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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I PeaceNet] 중간선거 이후,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 : 바이든 행정부 대외정책 및 한미관계 전망 (2022년 미국중간선거 시리즈④)
등록일
2022-12-16
조회수
8

[기획자 註]

지난 2022년 11월 8일에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는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했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었으나 선거 전의 예상과는 달리 신승에 그쳤다. 상원의 경우에도 바이든의 민주당이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다수당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이처럼 바이든의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상당히 선전하였으나 한편으로는 하원을 잃음으로써 의회권력은 분점되었다. 과연 이러한 중간선거의 결과는 향후 (2024년 대선 이전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특히 이러한 워싱턴 내 정치지형 변화는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JPI PeaceNet에서는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김도희 입법조사관의 글을 통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모색해보도록 하겠다. [기획: 정승철 부연구위원(scchung@jpi.or.kr)]
 



미국 중간선거 결과

2022년 11월 8일(현지 시각) 미국에서는 상원 35명, 하원 전체 435명, 주지사 36명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치러졌다. 미국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중에 치러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현 정부와 집권당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선거에서 집권당이 다수당의 위치를 잃게 되면 현 정부의 정책 방향 및 추진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공화당을 지원하면서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의 전초전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기도 했다.
 

과거 중간선거에서 주로 대통령 소속 정당이 다수의 의석을 잃는 것이 당연시되어왔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하면서 의회의 권력을 분점하였다. 2022년 11월 28일 현재 상원의 경우 공화당이 49석, 민주당이 50석을 확보하여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확정하였다. 설사 12월 6일로 예정된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공화당이 승리하여 50대 50 동률이 된다 해도 당연직 상원의장인 민주당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로 인해 민주당이 51석을 갖게 되므로 다수당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220석, 민주당이 213석을 얻어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었으나, 남아있는 2석을 포함하여도 민주당과의 격차는 9석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인플레이션 등 경제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공화당이 압승(Red Wave)할 것이라는 초기 예상과는 달리 민주당이 상원을 수성하고, 하원에서의 의석수 차도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들이 주요 격전지인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패배하고, 공화당이 생각만큼 압승을 거두지 못함에 따라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차기를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재선에 성공한 디샌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주지사가 공화당과 무당파 유권자 대상의 선호도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의회의 지형변화와 국내 정치 전망

이번 중간선거로 인해 바뀐 의회의 지형은 2023년 1월 3일 제118대 의회의 회기가 시작되어야 반영될 것이므로 아직 그 이후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공화당이 입법권과 조사권을 보유한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서 바이든(Joe Biden) 행정부의 주요 입법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으며, 그동안 공화당이 제기해 온 바이든 행정부 관련 의혹에 대한 각종 조사가 시작되는 등 의회는 당파적 대립 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적으로 경제, 복지, 이민, 등 양당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내 이슈들을 중심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입법 추진 및 재정 지출이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면,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 정책에 제동을 걸고, 정부 지출 삭감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해온 의료보험 혜택, 아동수당 확대, 대학 학자금 탕감 등의 정책에도 쉽게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었기 때문에 본회의의 주도권을 가진 지도부는 물론 하원 위원회의 위원장도 공화당 의원으로 교체된다. 하원의장은 제118대 의회가 시작되는 2023년 1월 3일에 선출되는데, 현재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된 케빈 매카시(Kevin McCarthy) 하원 원내대표가 가장 유력하다. 또한 하원 감독·개혁위원회(House Committee on Oversight and Reform) 위원장과 법사위원회(U.S. House Judiciary Committee) 위원장으로는 제임스 커머(James Comer) 의원과 짐 조던(Jim Jordan) 의원, 외교위원회(House Foreign Affairs Committee) 위원장과 군사위원회(House Armed Services Committee) 위원장으로는 마이클 맥카울(Mike MaCaul) 의원과 마이크 로저스(Mike Rogers)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다수 언론 등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매카시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민주당의 이민정책 수정 및 국경 강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감축,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Hunter Biden)을 비롯한 바이든 일가에 대한 조사,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 및 코로나19 유래 조사 등 공화당이 그동안 의혹을 제기해왔던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예고해왔다. 특히, 커머 의원과 조던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1월 의회가 출범하는 대로 바이든 대통령과 헌터 바이든의 부정부패 혐의를 조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이 상원을 수성함에 따라 상원 인준을 통해 임명하는 연방법원 판사 임명이 용이하고, 의회 내 권력 분점을 통해 하원을 견제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국정 동력은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을 만한 의석수(재적의원의 3분의 2)를 확보하지 못하였으므로 대통령 거부권 사용이 유효하며, 과거 정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을 통한 정책 추진도 가능하다. 한편, 백악관은 바이든 가에 대한 공화당의 공세에 대해 정치적 음모로 치부하면서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전망

