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PI PeaceNet] 한일 인적 교류 내실화를 위한 소고(小考) : 통계적 착시를 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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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註]
한동안 꽉 막혀 있던 한일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5월, 한국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되었던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하며 민간 교류도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를 시작으로 양국 간 출입국 절차의 간소화, 무비자 여행 등이 가능해지면서, 한일 양국을 방문하는 인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림 1]과 [그림 2]는 2022년 3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방일한국인과 방한 일본인의 수와 비율을 조사한 것인데,1) 지난 1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방일 외국인의 37.7%,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방한 외국인의 15.4%에 달하였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중 3명 중 1명은 한국인,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중 7명 중 1명은 일본인이라는 의미이다. 향후 코로나 상황이 완화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 및 항공기 및 선박 운항 수 증가 등을 고려하면, 양국 방문객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방일 외국인 중 한국인의 수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로 1위를 차지하였는데, 이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일감정이 고조되어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보이콧이 일었던 시기를 떠올려보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 이처럼 민간에서의 왕래가 재개되며, 교류가 활성화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교류에 따른 접촉 증가로 상대국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그간 쌓여있던 오해와 불신이 줄어들어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수년간 갈등으로 격화된 양국 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민간교류의 증가는 한일 관계 개선의 긍정적인 신호이자, 관계 발전을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남는다. 통계가 주는 착시현상 때문이다. 2. 한일 인적교류의 현황: 통계적 착시효과에 가려진 불균형2) 코로나 이전이지만, 한일 인적교류 1,000만 시대에 들어섰다고 축포를 올렸던 시기가 있었다. 2018년 기준으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753만여 명(2위, 24.2%),3)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이 295만여 명(2위, 19.2%)을4) 기록하여 도합 1,000만을 넘어선 것인데, 이는 1965년 한일수교 당시 불과 1만여 명에 불과하던 것에서 1,000배 이상 증가한 수치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와 같은 수치에 상당한 불균형이 발견된다. 단순 비교하더라도, 방일 한국인의 수 753만명이 방한 일본인의 수 295만명 보다 2.5배 가량 많은데, 일본의 인구 수가 한국의 약 2.5배에 달하는 점,5) 일본의 여권 보유율이 한국보다 낮은 점(2018년 기준, 일본 약 23.6%, 한국 약 63%), 일본인의 한국 재방문 수가 한국인의 일본 재방문 수보다 많은 점6)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수는 수치상에 나타난 295만명 보다 훨씬 더 적다는 결론에 이른다. 결국 한일 인적 교류 1,000만 시대의 상당 부분은 한국인의 일본 방문에 의해서 달성될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한일 간의 상대 적 비교가 아닌, 방한일본인 및 방일한국인 수의 변화, 즉, 시간에 따른 흐름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 [그림 3]과 [그림 4]는 한일교류가 본격화된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후부터 2018년까지7) 20년간의 외국인 방문객 중 한국인 및 일본인의 수를 조사한 것이다(2019년은 한국의 불매운동 및 여행보이콧 등, 코로나19의 발발로 여행객 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먼저 [그림 3]을 통해 알 수 있듯, 방일외국인의 수는 2012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정책, 엔저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같은 시기 방일한국인 수도 증가하였다. 이를 비율로 환산해 보면, 방일외국인 대비 방일한국인은 다소의 증감은 있으나, 20-30%대의 비율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방일외국인의 수가 증가하는 만큼 방일한국인의 수 또한 유사하게 증가하여 전체적인 비율은 비교적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일본인의 한국 방문은 한국인의 일본 방문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그림 4]는 방한외국인 중 일본인의 수를 나타낸 것인데, 199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과 달리, 방한 일본인의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시기 방일 한국인 수가 크게 늘어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 결과, 1990년대 후반 47%에 육박했던 방한 외국인 대비 방한 일본인의 비율은 20년 후에는 20% 이하(최저 13.3%, 2016년)로 감소하였다. 즉, 방한 외국인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방한 일본인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그 비율이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물론 외국인 방문객 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환율, 관광정책, 국내외 정치경제적 요인, 사회문화적 차이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그러나 해당 시기 일본에서 한국요리, K-POP 등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졌던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일본에서의 한류붐, 한국문화에 대한 인기가 한국방문으로 이어지는 결과는 제한적으로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한국방문이 많지 않다고 해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낮다고 보기는 어렵고, 직접 방문이 아닌 블로그,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한 교류와 소통이 증가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의 교류가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점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통해 볼 때, 현재의 상황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한편, 한일 간의 유학, 취업 등 장기 교류에서도 문제점은 나타난다. 관광, 여행 등이 상대국의 문화를 체험하는 단기 교류라면, 유학, 취업은 그 사회의 일원이 되어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보다 심화된 형태의 장기 교류이다. 