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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I PeaceNet] 신남방정책(플러스)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제언
등록일
2021-03-31
조회수
8
[편집자 註] 그동안 한국은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는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한국은 외교 다변화 차원에서 보다 많은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노력의 일환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관계 구축·강화를 목표로 하는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플러스)이다. 이에 JPI PeaceNet은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박정훈 선임연구원의 기고문을 통해 신남방정책(플러스)이란 무엇이며 그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본 정책을 어떤 식으로 개선·발전 시켜 나가야 할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 정승철 연구위원(scchung@jpi.or.kr)]
  서론: 늦었지만 다행인 한국의 새로운 이웃들에 대한 외교정책 한국의 “이웃” 국가들은 어디일까? 역사적으로 밀접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는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의 근현대사를 고려한다면 근대국가 형성과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미국도 후보다. 앞서 언급한 국가들 모두 한국을 중심으로 볼 때 방위상으로 동, 서,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렇다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의 이웃이 될 수 있을까? 간단하게 물리적 거리부터 살펴보자. 제주평화연구원이 위치한 제주도와 필리핀 루손섬 북부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1,700km 정도인데, 이는 제주도와 일본 홋카이도의 최대도시인 삿포로 사이의 거리와 거의 일치한다. 또한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와 제주도 사이의 직선거리(약 2,450km)는 서울에서 중국 청두와의 거리와 비슷하다. 예상외의 지리적 인접성과 더불어 주목할 점은 한국과 동남아시아 사이에 급격히 높아진 경제적 상호의존성이다. 2019년 기준 동남아시아 10개국에 대한 한국의 무역 규모는 약 800억 달러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한국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사이에 대화관계가 수립된 1999년의 그것과 비교한다면 약 2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더욱이 한국의 10대 교역국 가운데 3개국(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이 아세안에 소속되어 있으며, 약 10만 명이 넘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출신 노동자들은 국내 제조업 인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동남아시아는 이미 한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또 다른 이웃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새로운 이웃에 대한 우리 정부의 관심은 최근까지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후술하듯이 우리 외교의 중심에는 언제나 한반도의 냉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이해당사자간의 조정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아세안과 동남아국가들의 관계증진은 후 순위로 밀려왔다. 더욱이 기존의 대(對)동남아시아/남아시아 외교는 장기적인 어젠다에 기초하지 못한 채 남북한 사이의 이른바 “편가르기식”전략에 의존해왔다. 다행스럽게도 2017년 시작된 신(新)남방정책은 이러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남아시아, 더 나아가 인도와의 관계를 포괄적으로 증진하며, 사람 중심의 동아시아의 공동체 건설을 긴 호흡을 가지고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본 원고에서는 신남방정책–작년부터 신남방정책 플러스로 개편된-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고, 정책의 영속적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신남방정책(플러스)의 수립과 전개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대한 한국의 외교적 관심은 국력의 신장과 비례해왔다. 북한과의 군사적, 이념적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된 상황에서 경제력 역시 뒷받침되지 않던 냉전 시기 한국의 동남아시아 지역 외교의 초점은 안보 협력의 강화와 개별국가와의 경제 교류 증진수준에 머물렀다. 이승만 대통령의 이른바 “태평양 동맹” 구상과 박정희 대통령의 아태지역 집단안보체제 설치 제안은 이러한 기조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최영종 2011: 202-4).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어느 정도 우위를 차지하게 된 1980년대 이후에 들어서면서 전두환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협의체구성 제안과 같이 동남아시아를 포괄하는 지역통합 외교를 구상한 바 있으나, 당시까지 남아있던 한국의 베트남전쟁 참전에 대한 지역 내 부정적 시선과 역량의 한계로 인해 제안단계에 머물렀다. 더욱이 비동맹중립외교노선과 사회주의경제체제를 기반으로 하던 인도는 한국에게 만족스러운 외교파트너가 될 수 없었다. 따라서 점차 증가하고 있던 민간분야의 교류와는 달리 외교분야에서의 한국과 동남아시아, 나아가 인도와의 관계는 1990년대 중반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동남아시아를 지역통합의 파트너로 인식하게 된 시기는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부터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개별국가 수준을 뛰어넘어 동아시아 차원의 지역협력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김대중 대통령은 역내 경제안정과 자신이 주진하고자 했던 햇볕정책의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취임 직후부터 동아시아 공동체(EAC)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동아시아 연구그룹(EASG)의 창설을 주도했다. 