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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I PeaceNet]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러 관계의 전망
    저자
    고상두 (연세대학교 지역학협동과정 명예교수)
    발간호
    2024-16
    [기획자 註]  1기 행정부 재임 기간 동안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앞으로 미러 관계가 개선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미국과 러시아간 협력과 갈등 요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러 관계 개선을 추구할 국내정치적 요인을 중심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미러 관계가 어떠한 양상을 나타낼지에 대해 분석한다. [기획: 강영훈 원장(yhkang@jpi.or.kr)]  I. 서론 냉전 종식 이후 미러 관계는 협력과 갈등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클린턴과 옐친의 친밀한 관계는 NATO 확대와 미국의 발칸개입으로 인해 균열을 맞이했다. 푸틴은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 전쟁을 지원했으나, 양국 관계는 미국이 2003년에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소강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은 2007년 뮌헨 안보회의에서 푸틴이 미국의 일방주의적 군사 개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리셋(reset) 정책은 리비아 내전에 대한 미국의 개입으로 무력화되었으며,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 종결짓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런데 1기 임기 동안, 기대와 달리 미러 관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신냉전이라고 부를 정도로 악화되었다. 향후 출범할 2기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가 대러 관계를 개선할 가능성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첫째, 공화당 내에 미러 관계개선을 뒷받침할 지지 세력이 얼마나 강한가? 둘째, 미국과 러시아 간에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는 무엇인가? 이러한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제기한다. 첫째,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은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공화당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지자들에 비해 더 친러적 성향인가? 둘째, 미국의 역대 정부는 UN안보리 표결에서 러시아와 얼마나 협력하거나 대결했는가? UN안보리 거부권 행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저해하는 주요 이슈를 알아보고자 한다. 셋째, 이러한 이슈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계속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가?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러시아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 이슈와 갈등할 가능성이 있는 이슈를 분석하여 미러 관계의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먼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러 인식을 분석하고, 이어서 UN안보리 표결 데이터를 검토하여 미국과 러시아 간 글로벌 협력 및 대결 특징을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양국 간 대립을 초래하는 주요 이슈들을 분석함으로써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미러 간 갈등과 협력 가능성을 전망한다. II.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 1. 주요 안보 위협인식 미국은 전통적으로 국제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러한 국제주의적 관점을 공유하며 국제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접근 방식, 우선순위, 대응 수단에서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은 다자주의와 외교적 협상을 강조하며, UN, NATO, EU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과 조율된 대응을 선호한다. 따라서 제재를 가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공화당은 강경한 대응 방식을 선호한다. 억제력을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 필요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하여 분쟁을 해결하려 하며, 동맹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도 적극적이다.1) [그림 1.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안보위협 견제 인식]  출처: Jacob Poushter et al. “What are Americans’ top foreign policy priorities?” Pew Research Center, April 23, 2024. n=3,600. [그림 1] 은 미국의 주요 외부 위협으로 간주되는 이란, 북한, 중국, 러시아에 대한 인식을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별로 비교한 조사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는 이란, 북한, 중국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민주당 지지자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란의 경우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20% 더 강한 견제 인식을 보였으며, 중국은 17% 더 높다. 북한의 경우 6% 차이로, 이란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적대국에 대한 강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인식은 이와 상반된다. 민주당 지지자는 공화당 지지자보다 러시아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12% 더 높게 나타난다. 공화당 지지자가 이란, 북한,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공화당 지지자는 중국, 북한, 이란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러시아에 대해서는 민주당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가? 이 질문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2.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 [그림 2]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인식 추이를 보여준다. 그림의 첫 번째 칸에 따르면, 전쟁 직후인 2022년 3월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전체 국민의 7%에 불과했으며, 42%는 지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동시에, 32%는 지원 수준이 적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론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24년 7월에는 국민의 29%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응답했으며, 부족하다는 응답은 19%로 감소했다. 이러한 여론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공화당 지지자의 태도 변화이다. 그림의 두번째 칸은 공화당 지지자의 의견인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보는 의견이 9%에서 47%로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세 번째 칸에 나타난 민주당 지지자의 응답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도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5%에서 13%로 늘어나는 데 그쳐, 두 집단 간의 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그림2.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입장]  출처: Carroll Doherty, “War in Ukraine: Wide Partisan Differences on US Responsibility and Support” PEW Research Center, July 29, 2024. 공화당의 대러 인식을 결정하는 전통적 요인으로는 자유주의 이념과 현실주의 사고가 있다. 공화당은 미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대표하는 국가인 반면, 러시아는 공산주의와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국가라는 이분법적 인식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대표적 사례로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지칭한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공화당은 견제와 억지라는 전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화당의 공격적 현실주의자들은 NATO의 동진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8년 부쿠레슈티 NATO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가입을 시도하였다가 독일과 프랑스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그림 3]을 보면, 크림합병 사태가 벌어진 2014년 3월 당시 공화당 지지자 중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 인식을 가진 비율은 42%로, 민주당 지지자의 두 배를 넘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는 2017년을 전후로 양당 지지자의 대러 인식이 역전하기 시작하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3월에는 민주당 지지자의 72%가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 인식을 보인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67%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공화당 내에 러시아와의 협력을 선호하는 세력이 생겨난 것이다.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인 세력이 등장한 배경에는 보수 미디어와 보수주의 이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미디어는 러시아를 부정적 논조로 다루었다. 언론의 관점과 인식은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 러시아는 소련의 재탄생이라는 관점이다. 러시아는 소련처럼 여전히 후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둘째, 러시아는 비서구적 국가라는 인식이다 푸틴 대통령은 . 절대주의자인 짜르와 공산주의자인 스탈린의 속성을 결합한 인물로 묘사되었다. 셋째, 러시아는 쇠퇴하는 제국이라는 시각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 강국으로 추락하였다고 평가한다.2) [그림 3.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대러 적대 인식의 변화]  출처: Richard Wike and Gar Meng Leong, “Growing Partisan Divisions over NATO and Ukraine, PEW Research Center, May 8, 2024. 이러한 러시아 관련 보도가 2016년 이후 바뀌기 시작했다. 러시아를 지정학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오바마 행정부의 리셋 정책을 유화정책이라고 비판하던 보수 언론이,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인 보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친트럼프 성향의 미디어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보수 언론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크게 다루지 않았으며, 이를 "마녀사냥"이나 "음모론"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언론의 변화와 함께, 공화당 내에 러시아를 비판하는 전통적인 레이건파와 러시아를 옹호하는 트럼프파 간의 균열이 생겨났다. 이념적으로는 공화당 내의 백인 기독교 세력이 푸틴과 가치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고, 진보적 가치, 예컨대 LGBTQ 권리, 이주민과 여성의 평등, 비기독교 주민의 포용에 반대한다. 미국이 기독교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보수 주의자들은 푸틴이 러시아 정교회와 협력하며 서방의 세속적 자유주의로부터 기독교 가치를 보호하는 모습에 공감한다. 그들은 미국 사회의 종교적 쇠퇴와 도덕적 타락을 우려하며, 푸틴의 보수적 이미지에 매료되는 것이다.3) 또한 푸틴의 자유주의적 글로벌리즘에 대한 비판과 국가 , 주권 강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옹호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일맥상통한다. 푸틴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며 글로벌 협력보다 주권과 국익을 중시하는 국제질서를 주창하는데,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유엔의 글로벌 기후변화 협약 등 국제기구의 합의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국익을 훼손한다고 믿기 때문에, 푸틴의 대외정책 노선에 동조한다. III. 미국과 러시아의 글로벌 협력과 갈등 1. UN안보리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표결 행태 냉전의 종식은 UN안보리의 운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990년 이후 UN안보리는 매년 평균 50건의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이것은 1989년의 12건에 비해 큰 증가를 나타낸다. 고르바초프는 UN 외교를 중시하는 정책을 펼쳤으며,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크게 감소했다. [그림 4]에 따르면, 러시아는 신정부 출범 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2006년까지 총 3회 거부권을 사용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은 13회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물론 러시아는 UN안보리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했지만, 이를 굴욕외교의 시기로 받아들였다.4) [그림 4. UN안보리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출처: UN Security Council Vote List  2007년 이후 러시아의 투표행태는 대결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러시아는 총 34회의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는 미국의 9회에 비해 약 4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미국은 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슈 등 중동문제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반면 러시아는 사이프러스 유엔 평화유지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미얀마, 짐바브웨, 조지아 유엔감시단, 시리아, 우크라이나에서의 말레이시아 항공 격추 사건 등 다양한 문제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2. 미국 역대 행정부별 러시아와의 협력과 갈등 [그림 5]는 미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건수를 미국 행정부별로 정리한 자료이다. 부시 행정부 시기 미국이 총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푸틴 정부는 단 3회의 거부권을 행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이 일방주의적 글로벌 외교 행태를 보인 반면, 러시아는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은 부시 행정부의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21세기 버전의 반나치 동맹으로 보았다. 그러나 부시 정부가 자유 이념을 강조하며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권위주의 정권 교체를 추진하자, 러시아는 "주권 민주주의" 개념을 내세우며 주권을 민주주의보다 우선시하고 외부 세력의 국내 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리고 2008년 부큐레시티 NATO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NATO가입을 지지하자, 4개월 후 조지아를 침공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5) [그림 5. 미국 행정부별 UN안보리 비토권 행사 건수]  출처: UN Security Council Vote List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안보리 표결 UN 행태가 역전되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8년 동안 단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러시아는 같은 기간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2010년 NATO가 협력안보를 골자로 한 신전략 개념을 발표하며, 아프가니스탄의 마약범죄와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러시아와 협력했으나, 러시아는 NATO를 자국의 제1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군사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긴장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더욱 고조되었으며, 2017년 NATO는 폴란드와 발트 3국에 NATO군 배치를 결정했다. 