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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위기의 현황과 과제
등록일
2016-01-14
조회수
7

  올 1월부터 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된 마크 루트(Mart Rutte) 네덜란드 총리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향후 6개월의 임기 동안 가장 큰 역점 사업으로 난민 신청자(asylum seekers)의 숫자를 줄이는데 두겠다고 밝혔다. EU 의장국이 이 같은 선언을 내놓게 된 데에는 넘쳐나는 난민의 숫자도 문제지만 이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 난민 현황  

  전 세계적으로 내전 및 탄압으로 집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약 5천9백5십만 명으로 추정된다. UNHCR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난민(displaced person)의 경우 3천8백2십만 명, 해외 난민(refugee)은 1천9백5십만 명, 난민신청자(asylum seekers)는 1백8십만 명 정도이다. 이들이 유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빈곤 때문이다. 해외 난민의 42%(5백9십만 명 이상)는 1인당 GDP가 $5,000 이하인 지역 출신이며, 이중 3백6십만 명은 최빈국(LDC) 거주자이다. 더 나아가서 2000년 이후 난민의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2000년 약 4천만 명→2014년 약 6천만 명)이다. 난민들의 주요 거주지역(refugee-hosting country)은 다음과 같은 순서이다.

 

<표 1> 난민들의 주요 거주지역

이들이 빈곤으로 내몰린 가장 큰 원인은 산업 구조적 측면보다는 종족 분규와 같은 내전으로 정치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즉, 폭력, 차별, 탄압 등으로 사회 기반시설이 무너져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2. 유럽으로의 유입 경과

  유럽은 전통적으로 난민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그 이유는 난민 발생국가의 인접지역이고,  이미 이주한 친척, 형제 등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으며, 유럽의 높은 경제 수준에 대한 동경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권과 법치에 대한 존중으로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며, 높은 복지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이다.

  난민 유입이 특히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07-2011년 이후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방랑자들이 급격히 유럽으로 몰려들면서부터이다. 기존의 불법이민자들과는 달리 이들은 인도주의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다. 코소보 내전(2008), 아프가니스탄-탈레반 내전(2009),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2010), 이집트 혁명(2011), 리비아 내전(2011) 남수단 내전(2013) 등의 불안은 유럽에 난민 이동이라는 뜻밖의 불똥을 튀게 했다. 이런 가운데 2014년부터는 시리아 출신의 난민이 급격하게 유입되어 2015년의 경우, 전체 난민 신청자의 약 20%에 이르고 있다. 이는 줄곧 1위를 지키던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의 수를 제친 것으로, 시리아 난민의 수는 아프가니스탄 난민(7%)보다 세 배 가량 많다.

 <그림 1> EU에 난민 신청을 한 사람들의 원적지 상위 10개국

 

  난민 유입 통로는 크게 두 가지로, 선박을 통해 지중해를 건너거나 터키를 거쳐 동유럽으로 잠입하는 방법이 있다. EU는 2004년에 ‘외부 국경 통제국(FRONTEX)’를 설립하여 불법이민자 감시를 시작하였으나, 2012년부터는 EU와 외부 지역 간 국경 통제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 한편, 전통적인 난민 유입 통로는 해상이었으나 이제는 육로 이동이 병행되고 있다. 난민들은 일단 솅겐 조약국으로 밀입국한 뒤 자신이 원하는 국가로 육로 이동하는 방법을 택한다. 그렇기 때문에 EU의 외부 국경이 되고 있는 이탈리아, 그리스, 헝가리 등이 1차 입국지역으로 선호되고 있다(불가리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은 아직 솅겐협정이 발효되지 않았다). 국제이주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IOM)에 의하면 2015년 11월 초를 기준으로 한 해 동안 7십5만 명 이상이 유럽으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IOM), 독일의 경우, 10월 말까지 3십3만1천 명이 난민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림 2> EU 난민 신청서 제출 현황  

