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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 개방적이고 유연한 정부를 위한 제안
등록일
2017-07-11
조회수
7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에는 저의 이야기를 아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제가 처음 한국을 떠났을 때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될 때였습니다. 그 이후 마지막으로 제가 한국을 떠난 것은 프랑스 내각의 국무장관으로서 지난 6년간 여러 차례 한국을 공식 방문한 이후였습니다. 가장 최근에 한국에 온 건 3개월도 채 안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국가개혁·간소화 담당 국무장관이었습니다. 그 이후 잘 아시겠지만 프랑스에서는 대선이 진행되었고 내각이 새로이 구성되었습니다. 상원의원의 자리로 돌아갈 날을 며칠 앞두고 존경하는 원희룡 도지사님의 초청으로 이 자리에서 전임 장관으로서의 경험에 대해 말씀 드리게 된 것은 크나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께서 정부 내, 지방자치단체, 기업, 사용자들과의 관계 현대화를 위해 3년 전부터 추진한 ‘간소화의 충격’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2016년 2월 내각에 입문했을 때 이를 두고 주변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좋게는 ‘힘내!’부터, 나쁘게는 ‘힘내……’까지. 요컨대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것이었죠. 자랑하고자 드리는 말씀은 아니지만 전임자 두 분과 함께 지난 정부에서 저희는 간소화를 위한 800여 건 이상의 정책들을 추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정치적인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가 몸담고 있던 정부에서 시민사회를 미래의 동반자로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그 시민사회의 대변자들입니다. 그렇게 디지털 ‘프로세스’가 도입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종종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질문이죠. 제 얘기에 미소 짓는 분들께서 계시는데, 저는 진지하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여러분들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개발하는 기술, 연구 및 애플리케이션이 결국 우리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수정하고 완성해냅니다. 여러분들의 어깨에 놓인 책임감이 느껴지십니까? 저는 지금 웃으면서 말씀드리지만 진지합니다. 이제 모든 것은 움직임입니다. 물론 과거에도 그랬죠. 하지만 지금 그 움직임은 가속화되었습니다. 과거에 인간은 50년 후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이 어떻게 바뀔지 어느 정도는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누가 앞으로 10년 후 자신의 일상이 어떻게 바뀔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좀 전에 제가 말씀드린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로 다시 돌아온다면, 국가개혁·간소화 담당 국무장관으로서의 경험 덕분에 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세상이 ‘취약’한 것이 아니라 ‘재발견’해 나가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 또한 없는 것입니다. 기업체들의 기술과 선택이 우리 일상에 변혁을 가져올 뿐 아니라 정부 조직 다시 말해 공공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인터넷은 정보의 가속화를 가져왔습니다. 적어도 정보의 확산에서 그렇습니다. 아니 어찌 보면 정보 확산의 가속화로 인해 ‘실시간’으로 소위 새로운 액션이 만들어지고 그 자체가 새로운 정보원이 되는 것 아닐까요? 결국 다시금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로 되돌아옵니다. 이와 같은 시간의 가속화로 인해 우리의 민주주의도 변화하게 됩니다. 이를 탓하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신기술의 도입으로 우리의 사회가 변화하였고 무엇보다 시민들인 사용자와 행정 관청의 관계도 변화하였습니다.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멸을 의미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에게는 경제적인 의미, 저희에게는 정치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저는 지난 12월 파리에서 ‘열린 정부 파트너십(OGP: Open Government Partnership)’ 회의를 공동 주최하면서 80여 개의 정부 및 수백 명의 기업체 대표들을 모시고 다양한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는 웃고 있지만 당시 그 사안들은 진지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상당히 진중한 문제들이었습니다. 프랑스 대선 기간 동안 우리는 민중을 선동하는 자들과 민주주의의 적들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지난 몇 달간 목격한 바 있습니다. 특히 페이크 뉴스라고 부르는 가짜 뉴스는 빛의 속도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상에서 확산되었습니다. 조금만 경계를 늦춰도 선거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이는 민주주의 자체의 훼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 새로운 가능성은 고귀한 의미로 우리 사회를 위해 역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을 일례로 들 수 있습니다. 열린 정부 파트너쉽 회의에서 프랑스가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각 국가들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역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의 발의로 발족한 OGP는 디지털의 원칙과 툴을 활용하여 정부 투명성 증진, 시민권한 부여, 부패 척결을 위해 탄생한 국제기구입니다. OGP는 회원국 내에서 독립적인 평가를 통해 비전 실천을 위한 행동강령을 채택함으로써 공권력과 시민사회 간 원활환 소통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현대시민은 점차 더 민주주의 논의 과정에 일조하고 공공정책 수립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이와 같은 욕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수월해졌습니다. 정보의 공유가 원활해졌고 시민과 공공기관 주체 간에 새롭고도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증진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저의 임무 중 하나는 신뢰할만하며, 지속가능하면서 효율적인, 그러면서도 공공정책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지 않는 솔루션을 여러분들의 기업에서 찾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재생, 투명성, 혁신이라는 요구 조건에 정부가 어떻게 응답했는지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의 ‘디지털 공화국을 위한’ 법률은 협의과정을 거치면서 정부에서 제출한 법률안에 추가사항들이 덧붙여졌습니다. 의회 심의를 거치는 2차 협의과정 결과, 새롭게 5개 조항 및 90여 개의 수정사항이 도출되었습니다. 총 2만 명의 사람들이 본 협의과정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험들은 선출직 의원들로 대표되는 대의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동시에 직접민주주의의 일부를 수용함으로써 시민과 그리고 이들이 선출한 대표자들 간의 소통에 활력을 불어넣어줍니다. 시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만큼 법률안의 정당성은 더욱 더 보장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올랑드 정부에서 처음 시작된 본 제도가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확신합니다. 프랑스와 같이 규범이 우선시되는 국가에서 이는 특별한 함의를 지닙니다. 규범적 문화에서 영향 및 평가 중심의 문화로의 이행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향후 몇 년간 간소화를 담당하게 될 실무진들의 업무가 될 것입니다. 저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움직임은 시작되었고 이미 자리를 잡았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우리는 이와 같은 성공의 이면을 벌써 경험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은 우리가 더 신속하게 행동을 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또한 없습니다. 유럽 이웃 국가들 중 현대화의 길에 들어선 국가들 역시 동일한 ‘조바심’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말 독일 방문 시 접견한 독일 측 장관은 평가의 문화로 이행하는 데 독일의 경우 거의 10년이 걸렸으며 그 과정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힌 바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이 모든 것이 시작된 지 채 몇 년 안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에너지와 창의성을 보존하고 증폭시켜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이와 같은 변화의 동반자가 될 것을 제안합니다. 현대화를 21세기 민주주의, 성장, 경쟁력의 지렛대로 삼아 수십억의 이윤을 창출하고 더욱 더 경쟁력 있는 디지털 정부를 만들기를 제안합니다. 前 프랑스 국가개혁·간소화 담당 국무장관(2016-2017). 밀라노국제식품박람회 정부 특사(2015), 상하이세계박람회 파리-일 드 프랑스-파리상공회의소 공동관 관장(2010)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프랑스 에손 주 상원의원으로 프랑스 녹색당 상원 원내대표를 맡고 있음. 주요 저서로 『Pourquoi pas moi (나라고 안 될 이유가 없지!)』(2014) 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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