미국이 폴란드에 주둔시킨 병력은 냉전 종식 이후 유럽에 보낸 최대 규모의 파병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1기와 바이든 행정부가 각각 2회와 5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반면, 푸틴 정부는 각각 12회의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립적인 태도를 강화하였다. 특히 러시아가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10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비교해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각각 4년의 임기 동안 12회의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미국의 협조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대결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미·러 관계의 “리셋”은 실현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이전 행정부보다 더 강경한 대러제재를 가했으며, 2019년에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을 거부하였다. 또한, 러시아의 에너지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여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 프로젝트에 반대하였다. 트럼프와 푸틴의 단독 정상회담은 201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차례 개최된 것이 전부이다.6) IV. 미러 관계의 전망과 요인 이 글은 향후 출범할 트럼프 정부에서는 미러 관계가 개선될 것인지를 전망하기 위하여 내부적 요인으로서 공화당의 대러 인식을 살펴보고, 외부적 요인으로서 미러 간의 글로벌 외교협력 관계를 UN안보리 투표행태 데이터를 통해 알아보았다. 내부요인에 관한 분석 결과 트럼프 2기 정부가 대러 개선에 노력할 경우 공화당 내부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외부 안보 위협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일방적 군사 개입을 선호하지만, 10년 전부터 러시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민주당보다 온건한 태도를 보인다. 외부 요인의 경우 양국 간에 갈등 잠재력이 있는 현안들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EU를 포함하여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계속 지원을 천명하고 있고, 내년 2월 집권이 확실시되고 있는 독일의 기민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요청하고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성공적으로 종식되더라도, 평화협정이 없는 휴전협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전투는 중지되지만, 영토, 제재, 해제, 재건 비용 충당 등의 많은 전후처리 문제에 관한 협상은 오랜 시간을 끌면서 합의되지 못하고 미러 간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트럼프의 협상안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동의해야 하며, 특히 러시아는 미국의 제안에 복종하는 것을 굴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외교적 굴욕을 극복하기 위하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이후 중국과 글로벌 사우스와의 외교적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UN안보리 표결에서 개도국의 입장을 전방위적으로 옹호하였다. 냉전의 종식 이후 지금까지 35년 동안 미국은 22차례 거부권을 행사하였고, 그중 21건이 이스라엘 중동 이슈였다, 반면에 러시아는 중동, 사이프러스, 세르비아, 조지아, 미얀마, 짐바브웨, 시리아 등 다양한 이슈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글로벌 사우스 이익의 대변자로서 활약하였다. 푸틴 대통령이 강한 러시아의 재건을 위해 진영 리더의 역할을 강화할수록, 미국과의 갈등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든다는 점이 이란을 비롯한 많은 중동 국가에 우호적인 러시아로서는 타협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향후 대러 관계 개선에 필요한 당내 지지는 얻을 수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중동, 북한 이슈 등 러시아와 함께 타협하고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한 실정이다. 1) Nathaniel Rakich. “Foreign Policy Doesn’t Usually Affect Elections.” FiveThiryEight, January 8, 2020. 2) Andrei Tsygankov, “The Dark Double: The American Media Perception of Russia as a Neo-Soviet Autocracy, 2008-2014.” Politics 37(1), 2017. 3) Neil MacFarquhar. “Russia Declares Gay Rights Movement as Extremist.” The New York Times, November 30, 2023. 4) Bourantonis, Dimitris and Rita Panagiotou. 2004. “Russia`s attitude toward the reform of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1990-2000.” Journal of Communist Studies and Transition Politics Vol. 20, No. 4. 5) Angela Stent, Putin’s World. Russia against the West and with the Rest, (New York: Twelve, 2022) 6) Charles E. Ziegler, A Crisis of Diverging Perspectives: US-Russian Relations and the Security Dilemma, Texas National Security Review, 4(1), 2021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고상두 (연세대학교 지역학협동과정 명예교수 )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사를 취득하고,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음. 세계정치학회 연구분과위원장(RC42), 연세-SERI EU 센터 소장을 맡고, 외교부와 통일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한국슬라브학회, 한국정치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음. 주요 관심 분야는 유럽과 러시아의 외교정책이며, Asia Europe Journal, International Peacekeeping, Pacific Focus, Issues & Studies 등에 논문을 게재하였음.
  • [JPI PeaceNet] 미국 신행정부 하 북-미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
    저자
    이상수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발간호
    2024-15
    [기획자 註]  2024년 11월에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당선됨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도 거론되었던 방위비분담 문제가 다시 대두되어 한미 동맹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직접 대화할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 왔으며, 이로 인해 이른바 ‘한국 패싱(Korea Passing)’을 예방하는 것이 한국 외교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본고는 이러한 현안들을 분석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하는 한국 외교에 대해 정책적 제언을 제시한다. [기획: 강영훈 원장(yhkang@jpi.or.kr)]  초록 트럼프2기 행정부의 출현은 한미관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북미 관계는 오랫동안 긴장과 갈등의 부침을 겪어왔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은 이러한 북미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사안이다. 한국은 트럼프 2.0시기를 맞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더불어 동맹에 대한 비용청구 압박, 그리고 국내정치적 혼란이라는 3각 파도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한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미군 철군 압력으로 인한 한미 동맹의 건전성 악화와 더불어 그간 정부가 힘써 다져온 소다자 협력인 한·미·일 안보협력 구도가 흔들리는 불확실성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트럼프 집권 2기에 북미 관계를 전망하고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안을 외교, 경제 그리고 군사적 측면에서 제언하고자 한다.  1. 서론 미국의 트럼프2기 행정부가 출현하는 2025년은 한미관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북미 관계는 오랫동안 긴장과 갈등의 부침을 겪어왔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은 이러한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사안이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다각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 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면서 비핵화 과정에서 과도기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통해 보조를 맞춰야 하고 이를 위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의 대화와 협상의 기조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국은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을 위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2기 북미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북미 양자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미 관계를 분석할 경우, 양국을 넘어 한·중·일과 북·중·러의 삼각관계 그리고 남북관계 및 한미관계라는 양자관계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1) 트럼프 2기 정부가 북미 양자 협상을 선호한다면 한국 패싱(Korea Passing)이 일어날 수 있으며, 한국이 소외된 가운데 북미 관계가 재개될 경우, 한국과 미국간 의견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북한은 미국에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이와 같은 주장을 옹호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소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글은 트럼프 2.0시대 출현의 배경을 설명하고, 이어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이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며 기술 및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것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미국 신행정부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서 유지하며,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외 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 글의 목적은 트럼프 2.0시대에 북미 관계의 잠재적 관계를 분석하고 한국의 대응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하의 북미 관계를 경제, 군사 그리고 외교적 측면에서 예측하고 한국의 대응 방안과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트럼프 2.0 배경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배경은 그의 사법 위험성(risk)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첫째, 경제적 요인이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양극화에 따른 경제문제를 중시하며 펜데믹 이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 경제 호황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첫 임기 동안 경제 성장을 강조하며, 특히 러스트 벨트 중심으로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얻었다.2)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감세와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하여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결국 미국의 먹고사는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하면서 차상위 계층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 이민 정책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며,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불법 이민을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많은 미국인 사이에서 큰 지지를 받았으며, 특히 보수적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하여 불법 이민자 가운데 범죄자를 우선적으로 송환할 것을 공언하였다. 셋째, 미국의 정치적 분열과 대립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언행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해리스부통령에게 인종적인 인신공격을 퍼부었고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공화당원에게 총을 겨누는 퍼포먼스를 통해 파시스트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주류 정치인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구축하며,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을 결집하는 데 성공하였다. 넷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함으로써 지지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전통적인 미디어를 우회하여 그의 지지층을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3) 다섯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독교인들을 결집에 성공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그를 지지하는 목사님들에게 안수기도를 받는 모습을 연출하여 미국 기독교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여섯째,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유세 기간이 짧았을 뿐 아니라 대중 인지도가 낮았다. 반면, 2024년 7월 13일에 발생한 저격 사건으로 인해 공화당원들이 결집하고 투표에 더욱 참여하게 된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일곱째,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X를 가진 일론 머스크를 우군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였고 일론 머스크의 금전적 지원 유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는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및 리더십 스타일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위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가능하게 하였다. 3. 트럼프 2기 북미 관계 전망 트럼프 2기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은 공화당 내에 외교정책 방향과 관련해 세 가지 흐름으로 전망할 수 있다. 먼저 미국이 ① 지속해서 국제정치의 주도적 역할 수행, ② 선별적 개입, 그리고 ③ 모든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고립주의 경향이다. 이러한 세 가지 흐름에서 트럼프 1기 당시처럼 미국의 국익에 따라 선택적 개입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리더십의 특징인 거래 중시, 예측 불가능성, 개인적 인간관계 중시, 그리고 양자관계 선호 스타일은 트럼프 2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북미교섭이 이루어지면 주요 안보 현안 논의에서 한미정상 간 신뢰 구축이 되지 않는다면 한국 패싱이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북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외교, 경제, 군사적 측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첫째, 외교적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1기 행정부 때처럼 강경한 대북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4) 그의 첫 임기 동안 북한과의 대화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집권 시, 북한 문제는 러우 전쟁, 이스라엘-이란 전쟁보다는 후순위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군사적 압박과 관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5) 둘째, 경제적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북한과의 경제 협력보다는 대북 제재를 통한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국과의 무역 협정 재검토나 경제적 압박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 할 수 있다. 