그렇다면, 유학생 수에는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다음 [그림 5]는 일본내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중 한국인(2008-2018), [그림 6]은 한국 내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중 일본인(2004-2019)의 수와 비율을 조사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한일 양국 모두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한국인과 일본인 유학생 비율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일본 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약 15.2%에 달하던 한국인 유학생은 2018년 7%까지 감소하였고, 2004년 한국 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13.3%에 달했던 일본인 유학생은 2018년 2.8%까지 감소하였다. 취업의 경우는 유학만큼 감소 경향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으나, 전체적으로 그 비율이 높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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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통해, 한일간의 교류가 그간 비약적으로 증가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나, 통상적인 단기 교류에 있어서는 일본을 찾는 한국인의 수가 한국을 찾는 일본인의 수보다 절대적으로 많다는 점과 상대국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교육, 유학, 취업 등의 교류는 그 비율이 감소하였거나, 절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최근 한일관계 개선 및 한일교류가 활발해 짐에 따라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큼 양국 교류가 회복되기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일교류 1,000만 시대로의 회귀만을 기대하며, 수치가 주는 착시현상에 빠진 채 균형있는 교류와 교류의 본질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3. 한일 인적교류와 한일관계: 상호이해 증진을 위한 내실있는 교류로 국가간 관계에서 상대국과의 교류는 중요하다. 또한, 민간에서의 자유로운 왕래는 양국 간의 호감을 증진시키고, 오해와 불신을 줄이며, 양국관계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뿌리깊은 상흔(傷痕)의 역사를 가진 한일관계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사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데다 언어와 생김새마저 비슷한 한국과 일본이지만,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하나하나가 다른만큼 오해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접적인 교류와 밀도있는 대화, 그리고 다양한 경험이 양국간의 오해를 줄이고,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자유로운 교류는 양국 우호 관계 형성의 기반이자, 관계 발전을 위한 촉매제이며,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완충제 역할을 하고, 나아가 새로운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다. 인적교류가 곧 새로운 한일관계를 여는 가능성의 영역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되돌아보면, 한일 양국의 교류는 급속한 양적 증가에 비해 질적 향상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보다 내실있는 교류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한일교류 상호 불균형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앞서 알아본 것처럼 한일교류에서 양국 방문객 수의 비대칭이 두드러진다. 특히 방한일본인의 수는 방일한국인의 수에 비해 매우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정보화, 세계화의 시대에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및 가상공간을 통해 서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온라인 상의 체험이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직접 교류 증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방한일본인의 수가 방일한국인의 수보다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볼 때, 일본인 맞춤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관광정보 제공, 서울과 지방을 잇는 관광프로그램 개발 및 지방관광 활성화 등 일본인들의 한국방문을 배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역사인식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상호 이해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주지하듯이, 관광 목적의 짧은 방문만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여행프로그램 중에서도 한국/일본 역사기행 등 상대국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야할 것이다. 또한, 미래 세대 교류에 있어서도 자매결연 학교간 교류 프로그램, 역사문제 토론대회, 상대국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역할 바꿔 토의하기, 한일협력방안 아이디어 대회 등 한일 학생들이 양국 간의 어려운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등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인/일본인 맞춤형 유학생 장학 사업, 유학 생활 지원을 위한 한국인/일본인 친구 만들기 프로그램, 유학생 학업-취업 연계 프로그램, 국외 취업자들의 주거 마련의 제도적 지원, 홈스테이 프로그램 등 상대국의 문화에 녹아들어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등도 필요하다. 한국 내 일본 전문가, 일본 내 한국전문가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신진연구자를 양성하고, 그들이 상대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세대형 교류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류 활성화는 청소년, 청년 등 미래세대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미래지향적이라는 취지에 부합하고, 상대국에 대해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젊은 세대들의 교류가 선호된다. 하지만 실제로 사회에서 활동하는 이들 간의 교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특히, 다양한 분야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40, 50대의 교류와 많은 지혜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60, 70대의 교류 또한 중요하다. 한일 양국의 인식 차이를 좁히는 것은 물론, 이들의 사회적 기반을 중심으로 확장성 있는 교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의 완화와 한일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한일관계가 새로운 궤도에 들어섰고, 한일교류 또한 점차 증가될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한일교류가 단순한 수치의 증가를 넘어 상호이해로 이어질 수 있는 내실있는 교류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3월 4일 현재 공개 기준.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편집 : 김수연 연구원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은미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정치학사,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석사 및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방문연구원, 외교부 연구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로 재직하였다. 현재 국가안보실, 외교부,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이며, 한국외대·연세대·고려대 등에서 강의한다. 주요 연구분야는 일본 정치·외교, 한일관계, 동북아 지역협력 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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