 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통해 글로벌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일본에서는 대학생의 유학 희망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외국에 대한 관심도 크게 저하되고 있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비교하면 제주포럼에서 본 외국어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국제 사회로 크게 도약하려는 한국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모습은 나에게는 눈부시게 부러운 점이었다. 제주포럼이 동아시아의 많은 청소년들이 모여 다음 시대를 개척하고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인재 육성 현장으로 더욱 발전되기를 바란다. 일본도 역시 글로벌 인재의 육성을 목표로 여러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포럼을 통해 이루어지는 인재 육성 방법은 일본에게도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2. 외교의 리얼한 현장으로서의 제주포럼 나는 가능한 많은 세션에 참여해보았다. 그중에서 “Opening Session”과 “World Leader's Session”은 외교의 리얼한 현장을 생생하게 부각했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운 것이었다. 두 세션에 등단한 리 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은 기조 강연 속에서 대화와 협상의 강화와 정치적 신뢰 강화 등을 호소하며 주변국과의 파트너 관계 유지와 포용적인 태도로 외교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리 전 부장은 연단에 "유엔 헌장"을 직접 가지고 들어와 그것을 손에 들면서 중국이 얼마나 법을 준수하고 국제적인 룰에 준거해서 외교를 하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같은 시기, 싱가폴에서는 아시아 안보 회의가 개최되고 있었다. 아베 일본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바다의 법규 및 3개의 원리”로서  (1) 국가는 어떤 일 또는 주장을 할 경우 법에 준거해서 해야 한다 (2) 주장을 관철하고 싶더라도 힘이나 위협을 이용하지 않을 것 (3) 분쟁 해결에는 평화적인 수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행동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일부 ASEAN 국가는 중국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리 전 부장의 발언은 이러한 비판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한 결과라고 느꼈다. 사실 리 전 부장은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의 움직임이 주권을 행사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이며 현재 상황을 변경하기 위한 변화로 파악해서는 안 되며 과도한 반응은 하지 말아 달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모든 문제를 회담 장소에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중국과 미국, 일본은 제주와 싱가폴 사이의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를 넘어 서로 자국의 주장이 격렬하게 맞부딪히는 이른바 여론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또한 리 전 부장에 대한 질의응답에서도 제주포럼이 정치의 리얼한 현장이 되어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 온 한 참석자는 명확하게 국가 명을 지적하기를 피했지만 "무장한 대국의 선박'이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제주포럼은 동아시아의 평화에 대해서 논의하면서도 아무도 베트남에 대한 중국의 행위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리 전 부장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 말하면서 중국과 베트남이 지금까지 어떻게 우호 관계를 쌓아 왔는지를 강조하며 베트남이 스프래틀리 군도를 둘러싼 역사를 직시하면 이러한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질의응답은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 펼쳐지는 리얼한 외교의 현장을 비추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끓어오르고 있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라는 국제적인 비판에 반론하기 위해서 "법의 지배"를 강조하면서 '역사'도 이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시키는 것이 되었다. 외교 실무자가 아니면 좀처럼 이러한 외교의 리얼한 현장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포럼에서의 두 세션은 이러한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자신의 지식을 넓힐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도 세계 정치지도자가 다수 참가하여 리얼한 외교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제주포럼의 매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 3. 과거를 직시하고 서로 미래를 논의하는 현장으로서의 제주포럼 63개 세션을 바라보고 먼저 느낀 것은 세션 발표자 중에서 대만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만 참석자는 약간 있었지만 제주포럼에서 존재감이 아주 희박했다. 당연히 대만 언론에서도 제주포럼에 대한 보도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대만에서의 지명도는 낮았을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대만뿐만 아니라 북한의 존재감도 없었다. 물론 남북 관계나 국제 정치 상황, 그리고 북한 국내의 정치적 요인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제주포럼에 초청하고 참가를 실현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대만이나 북한에서 올 발표자나 참가자가 있으면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둘러싼 토론과 의견 교환이 더욱 활발해지고 다양한 시점에서 논의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만과 북한의 부재가 갖는 의미는 역사 문제에 대한 세션에서 강하게 느꼈다. 세션 종료 후 한 중국인 참석자는 저에게 2004년에 한중일에 의한 역사 공동 연구의 시도에 북한과 대만에 참가할 것을 호소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반응은 없었고 결국 대만의 참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중일뿐만 아니라 북한과 대만을 포함하여 동아시아의 역사에 대해서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제주포럼이 대만과 북한에서 오는 참석자들도 함께 섞여, 동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솔직하게 생각하고 동시에 어떤 미래를 함께 구축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적극적인 토론과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는 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긴장과 한일, 중일 관계의 개선, 양안 관계에 있어서의 상호 대화 촉진 등 다양한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꾸준한 노력이 정부와 민간 등 모든 수준에서 필요하다. 나가며 현재 동아시아는 긴장 상태에 있으며 뿌리 깊은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거기에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인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를 목표로 하면서도 여전히 실현되고 있지는 않으나 그래도 보다 밝고 행복한 세상을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거듭하는 존경을 받아 마땅한 인간의 행위가 전개되고 있다.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는 여러 해결해야 할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의 지혜는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힘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제주포럼이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연구자와 실무자, 그리고 기업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명확한 비전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식과 지혜를 내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중심을 키우는 중층적인 ‘현장’으로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일개 일본인 연구자로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그것을 생각하게 된 3일이었다. 고바야시 소메이(경희대학교).現 경희대학교 Visiting Professor, 前 제주평화연구원 객원 연구위원, 동경대학 현대한국연구센터 객원연구원. 연구분야는 동아시아 국제정치사와 한반도 지역연구.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에서 사회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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