셋째, 군사적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을 통한 억지력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반도 주변에 미군의 군사적 존재를 강화하고,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또한, 그의 안보 보좌관의 성향으로 평가해 본다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과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여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은 필요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고, 미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거부하자 “북한의 다른 지도자들이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빨리 폭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제거해야 한다”라고 발언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북 선제타격론, 나아가 정권교체까지 주장하는 대북 초강경파가 트럼프 2기 외교·안보 정책의 투톱이 되는 셈이다. 반면에 대북협상 경험이 풍부한 알렉스 웡을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적성국가 정상과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리처드 그리넬 전 국가정부국장 대행을 대북특사로 임명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다.6)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과거 북미정상회담에 관여한 경험이 있는 윌리엄 해리슨을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기용함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국제정세환경 변화에 따라 북한과의 정상외교를 재추진하려는 의욕을 노정하고 있다.7)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북미 관계에 있어 상황에 따라 강경과 유화 양면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위기관리와 동시에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기서는 트럼프 2.0시대 북미관계 전망을 외교, 경제, 그리고 군사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외교적 측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바이든 행정부와는 달리 탑다운(Top-Down) 방식을 선호할 경향이 크며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8) 쌍중단이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의미한다. 1기 행정부 당시 아시아 순방 후 대국민 보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과거에 지속해서 실패했던 것들과 같은 이른바 ‘쌍중단(freeze for freeze)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러우 전쟁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함으로 인해 북미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전망되며, 러우 전쟁 중에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뒷배로 둔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려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외교적 우선순위도 북한보다 이란에 대한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트라우마로 인해 미국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미국이 먼저 대북제재 일부 해제라는 당근을 주지 않는다면 쉽게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의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라도 변할 수 있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대북) 정책이었다”라며 대미협상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9)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북한의 핵 동결과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북미간 직접교섭이 한국을 패싱하는 것으로 여겨 이를 불편해할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 동결과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맞교환하고 북미간 비공식 외교 대표부를 교환하는 것을 미국의 전략적 이익으로 인식하면서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치적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10) 2) 경제적 측면 트럼프 대통령이 러우 전쟁을 중재하여 정전협정을 끌어낸다면 북미 간에 협상의 문이 다시 열리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함으로 인해 러시아의 뒷배를 방패삼아 국제제재를 피하고 있지만, 러우 전쟁이 종식된다면 북한은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 협상하여 제재 해제를 위해 북미협상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재미 교포 이산가족 상봉과 관광객 북한 방문 허용과 같은 파격적인 제안을 할 수 있다. 북한이 만약 이에 호응한다면 북미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간 소통이 성사되어 탑다운(Top-Down) 방식의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 전례 없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경험이 있다.11)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한군의 러시아 철군을 권유하고, 북한은 미국이 제안한 협상 조건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이에 응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북미 관계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양국 간 정상적인 외교관계 수립은 어렵겠지만 비공식 라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소통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경제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대북 협력사업을 제안할 수 있다. 3) 군사적 측면 트럼프 2기는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도발이 있을 경우,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한미 간 군사훈련은 군사적 긴장 고조를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트럼프 2기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는 한미 동맹 관리 소홀로 인한 전투 태세 준비 부족은 대북 억제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고 북한은 이러한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인도 태평양에서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 심화는 양안위기 시 주한미군을 타이완 지원에 투입할 수 있고 이 경우, 북한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대남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북미 관계의 군사적 부문은 여러 가지 중요한 요소들을 포함한다. 첫째, 군사적 압박과 억지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펼쳤으며, 2기 집권 시에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억지력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려는 전략을 포함한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을 강화하고, 첨단 무기 시스템을 배치하여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케네스 와인스타인은 “트럼프 2.0 시기에는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맹관계를 맺은 북한의 핵문제 대응을 위해 한미일의 미사일 방어(MD)가 진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12) 둘째,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의 역할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미군의 주둔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트럼프 2기에 한반도 안보 환경에 맞는 변화를 모색한다면 방위비 협상과 연동하여 주한미군 구조조정 및 병력구조 변화가 논의될 수 있다. 방위비 재협상은 한미 동맹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북한이 한미 동맹의 틈을 이용할 여지를 줄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반도 주둔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억지를 너머서 대중국억제 및 인도 태평양 위기 대응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13) 이에 따라 동맹인 한국에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은 미중간 전략경쟁 속에 틈새를 활용하는 실용적 외교가 요청된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 기술과 방어 시스템의 현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강화, 사이버 보안 능력의 향상, 그리고 첨단 무기 시스템의 개발을 포함한다. 이러한 군사적 기술의 발전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북미 관계의 군사적 부문은 강경한 대북 정책과 군사적 억지력을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고,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NCG)의 제도화 수준을 높여 한미 동맹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결론 트럼프 2.0시대 한국의 대응은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긴장하는 국면이 연출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양자협상을 중시하면서 북한과 통 큰 거래를 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충분한 보장 없이 북한에 양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과 직접 거래하면서 한국이 미국 편에 서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바텀업(방식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힘에 의한 평화 기조’에 따른 북미 간의 긴장이 고조 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에 다음과 같은 정치적 함의를 준다. 첫째, 한국 정부는 북미간 협상이 북한에 양보한 모양새가 되어 ‘한국 건너뛰기’라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에는 친분이 있어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시대의 한·미·일 협력 패러다임보다 미·러·북 간 3자 협력이 러·우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러한 미국의 협력 패러다임 전환에 한국은 한미 간 사전 소통 및 정책 조율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둘째, 한국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억지력 차원에서 NCG 제도화를 강화하고 유사시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주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복원을 통해 대북 외교적 레버리지를 확보함과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위협을 헤징(hedging)하기 위해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복원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알렉스 웡을 선임하고 대북 특사로 리처드 그리넬 전 국가 정 부국장 대행을 선임한 것으로 비추어 볼 때, 북한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함에 대응하여 우리 정부도 북한과의 적대적 주고받기(hostile tit-for-tat)에서 벗어나 우호적 주고받기 모드(friendly tit for tat)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한국 정부는 바이든 시대 한·미·일 협력이 트럼프 2기 정부에도 작동할 수 있도록 대미 대일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미·일 협력 대 북·중·러 대결 구도로 고착하지 않도록 세심한 외교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가치를 중시하는 바이든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바야흐로 부상하는 트럼프 제2기 리더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여섯째, 대내적으로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빠른 시일내에 안정화하고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기 위해 군사 안보와 경제 안보에 대해 여야가 단일 목소리를 내야 한다.  1) 은용수, “존재론적 안보론과 북미 관계: 이론과 현상, 새롭게 보기, 『한국과 국제정치』 40권 제1호(2024), p. 143.; Kyung-tae Min, ”Navigating Geopolitical Change in Northeast Asia: A Realist Approach to Analyze the Matrix Scenario of US-China Conflict and US- North Korea Relations,“ Pacific Focus 38, no. 3 (2023), p. 380. 2) 서정건, “트럼프 시대의 한미FTA: 지속과 변화를 중심으로,” 『한국협상학회』제20권 1호 (2017), p. 8. 3) Hans Schattles, 김영욱, “Testing the Reliability of Sentiment Analysis as an Indicator of Public Opinion on United States of Foreign Policy: A Study of Public Responses to President Donald Trump’s Twitter Rhetoric on North Korea,” The Korean Journal of Area Studies, 42, no. 3 (2024), p. 80. 4) 이영균, 이범찬,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전개 방향 전망,” 『국가안보와 전략』 제17권 3호 (2017) p. 140. 5) 박지광, “트럼프 행정부 초기 대북 정책: 힘(power-based)에 의한 갈등 해결,” 『분쟁 해결연구』 제22권 2호 (2024), p. 102. 6) Maria Siow, “US-North Korea Relations: Could a Trump-Kim Summit be on the Cards again? South China Morning Post, December 2, 2024, https://www.msn.com/en-xl/news/other/us-north-korea-relations-could-a-trump-kim-summit-be-on-the-cards-again/ar-AA1v33Xy?ocid=BingNewsVerp. 7) 조준형, 트럼프,“백악관 副비서실장에‘북미정상회담 관여’해리슨 기용,”『연합뉴스』2025년 1월 5일, https://www.yna.co.kr/view/AKR20250105024800071?section=search. 8) 서정건, “트럼프 이후 바이든 시대 미국 의회-대통령 관계와 북한 정책 변화,”『국가전략』 제27권 3호 (2021), p. 88. 9) 박성민, 김동현, “미, 트럼프-김정은 직접 대화 검토”···북미정상회담 조기 추진되나,” 『연합뉴스』 2024년 11월 27일, https://www.yna.co.kr/view/AKR20241127005751071. 10) 이윤희, “美언론 "트럼프, 협상 위해 北 핵보유국 인정 배제 못해," 『뉴시스』 2024년 12월 17일,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217_0002999440. 11) 이인호, “트럼프 및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비교분석과 시사점,” 『전략연구』 제30권 1호 (2023), p. 131. 12) 『연합뉴스』2025년 1월 4일. https://www.yna.co.kr/view/AKR20250104030200073. 13) Mason Richey, “Trump 2.0 and Korean Peninsula Security: The Return of the Pendulum” Fridrich Naumann Foundation, Analysis, Sep. 2024, p. 11.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강영훈 제주평화연구원 원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이상수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이상수 박사는 현재 제주평화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정치학박사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북한 인권, 한반도 비핵화, 미국의 대한반도정책 등 동북아 주요 안보 이슈이다. 현재 J-Institute 학회 국제 일반 영문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Terrorism & National Security의 학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 『한반도 문제 해법: 새로운 모색 』 곽태환·이승우 외 공저, 한국학술정보(주), 2024. 논문: Lee Sangsoo, “The Trump Administration’s Negotiation Strategy Towards the North Korean Nuclear Crisis: South Korea’s Response.” International Journal of Terrorism & National Security, J-Institute, Vol. 6 (No.1) 2021.