일반적으로 미국 의회에는 ‘국내 정치가 외교안보 문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politics stops at the water’s edge)라는 공감대가 존재한다. 즉, 대외정책은 전통적으로 행정부가 주도해왔고, 의회 내에 대체로 국익을 바탕으로 하는 초당적 공감대가 존재하므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된다고 해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추진 방향이 크게 바뀌거나 이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특히, 하원은 상원에 비해 대외정책에 대한 관여가 더 적으며, 상원도 대통령의 외교정책 방향을 바꾸거나 본질적인 변화를 초래할 만큼 개입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따라서, 대외정책 분야에서는 정책 관련 이견이 표출되거나, 예산 규모, 정책 집행 등 정책 시행과 관련된 분야에서 공화당의 견제와 감시가 강화될 수는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대외정책 유지 기조는 중간선거 직후 바이든 대통령의 동아시아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개최되었던 한미일 정상회담(11.13.)과 미중정상회담(11.15.)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중정책 기조 유지

2022년 10월 12일 발표된 ‘2022 국가안보전략’(2022 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가 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경제적·외교적·군사적·기술적 힘을 모두 가진 유일한 경쟁국”으로 지칭하였다. 미국은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미국의 미래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자세로 중국과 경쟁”할 것을 천명하는 한편, 기후, 감염병 위협, 핵 비확산, 불법 마약 퇴치, 세계 식량 위기, 거시경제 문제 등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건설적 관계를 맺고 협력을 추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은 2022년 11월 15일 개최되었던 미중정상회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 사실상 첫 대면 회담이었던 이번 미중정상회담은 중간선거를 마친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 후반과 시진핑 집권 3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개최되어 미중관계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번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중국의 인권 문제, 북한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는 한편, 서로의 금지선(Red Line)을 확인함으로써 책임감 있게 경쟁하되 충돌하지 않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함께 기후변화, 거시경제, 보건 및 식량안보 등 미중 간 이익이 공존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건설적 대화 노력을 지속할 것에 대해 시진핑 주석과 합의하였다. 이는 2022 NSS에서 밝힌 대외정책 기조와 일맥상통한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정책 기조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하였고,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공화 양 당간, 그리고 행정부-의회 간에도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중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다르다는 점, 공화당이 코로나19의 연원 조사를 주장하는 등 중국에 대해 좀 더 공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 그리고 의회가 대만 문제와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양국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경우 공화당 주도의 하원에서 대중 압박 공세가 강화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내 일각에서는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이 되면 펠로시 의장보다 더 대규모의 의원단을 조직하여 대만을 방문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미일 삼각 협력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한미일 삼각협력의 필요성을 제기해왔으며, 인도-태평양전략(Indo-Pacific Strategy) 실행을 위한 10개의 행동계획(Action Plan) 중 일곱째 항목으로 ‘한미일 협력의 확대’(Expand U.S.-Japan-ROK Cooperation)를 포함함으로써 삼각협력의 중요성을 천명한 바 있다. 그동안 한일관계의 경색으로 인해 한미일 삼각 협력은 사실상 정체된 상태였으나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최근 계속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3국 정상은「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Phnom Penh Statement on Trilateral Partnership for the Indo-Pacific)」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북한 미사일에 관한 3국 실시간 정보공유 의향 표명, 3국 간 경제안보대화 신설, 경제적 강압 및 복합적인 도전과제에 공동 대응을 위한 3국 간 협력 강화 등을 약속하면서 협력의 범위를 안보에서 경제적 영역으로 확장하였다.
 