이러한 노력은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과 일본의 EAC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중국과 일본의 상호견제와 더불어 정권을 계승한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중심 외교정책수립으로 인해 지속될 수 없었다(박명림 2006). 노무현 정부 이후 출범한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역시 동남아시아에 대한 중요성을 바탕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격상하고 역내 개별국가들과 경제와 안보 영역을 넘어 공공외교를 추진하는 노력이 가시화되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정세의 혼란으로 인해 전략의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했다(최영종 2010; 변창구 2014).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아세안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외교다변화를 주요국정과제로 내세운 첫 번째 정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9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등 이른바 ’3P’를 통해 아세안과 인도, 그리고 한국을 포괄하는 지역공동체를 궁극적으로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신남방정책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특히 아세안이 강조하는 상호이해 증진을 통한 사람중심의 공동체 건설 목표를 신남방정책의 첫 번째 지향점으로 그대로 수용하고, 단기간의 국익추구가 아닌 지역 내 항구적인 평화와 상생번영이라는 규범과 가치를 우선한다는 점에서 기존 외교정책과 차별화하고자 했다(김형종 2020: 38). 이러한 목표들을 현실화하기 위해 우선 주아세안대표부의 위상을 주변 4국 공관 수준으로 격상시켰고, 아세안 내 주요 재외공관의 조직과 인력을 확충했다. 또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집행기관으로 2018년 8월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를 대통령직속기관으로 출범시켜 16개 세부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상외교에도 이전 정부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여 2018년 7월 인도, 2019년 9월 태국, 미얀마, 라오스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하였고 2019년 말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연달아 개최했다. 정책 시행 3년 차를 맞는 2020년은 이러한 정책 추진 성과가 실질적으로 구현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심화한 신남방정책이 수립될 원년으로 예상되었다(이재현 2020: 170-176). 그러나 연초부터 불어닥친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 경기침체와 더불어 인적교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이러한 장밋빛 전망도 무산되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국내외적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코로나 사태 초기국면 당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방역상황과 높은 의료수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남방정책을 확대 개편했는데. 2020년 11월 제21차 한-아세안 화상 정상회의에서 소개된 신남방정책 플러스가 바로 그것이다. 신남방정책 플러스는 기존의 협력사업들을 시의성과 현지수요에 맞춰 (1) 보건의료, (2) 교육 및 인적자원 개발, (3) 문화교류, (4) 무역투자, (5) 인프라개발, (6) 미래산업, (7) 기후변화를 포함한 비전통적 안보협력 강화로 재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최원기 2020), 그중에서도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통해 사람 중심의 지역공동체 건설을 차질없이 달성하기 위한 보건의료 협력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아세안 지역 국가들의 보건의료 체계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 지원을 추진한다.   신남방정책(플러스)의 성과와 한계 앞서 언급했듯이, 신남방정책은 기존 한반도 주변국가 중심의 외교정책과는 궤를 달리하면서, 아세안과 인도의 전략적 가치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하는 사실상 최초의 외교적 시도이다. 아세안은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에서 더는 변방이 아니라 자신만의 중심성(centrality)을 강화하고 있으며, 2015년 아세안공동체의 출범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일한 목소리를 통해 외교적 레버리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머지않아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이 될 인도 역시 중국과의 경쟁 관계에 있어 자신의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중견국인 한국에게는 강대국 위주의 동아시아 다자외교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틈새전략이자, 역내 세력균형을 통한 평화체제와 공동체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로써 아세안과 인도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더욱이 신남방정책은 단기적 이익이 아닌 장기적 규범과 가치를 내세우고, 특정 정치체제와 이념에 대한 지지를 구하는 대신 인적교류와 문화이해라는 상호호혜적 방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일방향적 외교전략으로 인한 대상국들의 반감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책이 시작된 지 불과 만 3년이 넘은 시점에서 성과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신남방정책이 일정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 연구에 의하면 2015년에 비해 2017년 동남아시아 3개국(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호감도가 증가하거나 같았는데, 특히 교류가 집중된 베트남에서는 응답자의 82%가 한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거나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일본에 대한 호감도(86%)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중국(10%)의 그것보다 크게 높은 수치이다(이진영 2020: 185-86). 