  • [JPI PeaceNet]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와 지방정부의 역할
    저자
    서광용 (제주도청 미래성장과 주무관)
    발간호
    2024-14
    [기획자 註]  기후 변화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협력이 턱 없이 부족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capacity)과 회복력(resiliency)에 있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에 존재하는 불평등 또한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본고는 이와 같은 문제들에 지난 2024년 11월 11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어떠한 논의가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고, 특히 지방 정부 차원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연구실장(djpark@jpi.or.kr)]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이 체결되고 30년 이상 지났으나, 한국 경제나 사회에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미래의 위협이 아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실로 이를 체감할 수 있는 폭염, 폭우와 홍수, 가뭄,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 해수면 상승 등 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더욱 잦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집중적인 피해를 입는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매년 세계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기후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식량 위기 등 고통받는 국가들을 위한 기후행동을 촉진하는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첫 당사국총회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었다. 본고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개최를 계기로 유엔기후변화협약이 무엇이며 그 동안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간략히 살펴보고, 제주도의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여 목적과 활동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1. 유엔기후변화협약과 당사국총회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 Development, UNCED)에서 채택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에 따라 각자의 능력에 맞게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을 약속하였다. 이 협약에 따라 최고의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가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Parties, COP)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차별화된 책임 원칙에 따라 협약 부속서 1(Annex I)에 포함된 42개국에 대해 200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규모를 1990년 수준으로 안정화시킬 것을 권고하였다. 부속서 1에 포함되지 않은 개도국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에 관한 보고, 계획 수립, 이행과 같은 일반적인 의무를 부여하였다. 한편, 협약 부속서 2(AnnexII)에 포함된 24개 선진국에 대해서는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정과 기술을 지원하는 의무를 규정하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비(非)부속서1(non-Annex I) 국가들은 감축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개도국으로 분류되었다.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수치와 방안을 규정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가 채택되었고 2005년에 발효되었다. 교토의정서는 각국의 경제 상황과 산업 구조를 고려하여 국가별로 다른 감축 목표를 설정하였고 청정개발체제, 공동이행, 배출권 거래 등 3가지 유연성 매커니즘을 도입하여, 효율적으로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 교토의정서는 국제사회가 지구 온난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지만, 선진국들에게만 의무를 부과하였고,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의 불참, 그리고 유연성 매커니즘의 과도한 활용 등으로 인해 실제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파리협정(Paris Agreement)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는 2020년부터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신기후체계의 근간이 될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하였다. 파리협정으로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하던 기존의 교토의정서 체계를 넘어, 모든 국가가 자발적으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는 체계가 마련되었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장기목표 하에 모든 국가가 2020년부터 기후행동에 참여하며, 5년 주기 이행점검을 통해 점차 노력을 강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모든 국가가 스스로 결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5년 단위로 제출하고 이행토록 하고 있으며, 재원 조성과 관련해 선진국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여타국가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파리협정은 기후행동 및 지원에 대한 투명성 체제를 강화하면서도 각국의 능력을 감안하여 유연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5년 단위로 파리협정의 이행 및 장기목표 달성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ing)을 실시한다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파리협정은 기후 행동과 지원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선진국들의 역사적 책임을 반영하여 기후 행동에 동참하는 개발도상국들의 이해와 관심 사항이 폭넓게 반영되었다. 파리협정의 핵심을 이루는 감축 또는 완화, 적응, 재원, 기술개발과 이전, 역량 강화와 투명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개도국들의 기후 행동 지원을 위한 재원을 계속 확대해 나가기로 하고, 재원 공여국을 기존 선진국에서 신흥 국가로 확대하였다. 또한 지구온난화와 해수면의 상승으로 위협을 받은 군소도서국가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1.5℃ 장기목표와 손실과 피해 보상이 반영되었다.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업들의 창의성과 혁신을 장려하기 위하여 국제배출권 시장매커니즘을 도입하였다.1) 2.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주요 성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2024년 11월 11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는 “의욕 증진과 행동 촉진(Enabling Action, Enhancing Ambition)”이라는 주제로 기후금융, 탄소 거래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되었다. 특히 신규기후재원(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 NCQG) 조성 목표에 대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였으나, 일정 연장을 거듭한 끝에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그 외의 주요 성과로는 신규기후재원 조성 목표 설정과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의 표준 채택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림 1.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장소(아제르바이잔 바쿠 스타디움)]  신규기후재원조성목표(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 신규기후재원목표는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설정한 재정적 목표이다. 선진국은 2009년 총회에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었다. 2021년 총회에서 목표 기간을 2025년까지로 연장하며 새로운 목표를 2024년 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 협상이 진행되었다. 협상 초반부터 선진국과 개도국 간 새로운 재원조성목표의 성격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 선진국은 새로운 목표가 기존의 목표와는 다른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모두 참여하는 전 세계적 기후 행동 투자라는 관점의 주장을 펼쳤다. 반면, 개도국은 새로운 목표가 기존 1,000억달러목표를 대체하는, 선진국이 개도국의 기후 행동을 지원하는 목표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결국, 타협안으로 다중 목표를 설정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2035년까지 연간 1.3조달러를 목표로 전 세계적 기후 투자를 확대하여 개도국의 기후 행동을 지원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민간부문을 포함한 모든 행위주체의 노력을 강조했다.2)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 국제탄소시장의 기반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이번 총회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주요 내용은 국가간 자발적 국제감축 협력사업(제6.2조) 및 국제감축실적(Internationally transferred mitigation outcome, ITMOs)의 허가절차, 당사국 보고내용의 불일치 식별 및 처리방안, 국제등록부 운영방법 및 추가 기능 등에 대한 추가적인 지침이 마련되었다. 또한, 파리협정 감독기구가 관리하는 6.4조 메커니즘 운영을 위한 배출 기준선 및 탄소제거 활동 범위에 대한 표준이 합의되었고 감축실적의 허가절차, 메커니즘 등록부 운영 방법 등 추가 지침이 완성되었다. 3. 지방외교의 필요성 일반적으로 외교 분야는 국방과 함께 국가 사무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방화(Localization)의 경향이 동시에 나타는 ‘世方化(Glocalization)’에서 보듯이, 오늘날의 외교주체는 중앙정부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동시에 역할을 수행하는 과제로 정립된지 오래이다.3) 지방외교는 지역적 수준에서 세부적으로 실질적인 협력을 가능하게 하여 중앙정부의 외교를 보완할 수 있고, 지방정부가 이러한 활동을 통해 투자 유치, 무역 증진, 관광 활성화 등을 추진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 재난관리, 지속가능한 개발 등 글로벌 이슈 해결에 기여 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신속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가를 초월해서 도시 간 국제적 연대가 점차 확산되면서 도시외교(city diplomacy)나 지방외교(local diplomacy)에 국내외 도시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국내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참여하면서 일반적인 용어이자 정책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4) 이러한 배경에서 제주특별자치도는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 분야의 지방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정책과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기반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탄소중립(Net-Zero) 비전을 선언하면서 국제협력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제주도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가 배경 제주특별자치도는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여 ‘카본프리 아일랜드5)’ 정책을 소개한 이후, 지속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1년에는 영국에서 개최된 COP26에 참석하여 P4G6) 에너지부문 최우수파트너십상을 수상하였고 이어 2023년 두바이, 2024년 바쿠에 참여하면서 제주도의 정책을 공유하고 국제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림 2. COP26, 글래스고(제주특별자치도 에너지부문 최우수파트너십상 수상)]  제주도는 섬 지역이라는 특성으로 발전, 송배전, 전력 판매 등에 있어 타지역과는 다른 별도의 전력계통 체계를 갖추고 있다. 