그동안 미 의회는 한미일 삼각 협력을 초당적으로 지지해왔으며, 한일관계에 대한 건설적 해결을 촉구하는 등 의회 내에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존재하는 만큼 중간선거로 인한 의회 내 지형변화가 한미일 삼각협력 강화 기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예측된다. 오히려 한미일 협력의 약한 고리인 한일관계의 개선 여부와 새롭게 확장된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진전 상황에 따라 삼국 협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영토의 일체성과 주권을 위협하여 국제질서 전체의 구조를 약화시키는 침략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이의 즉각적인 회복을 촉구하고 있으며, 미국의 여론과 의회 내 다수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계속적 지원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의 지도력과 나토 및 대서양 동맹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강화하는 실질적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미국이 일정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는 상황이다.
 

반면, 공화당 내 고립주의 성향의 의원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지원이 축소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는 지난 5월 11일에 의결되었던 4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대해 공화당 상원의원 11명, 하원의원 57명이 반대하였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또한 국제문제에 대한 개입 최소화를 추구하는 민주당 내 강경 진보 성향의 의원들도 분쟁의 신속한 종결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에 미국과 유럽 전체의 이익이 걸린 만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중단 등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1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정상 선언문(leaders' declaration)을 통해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평화적으로 종식할 것을 촉구하였으며, 미국, 프랑스 등 서방 정상들이 러시아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자제해온 시진핑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정전 협상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기도 한 만큼 향후 전쟁 종식을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북정책 변화 여부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면서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법안 제정 등 공세적 태도가 강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차기 하원 외교위원장으로 유력한 맥카울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내 일부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한 정책을 취할 것과 함께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더 강하게 압박할 것을 강조하였던 것 등에 근거한다. 또한, 공화당 중심의 하원에서는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임명하지 않았던 ‘북한 인권대사’ 임명을 촉구하는 등 미국 정부의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적극적 관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특히,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핵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 미 의회 내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 요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 미 의회 내에서는 ‘제재를 통한 압박과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법 모색’이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큰 이견이 존재하지 않고, 미중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북한 문제는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우선순위가 크게 높지 않으므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이다. 특히, 이들은 미국 내에서 대북정책은 미중 전략경쟁의 맥락에서 이해되므로 그 자체로는 변화 유인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견인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의 태도 변화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2019년 스톡홀롬 협상을 끝으로 더 이상 미국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미중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진영적 구조가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핵 보유를 선언한 입장에서 더 이상 핵포기를 위한 협상에 응할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북한의 응답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거나 정책을 변화시킬 유인은 크지 않다고 볼 것이다.


한미관계 전망 및 과제

전통적으로 대외정책은 의회가 아닌 행정부가 주도하고, 미 의회 내에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있는 만큼 중간선거 이후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동맹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최근 더 빈번해지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참여 등으로 인해 양국 간 협력의 범위와 깊이는 더 확대·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국익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 안보 정책 기조로 인해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양국 간 이해 불일치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므로 더욱더 긴밀한 소통과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한미관계 전망