소프트파워가 가지고 있는 외교적 잠재력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호감도의 증가는 고무적이다. 더욱이 오래전부터 중립외교노선을 견지해왔으며, 북한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인도네시아와 신남방정책 수립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져, 양국 정상이 언급한 대로 “최상 수준의 관계 모멘텀”을 구축한 것도 신남방정책이 가져온 성과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정책의 한계 역시 분명하다. 우선 사람 중심의 공동체 건설을 주된 목표로 내세웠으나 여전히 그 실현 방안에는 과거의 “중상주의”적 접근방식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예를 들어 신남방정책의 두 번째 목표인 상생번영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정부는 무역투자증진, 역내 인프라개발, 중소기업의 시장진출, 과학기술협력, 국가별 맞춤 협력모델 등을 세부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자칫하면 아세안을 한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이용한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실제로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무차관은 2019년 8월 열린 한 학술회의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증가하는 관심을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강경대응의 결과라고 평가절하하면서 “한국의 아세안과 인도에 대한 접근은 전략적이기보다는 상업성, 거래의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한국일보 2019.11.20.). 신남방정책의 궁극적 목표인 ‘사람중심공동체’ 건설을 위해 필수적인 상호 간 문화교류를 통한 이해의 확대분야에서도 일방향성을 극복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한국과 아세안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양자 간 인적교류는 지속적인 양적성장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2019년 아세안 국가들을 방문한 한국인과 한국을 방문한 아세안 지역 국적자들은 각각 998만여 명과 270여만 명으로 집계(복수방문포함)되었는데, 이는 전년도 대비 각각 11.1%와 9.5% 증가한 수치이다. 한국에서 취업과 유학 등의 이유로 장기체류 중인 아세안 지역 국적자들 역시 2017년 51만 8천여 명에서 2019년 64만 7천여 명으로 약 19.9% 증가했다. 더욱이 K-POP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대중문화는 이미 동남아시아에서 주류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신남방정책의 수립과 실행 이후에도 한국에서 동남아시아는 단순히 관광지로 소비되거나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곳’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더욱이 할랄(Halal)산업 육성계획이 무산된 대구와 익산, 그리고 반(反)난민시위로 몸살을 앓았던 제주도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세안과 인도를 포함한 비서구지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우리 사회에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다. 서울대와 서강대, 그리고 한국외대를 포함한 일부 대학들에서 아세안과 남아시아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대학이 신남방정책 실시 이후에도 학문적 교류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신남방정책의 관심이 특정국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또한 한계이다. 2019년 상반기에 아세안지역에 진출한 649개 한국기업들 가운데 약 70%에 달하는 433개 기업이 베트남을 선택하였으며, 2019년 한-아세안 전체교역량의 약 45%는 베트남이 담당했다 (한국일보 2019.11.20.). 이러한 베트남 편중 현상은 비단 경제영역뿐만 아니라 공적 외교분야에서도 뚜렷해졌는데, 2007년 캄보디아(24.9%), 인도네시아(20.3%), 필리핀(19.8%), 베트남(17.4%) 순이었던 한국의 대(對)아시아 공적원조(총 1억 4200만달러)는 2016년(총 4억 2500만달러) 베트남(42.3%), 필리핀(14.1%), 캄보디아(12.5%), 미얀마(10.4%) 순으로 크게 바뀌었다(이진영 2020: 193). 신남방정책이 개별국가차원이 아닌 아세안과 인도를 아우르는 지역적 차원의 포괄적 협력과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러한 특정국가 쏠림현상은 시정될 필요가 있다.   결론: 향후 과제제언 신남방정책은 이른바 동북아 ‘4강 외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정학적, 문화적, 경제적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아세안과 인도에 대한 상호이해도를 장기적으로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가치 중심의 동아시아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 골자이다. 따라서 신남방정책의 성패는 단기간의 실적에 집착하지 않고 정책의 입안자와 수혜자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이른바 지속가능성을 가지느냐에 달려있다. 결론을 대신해 이에 대한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한국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과 관료를 포함한 주요 의사결정권자(decision makers)들의 저변에 깔린 아시아에 대한 소위 ‘후진국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신남방정책에 대한 초당파적인 지지와 이해가 필요하다. 