부족 전력의 약 30% 정도를 초고압직류송전(HVDC; High-Voltage Direct Current)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2년부터 신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해 전국에서는 가장 높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19.2%(2022년 기준)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7)으로 송배전망 과부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강제로 발전을 중단하는 출력제어8) 빈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글로벌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원이 바로 ‘그린수소’이다. 제주도는 그린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제주도는 전국 최초로 ㎿급 그린수소 생산·저장 실증을 추진한 지자체로서 그린수소 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에너지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비전 제주도는 2024년 5월 1일 에너지대전환 비전선포식에서 2035년 제주지역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0’(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7기가와트(GW)이상, 그린수소 연 6만톤 이상 생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단계별로 무탄소사회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시나리오이다. 2035년 제주지역 탄소배출량은 총 600만 톤으로 추산되며, 다방면의 저감계획을 통해 상쇄해도 470만 톤의 탄소가 남아 순배출 ‘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로의 대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따라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7기가와트 규모로 확대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 이상으로 높이고, 그린수소는 6만 톤 이상을 생산해 기저 발전을 화력에서 수소로 100% 전환할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을 공유하고 실행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행사를 개최하고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24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에서는 주한대사관을 대표해 대사(대리대사) 및 해외 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탄소중립을 위한 글로벌 라운드테이블’ 등을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서 국가별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논의를 통해 2035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을 공유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림 3. 그린수소 글로벌 라운드테이블(2024)]9)  제주특별자치도 주요 활동 제주도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현장에 마련된 부대행사장에서 ‘2035 탄소중립’ 정책을 소개하는 다양한 국제기구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ICLEI)의 이마니 쿠말 부총재는 “제주도가 아시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탄소중립 계획과 지속가능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제주의 정책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제안하였고, 언더2연합 총회에서는 네허마트 카우르 이사가 제주도의 탄소중립 리더십을 지지하면서 언더2총회에서 제주도의 정책을 탄소중립 우수사례로 소개했다. 유럽기후재단이 주최한 ‘기후행동 추진을 위한 지방정부의 리더십’ 세션에서는 제주도의 기후위기 대응 이니셔티브와 국제협력 체계 구축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홍보관에서 개최한 ‘지방정부의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탄소중립 실천 방안 모색’이라는 제주세션에서 자연환경보전연맹(IUCN) 하스나 모우두르 동남아시아 위원은 제주도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나미비아 기후투자재단(EFI) 아리베브 대표는 에너지 분야 국제협력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그림 4. COP29, 바쿠(제주세션: 기후행동 추진을 위한 지방정부의 리더십)]  또한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는 2023년부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홍보관을 운영하면서 기술전시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선정되어 참여하고 있다. 기술전시는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기술을 소개하고 글로벌 탄소감축과 적응을 위한 협력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배경에서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실현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아일랜드 비전’을 주제로 제주 도심항공교통 가상현실(VR) 등 체험형 전시·홍보관을 운영하면서 많은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림 5. COP29. 한국홍보관내 제주 기술전시(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4. 마무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주요 결정사항은 정부대표단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당사국총회에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사국총회에 참여하는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당사국총회에 참여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이는 기후변화 문제가 환경, 경제, 사회, 건강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문과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는 실질적인 국제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국가간 협력, 공정성 추구, 기술적 해결방안 모색, 경제적 이해관계 등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 제주의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기반 에너지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정책은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 여부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선도적인 정책이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성 개선, 탄소 배출 감소 등 여러 분야에서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기술 공유와 혁신, 경제적 협력과 투자는 공정한 전환을 촉진하고 관련분야의 인재 양성과 신산업을 육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탄소중립 분야의 글로벌 역량과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탄소중립에 기여 할 수 있는 개도국과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인재 양성과 교류를 촉진하고, 에너지전환 분야 제주도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1) 최재철, 『기후협상일지』 (서울: 박영사, 2020). 2) UNFCCC, “COP29 UN Climate Conference Agrees to Triple Finance to Developing Countries, Protecting Lives and Livelihoods,” November 24, 2024, https://unfccc.int/news/cop29-un-climate-conference-agrees-to-triple-finance-to-developing-countries-protecting-lives-and. 3) 심익섭, “지방화시대를 선도할 지방외교의 역할과 방향,”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2009). 4) 고경민·장성호(2014). “제주특별자치도 사례를 중심으로 본 도시외교의 방향” 『대한정치학회보』 22(3). 5) 카본프리 아일랜드 정책은 2030년까지 제주도를 탄소 배출이 없는 섬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2012년 5월, 제주도에서 발표한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자동차 보급, 에너지 수요 관리, 에너지 융복합 신산업 육성 등 네 가지 주요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6) P4G;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P4G는 녹색경제 관련 5대 중점분야(식량•농업, 물,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에서 민관협력을 촉진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파리협정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체로 현재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세계자원연구소(WRI, World Resources Institute)에 사무국을 두고, 한국, 덴마크, 네덜란드, 멕시코, 베트남, 에티오피아, 칠레, 케냐, 콜롬비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12개국 정부와 도시기후리더십그룹(C40),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세계자원연구소(WRI, World Resources Institute), 국제금융공사(IFC,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등 국제기구/협의체, 민간기업, 시민사회가 참여(https://p4gpartnerships.org). 7) 신재생에너지 간헐성(Intermittency of Renewable Energy)은 신재생에너지원, 즉 태양광, 풍력, 수력 등과 같은 자연 에너지원이 일정하지 않거나 불규칙하게 생산되는 특성을 의미하며 이는 일정한 양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문제를 발생시킨다. 8) 출력제어(Generation Control)는 전력 시스템에서 발전기의 출력을 조정하여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과정으로 전력망에 과부하나 불안정을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 9) 그린수소 글로벌 라운드테이블(24.6.17.)에는 고윤주 제주도 국제관계대사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안넨 카리 한센 오빈 주한노르웨이 대사, 스벤 올링 주한덴마크 대사, 아밋 쿠마르 주한인도 대사, 개러스 위어 주한영국 대리대사, 오니 얄링크 주한네덜란드 대리대사, 플로렌스 로-리 미국 글로벌전략경영원 원장이 패널로 참석하였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서광용 (제주도청 미래성장과 주무관)  現 제주특별자치도 미래성장과 주무관.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박사학위 취득. 관심분야는 에너지 국제협력, 지방외교, 저탄소관광, 관광커먼즈, 환경경영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저탄소 관광목적지 환경경영 모델(제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관광커먼즈 기반 생태관광 추진에 관한 구술사(2023, 관광연구저널), 지속가능한 관광커먼즈 관리 모델에 관한 연구(2024, 관광연구저널) 등이 있다.