3. 2016년에 예상되는 전개 방향

먼저, 당분간 불법이민자를 포함한 난민 유입 저지 정책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솅겐협정(EU 22개국+기타 4개국 등 현재 총 26개국)의 준수 여부가 주목된다. 난민 수용은 신분 세탁을 한 테러리스트들의 유입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난민들은 파리 테러리즘은 물론 지난 연말 발생한 쾰른 사태처럼 각종 범죄의 용의자로 지목되곤 한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는 불법이민자는 물론, 난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지난 연말부터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는 국제열차를 이용하는 모든 승객들에게 ID카드 소지 및 소정의 출입국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스웨덴은 EU국가로는 최초로 EU 역내에서 입국하는 사람일지라도 국경 검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013년 한 해 동안 여권을 분실한 유럽인들(독일 47만7천 명, 스웨덴 17만7천 명, 핀란드 4만4천 명)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권 검사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EU는 난민으로 위장한 불법이민자 대량 이동의 경우 인신매매·불법이민 알선 조직이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불법이민자 운송 과정에서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필요도 있다. 최근 몇 년만 보더라도 2013년 10월, 람페두사 선박 침몰 사건(359명 사망), 2014년 9월, 리비아 앞바다 불법이민자 수송선박 침몰 사건(200명 이상 사망)등 대형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2015년 4월부터 9월까지 불법이민자를 실은 선박이 침몰한 크고 작은 사건은 22건에 달하며, 실종 및 사망자의 숫자는 최소 1,7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육로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오스트리아의 A4 도로에서 불법이민자를 태운 트럭이 일으킨 사고로 71명이 죽는 등 불법이민자 관련 교통사고가 세 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불법밀입국 조직 적발을 위한 범죄 소탕 작전은 연중 내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회원국 내에서는 난민 할당과 관련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EU는 더블린 규정(1990년 6월 15일 서명)에 따라 난민(refugee)이 유입되었을 경우, 최초 발견국으로 송환 조치하는 정책을 취하였다. 이는 겉으로는 난민들의 ‘망명지 쇼핑(Asylum shopping)’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난민들을 EU의 국경 국가로 떠넘기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5년 난민 사태 이후부터 전개된 난민 재배치는 회원국 간 보다 더 큰 갈등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넷째, 장기적으로는 근린정책(European Neighbourhood Policy: ENP)의 재정비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근린정책은 EU 인근의 국가들을 안정화시킴으로서 상호 간의 이득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EU는 난민 유입을 중단시키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난민 유입 저지선인 터키에 30억 유로의 금전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장기적인 과제로 남겨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선별된 난민들에 대한 지원 정책은 지속될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 차원에서는 난민에 대해 온건한 입장을 보이는 반면, 회원국들은 강경한 태도이기 때문에 이를 풀 수 있는 열쇠가 필요하다. 특히 유입된 난민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지역사회 간의 갈등은 정치가 아닌 사회가 풀어야 할 해결 과제가 될 것이다.

4. 안보적 함의와 우리의 과제

  헌팅턴이 “The Erosion of American National Interest(1997)”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제 국익 수호를 위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방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는 이민자들의 독특한 문화를 기존의 지역사회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와 연계된다. 지역 사회에서 이방인 구역이 된 브뤼셀의 몰렌빅(Molenbeek)이 파리 테러리즘의 본거지가 되었다는 것은 기존의 지역 문화와 이주민 문화가 얼마나 괴리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더 나아가 난민(refugee)과 불법이민자(illegal migrant)의 구별을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인도주의적 차원의 정책은 마련하되, 불법이민자는 격리 및 사법처리하는 행정적 기술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먼저 시도할 수 있는 정책은 불법이민 알선 조직의 색출이다. 더불어 국제사회와 난민 정보를 교류하여 사전에 테러리스트는 물론, 범죄자의 위장난민 유입 가능성을 감시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난민 유입 시 일정 수준의 교육을 지원하여 지역사회에 동화시키거나, 본국이 안정된 후 본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금전적 지원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타문화에 대한 관용적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지역통합연구부장. 브뤼셀 자유대학교에서 정치사회학 박사 학위취득. 주요 논문으로 "국제정치학에서 주체물음(2013)", "유럽연합의 개발협력전략(2013)"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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