이미 관련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지적했듯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인도는 이미 경제력과는 무관하게 이미 수십 년간 강대국들 사이에서 국가의 생존을 보장하고 국익을 증진하려는 노하우를 축적해왔으며(최영종 2019: 10-11), 아세안의 경우 구성국 사이의 만장일치가 의견도출의 기본전제이며, 이를 위해 상당 기간의 협의와 비공식적 접촉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이른바 ‘아세안웨이’를 출범부터 채택하고 있다(김형종 2020: 38). 더욱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와 같이 자국의 경제적 성과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4차산업 발전전략에 이미 착수한 국가들도 있으며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타 국가 역시 자국 인력양성과 기술유치를 통해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지역에 대한 이해와 배경없이 단순히 아세안과 인도를 단순히 – 몇 년 전 정부고위관료와 야당의 최고위원이 각각 언급한 것처럼 – “5, 60대 은퇴자들의 일자리가 있는 곳” 혹은 “4차산업과는 관계없는 후진국”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현실 정합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신남방정책의 진정성을 의심하게끔 충분하다. 당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신남방정책을 정권교체 이후에도 지속시킬 수 있도록 정당들의 합의 또한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특정국가에 대한 편중현상을 완화하고 단기간의 국익이 아닌 장기간의 동아시아공동체를 구성하는 신남방정책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동남아시아, 그리고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에 대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대중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동남아시아의 유명대학 가운데 하나인 싱가포르국립대의 경우 교양 한국어 수업이 난이도 별로 6개 과정이 개설되어 있으며, 항상 수강정원을 조기에 채울 정도로 인기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언어나 정치, 사회, 문화 등을 다루는 과목이 개설된 한국의 교육기관 들은 중, 고등학교는 물론이거니와 대학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아세안과 그 개별국가를 연구하거나 엘리트층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전문가들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과 같이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민족주의가 저변에 넓게 퍼져있고, 비공식적 관계와 절차를 통해 의견이 도출되는 아세안과 인도사회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지속가능한 신남방정책을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한국사회의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에 대한 이해의 폭을 획기적으로 신장하고, 다수의 지역전문가를 양성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참고자료 김형종. 2020.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와 신남방정책: 아세안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연구』 30(3): 21-54. 뉴스핌. 2021. “최종건 차관, 오늘 아세안 대사들과 ‘신남방정책 플러스’ 논의.” 3월 5일. http://www.newspim.com/news/view/20210304001115 (검색일 2021.3.20.). 박명림. 2006. “노무현의 동북아 구상 연구 – 인식, 비전, 전략.” 『역사비평』 148-179. 변창구. 2014. “박근혜 정부의 동남아외교: 성과와 과제.” 『대한정치학회보』 22(4): 101-115. 이재현. 2021. “아세안 2020: 코로나19 가운데 맞이한 아세안공동체 5주년.” 『동남아시아연구』 31(1): 1-30. _____. 2020. “아세안 2019: 어수선한 주변 환경, 꾸준한 통합 추진.” 『동남아시아연구』 30(1): 157-180. 이진영. 2020. “한국 정부의 공공외교와 공적개발원조(ODA)의 정합성.” 『대한정치학회보』 28(2): 171-195. 최영종. 2011. “동아시아 지역통합과 한국의 중견국가 외교.” 『한국정치외교사논집』 32(2): 189-225. _____. 2019. “인도태평양 시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새로운 지역주의 전략의 모색.” 『동북아연구』 34(1): 5-35. 최원기. 2020. “신남방정책 플러스 추진 방향.” 정책기획위원회 정책 칼럼. http://pcpp.go.kr/images/webzine/202012/s54.html (검색일 2021.3.19.). 한국일보. 2019. “신남방정책, 중상주의 접근은 한계...특정국 편애도 경계해야.” 11월 20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11191501789649 (검색일 2021.3.20.).

기획 및 편집: 정승철 연구위원

저자소개 박정훈 現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정치외교학과와 플로리다대학교 대학원(정치학석사)을 졸업했다.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인도네시아 이슬람 정당정치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Stuck in Place? Normalization and the Changing Voter Profile of Indonesia’s Islamist Prosperous Justice Party”, “The Electoral Paradox of Party Institutionalisation: The Case of PKS in Eastern Indonesia” 등의 논문을 Journal of East Asian Studies를 비롯한 국제학술지에 수록하였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정당정치와 민주주의, 이슬람 정당의 발전과 선거 동원 등이 주요 관심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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