  • [JPI PeaceNet] 제17차 서울 ODA국제회의와 한국의 국제적 책무
    저자
    문경연 (전북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발간호
    2024-13
    [기획자 註]  2007년부터 시작된 서울 ODA국제회의는 세계 각국의 전문가, 학자, 정책 입안자들이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 지식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대표적인 국제 플랫폼으로서, 제17차 서울 ODA국제회의는 지난 9월 4일,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협력이라는 대주제로 개최되었다. 이에 본고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들을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이 지닌 국제적 책무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연구실장(djpark@jpi.or.kr)] 들어가며 올해로 17차를 맞은 서울 ODA국제회의는 지난 9월 4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을 주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서울 ODA국제회의는 외교부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KOICA가 진행하는 국제개발협력 분야 국제회의로서, 올해 회의는 제1세션 ‘미래세대를 위한 전략과 정책’, 제2세션 ‘미래 세대를 위한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적 모델’ 그리고 제3세션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희망과 도전’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각 세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을 소개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이번 제17차 서울 ODA국제회의의 함의를 도출해보고자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전략과 정책 제1세션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키르시 마디(Kirsi Madi) 유엔사무차장보(UN Assistant Secretary-General) 및 유엔여성기구 부총재(UN Women Deputy Executive Director)는 지속가능한 미래, 특히 지속가능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 이행에 있어 젠더적 관점에서 양성평등 문제와 세대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구체적으로, ‘성평등 달성’에 관한 5번째 SDG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채택한 젠더 관련 이니셔티브의 확산 및 이행에 있어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하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삿빈더 싱(Satvinder Singh) ASEAN 경제사무차장(Deputy Secretary-General of ASEAN for ASEAN Economic Community)은 한-ASEAN 협력을 소개하면서, 양측간 협력의 양과 질이 비약적으로 확대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ASEAN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술, 지식, 재원이 부족한 실정임을 토로하였다. 특히 ASEAN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녹색성장(Green Growth) 분야 투자는 2023년 63억 달러로 증가하였으나, 이는 2030년까지 녹색전환(Green Transformation)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1.5조 달러에 턱없이 모자란 실적이라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싱 사무차장은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Adjustment Mechanism, CBAM) 도입과 함께 ASEAN 국가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마련 및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끝으로 국립외교원 송지선 교수는 SDGs 이행에 있어 우리 정부의 전략과 과제를 소개하였다. 특히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이하 ODA)를 국가안보 전략의 일환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하여 추진하고자 하는 최근 동향에 대한 소개와 함께, 청년세대의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참여를 증진하기 위한 정책/제도적 고민을 소개하였다. 한국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제개발협력에서 젠더 관련 ODA 사업의 활성화를 천명하였고, 이러한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별 협력 및 국제기구 협력사업들을 발굴 및 추진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 등 외교전략 기반 ODA 사업 전략이 채택되면서 젠더 관련 어젠다는 모든 ODA 사업 심의시 일상적으로 고려되는 형식적인 체크 항목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개발도상국에서 양성평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슈이며, 여전히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ODA를 과도하게 외교 및 안보전략과 연계하면서 매몰되어 버린 젠더, 인권. 청년과 같은 어젠다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1세션에서 상기시켜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채택함과 동시에 한-아세안 협력기금(ASEAN-ROK Cooperation Fund, 이하 AKCF) 확대를 선언하면서 AKCF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이 때 대두되었던 이슈 중 하나는 AKCF의 집행 효율성을 위한 추진체계의 개편이다. AKCF가 ODA 분야뿐만 아니라 비ODA 분야의 지원을 포괄한다고 할 때, 최소한 ODA 영역에 있어서 사업의 발굴, 집행, 평가에 있어서 전문성을 제고하고 관련 ODA 기관과 어떠한 협업구조를 갖추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여 전략’과 관련하여, 지난 해 윤석열 정부는 2022년에 4조 7,771억원이었던 ODA 예산을 2024년에 31.3% 증액하여 6조 2,629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발표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2024년 한국 ODA예산의 1인당 국민 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GNI) 대비 비율(ODA/GNI)은 약 0.18%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 국가들의 평균인 0.3%을 여전히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2025년에도 ODA 예산을 전년도 대비 8.5% 증액한 6조 7,972억원으로 확대하면서 SDGs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됨으로써 한국이 세계 경제순위 10위권에 걸맞는 원조 공여국으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 다만, ODA 추진의 철학과 가치가 외교, 안보, 경제 국익과 지나치게 연계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을 인지해야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송지선 교수의 주장처럼, ODA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한편, 미래세대의 중심인 청년들이 ODA 사업의 발굴 및 집행, 관련정책 수립과정에의 참여, 지속가능한 ODA 생태계 조성을 통한 청년의 좋은 일자리 창출 등 포용적 ODA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여러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국제개발협력의 혁신적 모델 두 번째 세션의 첫 발제자로 나선 리테쉬 타카르(Ritesh Thakkar) 컨버전스(Convergence) 상임 고문 및 아시아태평양 지부장(Senior Advisor for the Asia Pacific region)은 SDGs 이행에 필요한 비용을 5조 달러로 추정하는 한편, 실제 20%에 해당하는 1조 달러만 동원되어 4조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하였다. 타카르 지부장은 또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FDI)는 수요의 2% 수준인 1,000억 달러에 머물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재원의 발굴 및 투자를 저해하는 개발도상국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지적하였다. 타카르 지부장은 이러한 장벽을 넘는 방안으로써 ODA와 같은 공적금융(Public and Philanthropic Funders)이 민간재원(Private Capital)의 동원에 기여할 수 있는 혼합금융(Blended Finance)의 확대를 주장하였다. 특히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공여국의 ODA 자금 중 이러한 혼합금융 방식과 같은 혁신적 개발 재원 동원에 사용된 재원이 전체 예산의 2~4%에 그친다고 지적하며 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Mohamed Abdel-Kader)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수석 혁신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는 USAID의 혁신·기술·연구(Innovation, Technology, Research, ITR)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며, 혁신 기술의 개발을 위한 연구가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였다. 한편, 제2세션의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대런 카자마(Darren Karjama)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 전략적 관계 담당 책임자(Partnerships and Outreach Specialist)는 기후변화 대응을 재원 개발의 필요성과 함께 위한 GCF의 다양하고 혁신적인 사업들을 소개하였다. 한국의 경우, KOICA는 혁신적 개발 재원의 발굴, 혼합금융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대외경제협력기금(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 EDCF)를 집행하는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지난 2023년 10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가 지분투자 등 민간지원수단(Private Sector Instruments, PSI)의 ODA 보고 기준을 승인하자 이를 빠르게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SI 역시 개발 재원 논의의 핵심 이슈로서, SDGs의 이행을 위한 자금을 각국의 세금에 기반한 ODA에 의존하는 기존 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대출·보증·지분투자 등 민간부문 지원 금융수단을 ODA로 인정하는 방안을 일컫는다. 특히, 개발도상국 경제, 사회개발을 위한 인프라 개발에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EDCF의 성격상, 혼합금융 및 민관협력(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한국수출입은행의 노력이 과거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국제빈곤퇴치기금 폐지에 관한 최근 정부의 발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국제사회는 한국이 혁신적 개발 재원으로서, 국제선 항공권 구매시 일정 금액을 부과하여 이를 통해 조성된 재원을 KOICA가 빈곤퇴치 활동에 활용해 온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 하지만 국제빈곤퇴치기금은 최근 기금평가위원회의 폐지 권고를 받았고,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결정이 평가위원회의 기계적 평가가 불러온 결과가 아닌지, 그리고 기금운용기관인 KOICA가 국제빈곤퇴치기금의 혁신적 성격과 의미를 제대로 어필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이 유치하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GCF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GGGI) 등 기후변화 대응 및 개발재원 마련에 관한 국제기구의 중요성과 파급력은 향후 세계은행(World Bank)과 아시아인프라개발투자은행(AIIB) 마저도 능가 할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분담금을 증액하거나 혹은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등 이러한 국제기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의 개발과 적용을 체계적으로 모색할 연구 기능의 부재도 개선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의 ODA 예산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6조 5,000억원에 육박하지만 관련 전담 연구 기능은 전무한 실정이다. ODA 정책, 전략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혁신적 기술의 개발과 보급, 관련 논의 동향을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국제사회에 국제개발 어젠다와 이슈, 이니셔티브를 선도적으로 제시할 정책연구기관의 출범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희망과 도전 미래 세대로서 제3세션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모리셔스 대학(University of Mauritius)의 케네스 마후니 학생은 개발도상국의 미래 세대가 갖고 있는 특징을 사실적으로 분석하였다. 발표 내용을 보면 한국, 그리고 나아가 세계 여러 공여국의 미래 세대와 별반 차이가 없었고, 이는 IT 혁명에 따른 변화의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리적 환경에는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인터넷 보급의 확산과 함께, 서방 국가들은 물론 개발도상국들의 다양한 문화, 사상, 아이디어, 정보가 빠르게 개발도상국의 청년들에게 전달됨으로써 앞으로 공여국과 개발도상국의 국민들간의 공감대와 접점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두 번째 발제자인 우이셰마 에메 베다스테 르완다 교육부 ICT 활용 교육 담당관이 강조한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였는데, 이 문제도 역시 개발 협력이 풀어야 할 과제로서 함의를 지닌다. 양질의 노동력 제공을 위한 교육도 중요하고, 이들이 일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박준우 유엔개발계획(UNDP) DR콩고 사무소장의 발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준우 소장은 개발도상국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그들의 곁에서 지지자가 되어주고, 발전의 과정에서 대두되는 복합적 장애물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박준우 소장은 또한 정치적 안정 및 평화, 인도적 문제의 해결과 지속가능한 발전 요소가 연계된 접근, 그리고, ‘인도적 지원-발전-평화 넥서스(Humanitarian-Development-Peace (HDP) Nexus)’ 등을 포함한 통합적 접근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제3세션의 발표 내용과 관련하여, 중국이 경제 및 사회 인프라 개발을 적극 앞세우고 개발도상국이 이를 나름 환영하고 있는 현상에 빗대어 보았을 때,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공여국들이 왜 그 동안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발에 미온적이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식 원조 모델이 환영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순적 사례들이 발견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기존 서구 중심의 기존 공여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도 잘 분석하여 그 결과를 정책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은 EDCF를 중심으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개발 사업에 집중하여 왔으나,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EDCF 해외사업 참여에 미온적인 점을 잘 살펴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EDCF 사업이 해외 인프라 건설 사업이 아닌 다른 형태로 어떻게 업그레이드되고 변화할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이를 반영한 선제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노동력 생산을 위한 교육,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사실 ODA 사업 자체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에 반해 FDI 프로젝트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FDI는 까다로운 투자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택받은 소수의 국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양질의 교육, 그리고 이 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두 수레 바퀴를 온전히 가동시키는 방법은 결국 긴밀한 민관협력만이 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역시도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에서 정부와 시민 사회 등 모든 참여자들이 지속적이고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요구된다. 맺으며 제17차 서울 ODA국제회의의 살펴보면서 그 의미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은 명실공히 원조규모상으로 세계 15위의 공여국으로 성장하였다. 이 회의를 기획한 KOICA는 1조원 이상을 원조 예산을 집행하는 무상원조 전담기관이다. 즉, 한국의 원조를 대표하는 기관이 기획하여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학술적, 정책적 논의를 모색하는 국제회의가 단 3개의 세션과 9명의 국내외 발표자에 불과했다는 점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서울 ODA국제회의를 확대 및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ODA에 관한 활발한 논의를 가능케 함으로써 기존 ODA 사업들의 문제점과 한계를 발견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동북아시아 지역협력의 관점에서도 유의미한 노력이다. 일례로, 지난 수년간 일대일로(一带一路)만 강조해온 것과 달리, 중국은 최근 ODA 관련 민간학술회의에 참석하여 나름의 대안적 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AIIB, AIIB)과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NDB)의 운영, 그리고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의 정교화 등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대안적 패러다임 제시를 위해 중국이 어느 정도까지 고민하고 있는지 묻고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국의 대안적 발전 모델이 지닌 문제점들을 지적하기도 하고, 때로는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하면서 국제시민의 안녕과 번영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한 올바른 방법을 모색해나갈 수 있다. 한편,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이라는 대주제에 맞게 세계 각국의 미래 청년세대로 기획된 점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한 국제개발협력의 특징과 잘 부합한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개최될 18차 서울 ODA국제회의는 더 많은 다양한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국제기구, 지역기구, 그리고 국제NGO등 다양한 행위자 등이 모여 다양한 분야(thematic issues and sectors)에서 국제개발 협력이 직면한 도전과제와 딜레마를 논의하고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할 미래를 모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문경연 (전북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現 전북대학교 글로벌융합대학원 학장, 국제인문사회학부 교수, Cranfield University에서 국제개발학 박사학위 취득. 관심분야는 국제개발협력 규범, 평가, 정책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A Study on the Correlation Between Sanctions and Humanitarian Situation: Did Sanctions Lead to the Crisis in North Korea?” (Pacific Focus), “Enhancing Digital Education Inclusiveness in Uzbekistan” (슬라브연구), “Foreign Relations Between Kazakhstan and South Korea from the Perspective of Public Diplomacy” (세계지역연구논총), “The influence of South Korean NGO on State Aid Policy” (Asian Perspective), 『지방정부의 국제개발협력과 공공외교』 (오름출판사),『국제개발: 사회경제이론, 유산, 전략(번역서)』 (명인문화사) 등이 있음.