우선, 외교안보 측면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전략경쟁을 위해 역내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같은 맥락에서 역내 핵심 조약 동맹국인 한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한미동맹 강화 기조는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상당한 연속성이 있으며, 대체로 양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으므로 중간선거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화당은 중국이나 북한에 대해 좀 더 공세적 입장이므로, 한국에 더 많은 대중 압박 동참을 기대하거나, 더 강경한 대북정책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공화당은 중간선거 정책공약인 ‘미국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America)’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를 관리하면서 나약하고 무능했다고 비난하면서 ‘동맹국과 함께 힘을 통한 평화를 실현’(Exercise peace through strength with our allies)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 만큼 대만 문제, 경제 안보, 가치경쟁 등 대중 압박에 있어 한국의 전략적 선택에 대한 요구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러한 압박이 주한미군의 대만 문제 개입 또는 한국군의 지원 요구로 나타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한, 최근 북한의 도발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군사 안보 측면에서의 관계 변화 가능성도 크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 2022년 11월 3일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확장억제 강화 및 전략자산 배치, 한미 연합훈련, 인도-태평양전략 및 한미일 삼각협력 등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고, 북한의 침략에 대한 방어 및 대응 태세 유지, 한반도 및 역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을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 시기 ‘보수주의적 고립주의’ 흐름이 되살아나면 동맹관계의 재조정이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과거 한미 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확장억제 강화 차원에서 시행되는 미군 전략자산의 운용 및 배치 비용 등의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제안보 측면에서 살펴보면, 2022 국가안보전략(NSS)에 나타난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의 핵심 특징은 ‘국내와 국외’ 그리고 ‘경제와 안보’의 연계 논리로서 미국 내 경제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결국 대외정책의 성공에 직결된다는 국익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국익 우선주의 경제안보 기조는 첨단 기술 및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자국 경쟁력 강화 및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등으로 구현되고 있으며,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중간선거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가적인 대중 견제 입법이 제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를 들면 제117대 의회에서 성공하지 못한 상원의 미국혁신경쟁법안(USICA)과 하원의 미국경쟁법안(ACA)에 대한 조율이 제118대 의회에서도 계속되거나 유사 법률안들이 계속 추진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 지출계획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는 IRA 1차 표결에서 상원 공화당 전원이 이에 반대하는 등 공화당이 그동안 IRA 예산의 절반 이상을 Green New Deal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것에 반대해왔다는 점에 근거한다. 반면, 한국 내에서 요구되는 내용을 포함한 IRA 개정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즉, 일각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이 IRA에 반대하였으므로 전기차 원산지 제도, 시행 시기 등 부분적 수정 또는 폐지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민주-공화 양당 모두 자국 산업 우선 기조에 대한 초당적 합의가 있고, 법안수정 및 폐지를 위해서는 상원 통과와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정이 쉽지 않을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미관계 발전의 과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개최되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의 한미동맹 비전에 합의한 바 있다. 이는 결국 한미동맹의 범위와 깊이가 더 확대·심화하는 형태로 발전하는 것으로서 중간선거 이후 제118대 의회와 함께하는 바이든 행정부 후 반기에 이를 실현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2022년 11월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독자적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내용을 발표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천명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미중경쟁 상황에서 특정국을 배제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고, 이러한 우려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한중정상회담에서의 한중 양국의 온도 차를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따라서 향후 우리의 인도-태평양전략의 실행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 조율 및 관리 문제로서 다각도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에 의한 대중압박 동참 요구가 강화된다면 이러한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 이번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이 인플레이션 등 국내 경제 문제였다는 점을 볼 때, 첨단기술 및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자국 경쟁력 강화 및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등 미국의 국익 우선주의 경제 안보 기조는 2년 후 대선 및 그 이후까지도 지속·강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인도태평양프레임워크(IPEF)의 구체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현재 한미 간 쟁점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문제의 해결은 물론이고, 향후 이러한 문제가 또다시 대두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긴밀하게 소통·조율 할 수 있는 상시적 협의체를 제도화하고,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효과적으로 활용(leverage)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3국은 ‘북한 미사일에 관한 실시간 정보공유 의향을 표명’하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에 공동 대응을 위한 합의를 이루었다. 향후 이러한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함에 있어 우리 정부는 철저하게 국익과 안보의 관점을 견지해야할 것이다. 특히, 한일관계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타 정치적 고려는 이와는 다른 별개의 문제로 접근할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Deterrenc)하고, 제재와 압박을 통해 핵개발을 단념시키며(Dissuasion), 외교와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추진(Diplomacy)’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하며, 이에 대해 한미 간 큰 이견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미 양국 간 긴한 정책 공조를 유지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현 정체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편집 : 김서연 인턴


김도희 (국회입법조사처)

김도희 박사는 2022년 현재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으로서 미국, 한미동맹, 방위사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University of Wisconsin-Milwaukee에서 “The Evolution of the ROK-U.S. Relations: A Multi-Method Analysis”를 주제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UNESCO – APCEIU(Asia-Pacific Centre of 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 under the auspices of UNESCO)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한미동맹, 미국외교정책, 중견국 외교정책, 동북아 국제관계, 방위사업 및 방위산업 정책 등이다. 주요 논문과 보고서로는 「미중 전략경쟁시대, 한미동맹의 방향과 과제」(국회입법조사처, 2022), 「미일안보협력사례로 본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정책」(국회입법조사처, 2022), “Case Analysis of the ROK-US Alliance Burden-Sharing through theoretical approaches to the evolution of an asymmetric alliance”(Korea Observer, 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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