  • [JPI PeaceNet] 미국의 일반패권국화와 중국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
    저자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
    발간호
    2024-12
    [기획자 註] 최근 불안정한 국제질서를 논의할 때 많은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권위주의적인 현상변경국(authoritarian revisionist states)’에 의한 외부로부터의 도전에 주목한다. 하지만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패권국 역할에 대한 미국과 미국민들의 인식 변화 또한 기존 자유주의적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점차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으로 변화하는 미국의 모습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중국의 대외 전략을 살펴봄으로써 정책적 함의를 도출해보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djpark@jpi.or.kr)] 1. 들어가며: 2024년 미국 대선과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동요 2024년 11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기치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미국 정치 무대에 복귀하였다. 주요 언론들의 예상과 달리, 그는 주요 격전지에서 모두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을 이끌었다. 선거 유세 중 트럼프는 추가적인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를 탈퇴할 것이라고 공약하며 우방국들을 불안에 떨게 하였다. 무역장벽을 쌓고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공약으로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들기도 하였다.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 동요하고 있다. 2024년 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3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과거에는 세계의 모범적 민주주의 국가였으나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40퍼센트에 달했다. 이러한 인식을 가진 미국인들의 비율은 더욱 높아, 72퍼센트의 미국인들이 미국이 더 이상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답했다.1) 이러한 변화는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냉전의 해체가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승리와 이념적 진화의 종언을 지시할 것이라는 낙관적 예측과 달리, 2) 최근 국제적으로 민주주의는 오히려 쇠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990년 이후 40여 개 국가가 “민주주의의 퇴보(democratic backsliding)”를 경험하였다.3) 그러는 동안 유럽에서는 극우세력이 약진하였으며, 러시아나 중국,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은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민주주의, 인권, 법치, 자유무역 등에 기초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도전을 받고 있는 국면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미국의 인식 변화를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가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또한, 미국의 대외정책 조정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대응 및 이를 통한 국제질서 재편 시도를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이를 토대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2.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기원과 적법한 패권국으로서의 미국 국제정치에서 패권(hegemony)의 획득은 일반적으로 물질적 요소(하부구조)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패권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선 비물질적 요소(상부구조)도 중요하다.4) 즉, 군사력과 경제력 등 물리적 힘(power)을 통해 획득한 패권의 안정적 유지와 운용을 위해선 타국으로부터 그 패권적 지위에 대한 적법성(legitimacy)을 인정 받을 필요가 있다.5) 적법성이 부여된 힘은 권위(authority)로 전환된다.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의 성격은 그 패권적 지위의 적법성 인정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해,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가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얻으면, 패권국의 지위에는 적법성이 부여되는 반면, 국제사회가 패권국이 구축한 국제질서 수용을 거부하면 반패권 연합(anti-hegemonic coalition)이 출현하여 패권적 지위가 도전받게 된다. 과거 여러 대전쟁(great war)에서 승리한 패권국들은 힘의 비대칭을 이용하여 새로운 전후 국제 질서(postbellum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곤 했다. 미국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이후 다른 강대국과의 힘의 불균형을 적극 활용하여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국제질서를 구축하였다. 자유주의, 법치, 인도주의, 민주주의 등 상호호혜적인 규범(norms)이 근간을 이루는 자유주의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가 탄생한 것이다. 이 새로운 국제질서는 과거 존재했던 다른 질서들보다 월등히 더 입헌적(constitutional)인 경향을 보인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가들 간의 상호호혜성이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 of reciprocity)되었으며,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들은 스스로 이러한 제도의 제약을 수용하여 자의적 힘의 행사를 자제하였다. 미국은 그동안 글로벌 공공재(global public goods)를 제공함으로써 상호호혜적 질서를 유지하였고, 과거 적대적 관계에 있던 패전국들 역시도 새로운 질서에 편입되었다.6) 그 결과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적법성을 부여받았으며, 미국은 “자유주의적 리바이어던(Liberal Leviathan)”으로 부상하였다.7) 이는 탈냉전 시기 미국의 패권 유지 가능성에 대한 각종 부정적 관측에도 불구하고,8) 오늘날까지 미국 패권의 유지를 가능케 한 중요한 요인이다. 그동안 미국은 “적법한 패권국(legitimate hegemon)”이었다. 3.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으로 현재 미국은 여전히 패권국이다. 그동안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지지해 온 다섯 가지 기둥(▴지리 ▴인구(demography) ▴달러 기축통화 ▴에너지 ▴군사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패권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미국인들의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9) 더 이상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하고 미국적 이상(American ideals)을 퍼뜨리기 위해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 미국인들이 점차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일시적 단극 시기(unipolar moment) 동안 반복된 대외정책 실패10),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미국 내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의 대두 및 정치 양극화 확대11)에 따라 지속적으로 심화되었다. 결국 과거 공화당과 민주당 간에 초당적으로 공유되던 이른바 “자유주의적 합의(liberal consensus)”가 붕괴되었고,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게 되었다.12) 한편 이는 트럼피즘(Trumpism)의 부상과 맞물리면서 현재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예외주의”를 대체해 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 하에서, 미국의 대외적 국력 투사는 점차 축소될 전망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자유주의적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 가치를 지닌 네오콘 성향의 “어른들(Adults in the room)”이 트럼프의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에 제동을 걸었지만, 2기 행정부에는 이들이 정책결정과정에서 부재할 것으로 전망되어 미국 우선주의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패권의 적법성이 많은 부분 자유주의적 가치수호 노력과 이를 위한 개입과 관여에 기반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우선주의 기조의 강화는 미국 패권의 적법성 약화를 의미한다. 미국이 적법한 패권국에서 “일반 패권국(conventional hegemon)”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패권국이 된 미국은 상호호혜적 규범에 근거한 현행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보다 종래 다른 패권국들과 마찬가지로 편협하게 정의된(narrowly defined) 자국의 이해관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13) 이에 따라 국제질서의 입헌성 및 상호호혜성은 점차 희석되고, 무정부성(anarchical nature)은 차츰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 미국이 자유주의적 패권국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함으로써 국제위기의 빈도가 증가하는, 이른바 ‘킨들버거의 함정(Kindleberger Trap)’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14) 요약하면, 미국 패권의 적법성은 자유주의 국제질서 유지에 대한 미국의 기여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를 약화시키는 미국 우선주의 독트린의 지속은 미국 패권의 안정성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4. 중국의 국제정세 변화 인식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국은 현재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2017년 12월 해외 주재 외교관들을 접견하여, 국제정세의 변동을 언급하며 “100년간 없던 대변혁(百年未有之大变局)”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15)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 유지를 소홀히 하는 일시적 대공위기(interregnum)는 중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기회 시기(重要战略机遇期)”를 제공하고있다.16) “전략적 기회 시기”를 맞이한 중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은 미국이 더욱 편협하게 정의된 자국 이익만을 추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미국 패권의 적법성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중국이 지속적인 부상을 통해 미국의 “일시적 단극 시기”를 조기 종언시키고 다극적 국제질서(multipolar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필수적 단계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은 단기적으로 미국을 도발하기보다 미국과의 장기적전략경쟁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양상은 공산당이 국공내전 시기부터 발전시켜온 “통일전선(统一战线)” 전술과 유사하다. 구체적으로, 통일전선 전술의 핵심 내용은 ▴주적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잠재적 협력세력과 연대하며 ▴적대 세력 내부의 분열을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국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중국의 정책 및 담론의 변화를 관찰하며 “전략적 기회 시기”를 맞이한 중국의 구체적인 대외정책 방향은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방지하고 ▴미국과 그 우방국 간의 간극을 확대하고 ▴수정주의 국가들과 느슨한 협조 체제를 형성하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한다. 5. 중국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 1) 중국의 대응 I: 미국과의 직접 충돌 방지 및 핵전력 강화 중국은 미국에 대해 군사적으로 여전히 열세에 있는바, 미국과의 충돌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사가 없다”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17) 또한 미중 간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은 필연적이지 않으며 양국이 “신형대국관계(新型大国关系)”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18) 또한 중국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하고 있다.19)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목도하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양안 충돌을 대리전(proxy war)으로 이용하여 중국의 힘을 소모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0) 물론 중국도 자신들의 우호적 메시지를 미국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 이에 중국은 미중 간의 충돌을 억지하기 위해 핵전략을 대폭 수정하였다. 냉전 시기부터 중국은 200여 기의 핵탄두만을 보유하고 그 이상으로 핵전력을 증강하지 않는 이른바 최소 억지(minimum deterrence) 태세를 유지해왔다.21) 심지어 2000년대 이후 미국의 군사 과학기술 발전 과 중국의 핵기술 발전 정체로 인해 미국의 1차 타격 후 중국의 핵전력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22) 중국은 2020년 무렵까지 최소 억지전략을 유지해왔다.23)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최근 핵전략을 대폭 조정하였다.24) 해상 및 공중 기반 핵전력을 증강하고 육상 기반 ICBM 전력의 생존 능력과 돌파력을 강화하여 2차 타격 능력에 기반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유지하고자 노력 중이다.25) 특히 지난 2024년 9월, 중국은 44년만에 이례적으로 태평양 공해상으로 대륙간탄도 미사일(ICBM)을 실험 발사하였다. 해당 ICBM은 최대 사거리 12,000-15,000km의 DF-41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본토에 대한 중국의 직접 타격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양국 간 충돌을 억지하고자 하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26) 2024년에 잇달아 발생한 로켓군 간부의 숙청 또한 핵전력 강화 필요성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느끼는 긴박감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2) 중국의 대응 II: 자유주의 진영 약화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필연적으로 미국의 우방국과의 갈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여긴다. 미국의 우방국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중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 우방국들이 중국에 지닌 전략적 가치는 오히려 제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이 EU와 일본, 한국 등 미국의 핵심 우방국들과의 갈등으로 확대되어 반중 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점에서 미국 우방국들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중국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무기이다. 중국은 이를 활용하여 미국과 우방국들 사이 간극을 확대하는 이른바 “쐐기전략(wedge strategy)”을 구사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무기의 효용을 더 제고하기 위해 중국은 미국 우방국들의 대중국 의존도는 점진적으로 높여나가는 한편 자국의 대외의존도는 , 감소시키는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27)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신질생산력(新质生产力)의 발전 전략 역시도 유사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미국의 우방국들이 그동안 미국이 제공해온 글로벌 공공재에 크게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commitment) 축소 역시도 중국의 쐐기전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중국은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기존 자유주의국제질서 규범 중 자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요소들(▴일방주의 반대 ▴보호주의 반대 ▴'윈윈(共贏)' 발전 주창 ▴자유무역 수호 ▴다자주의 옹호 ▴주권평등 등)을 적극 주창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자유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한편, 미국의 우방국들이 미국의 공급망 재편이나 경제 문제의 안보화(securitization) 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상기 맥락에서 시진핑 주석은 2024년에 주요 미국 우방국들과 실시한 정상회담에서 지속적으로 자유무역 수호와 공급망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28) 코로나 국면에 심화된 중국의 전랑외교(战狼外交)는 美우방국들과의 관계를 대폭 악화시킨 바 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중국은 대외정책을 대폭 수정하여,29) 세계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외교적 조치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30) 3) 중국의 대응 III: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이란 핵합의(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의 파기, 그리고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파행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 이란, 그리고 북한 등을 주축으로 반미 협력이 전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들 국가들 간에도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미국의 영향력 약화라는 단일 목표는 이들 간의 이해관계 불일치를 상쇄하고 있다.31) 이른바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Loose Concert of Revisionist Powers)”를 형성된 것이다. 중국은 “느슨한 수정주의 협조 체제”를 통해 대만 문제나 위구르 인권 문제 등 핵심 민감 사안에서 중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주요 우방국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이 중국 견제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저지하는 효과를 누리고자 한다.32) 그렇지만 중국은 이들 국가들과 표면적으로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느슨한 수준의 협력만을 지속하고 있다.33) 중국과 여타 수정주의 국가들간 이와 같은 느슨한 형태의 협력은 ▴냉전식의 명확한 진영 대립의 출현을 방지하고 ▴이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추궁을 차단하며 ▴ 미국 우방국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한다는 판단에 기반 한 것으로 추정된다.34) 동시에, 이와 같은 느슨한 협력은 미국에게 전략적 딜레마를 야기한다는 점에서도 중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이란은 잠재적 핵보유국이다. 이들 국가들은 각 지역마다 개별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안보 위협을 야기하여, 역내 국가들이 미국의 안보 공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 북한, 이란을 견제하는 데에 과도하게 자원을 투입할 경우 “과대팽창(overreach)”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반면, 미국이 여타 수정주의 국가들에 대한 견제를 포기하고 대중국 압박에만 집중할 경우, EU, 일본/한국,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 우방국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것이다. 미국이 향후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바탕으로 “전략적 수축(strategic retrenchment)”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이와 같은 ”과대팽창방지”와 “대미 신뢰도 유지”간 발생하는 딜레마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4) 중국의 대응 IV: 글로벌 사우스의 지지 확보 한편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대상으로 영향력 확대를 적극 도모하고 있다. 냉전 시기 “제3세계”로 불리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대다수는 제국주의 침탈과 식민 지배를 경험한 바 있어 반서구 정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중국은 과거 냉전 시기부터 제3세계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왔다.35) 그렇지만 과거 “제3세계”와 차별되는 특징으로, 오늘날 글로벌 사우스는 ▴ “나머지의 부상(Rise of the Rest)”으로 대변되는 경제적 부상을 경험하였으며36) ▴이 과정에서 세계화의 수혜를 입었고 ▴미국과 서방이 기억하는 “긴 평화(long peace)” 대신 다수의 대리전과 내전을 경험하였으며 ▴이로 인해 대체로 강대국 정치에 대한 반감을 보유하고 마니교적(Manichaean) 선악 구분을 거부한다는 특징을 지닌다.37) 이러한 관점에서 글로벌 사우스는 경제적 성장을 바탕으로 강대국 “ 정치에 적극적으로 불만를 제기하는 제3세계”로 정의 가능하다. 이는 중국에게 유리한 전략적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중국은 이러한 전략적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맹주로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38) 동시에,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다른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하고자 한다. 중국식 대안 국제질서는 ▴주권의 절대성 ▴UN헌장과 국제적 합의에 기반한 안보 ▴각국의 여건에 기반한 인권 ▴좋은 거버넌스로서의 민주주의 ▴정치적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서의 경제발전 ▴대안 기축통화의 사용 ▴국제관계의 민주화 등이 핵심 요소이다. 그리고 중국은 이에 기반한 다극적 국제질서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39) 현재 중국은 이러한 목표를 위해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인류운명공동체(人类命运共同体)”를 제시하고40) 그 각론으로서 글로벌개발구상(GDI), 글로벌안보구상(GSI), 글로벌문명구상(GCI)도 전파하고 있다.41) 이는 국공내전 당시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农村包围城市)”했던 공산당의 전술과 유사한 양상이기도 하다. 과거 국공내전 시기 중국공산당이 공산주의적 이상사회를 제시함으로써 농촌 인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었다면, 현재 중국은 인류문명공동체에 기반한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사우스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산당이 제시했던 공산주의 이상이 실제 구현되지 못했듯이, 중국의 대안적 국제질서가 과연 실현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주도한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반감을 갖고 있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중 일부가 중국이 제시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에 호응하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여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이미 중국의 “인류운명공동체” 담론을 수용하였고, GDI, GSI, GCI 담론 수용 국가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이미 다수의 글로벌 사우스로부터의 지지를 확보 한 것으로 평가된다.42) 6.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미국 우선주의는 오늘날 미국 대외정책의 큰 추세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외적 영향력 투사 축소는 한동안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과 중국 간의 국력 차이는 여전히 극명하여 미국 패권의 물질적 토대가 여전히 온전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의 관측과 달리 미국 우선주의 부상이 미국 패권의 즉각적 쇠퇴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미국 패권의 적법성 약화와 이로 인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동요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향후 국제질서의 자유주의적 상호호혜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이 축소됨에 따라, 다자주의 국제규범에 대한 신뢰가 감소하고, 자유주의적 가치가 도전을 받으며, 동맹국과 우방국들 간의 협력 체제가 약화되고, 국제정치의 무정부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미국의 일반 패권국화는 우방국의 국가이익에 대한 미국의 배려 감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국의 우방국들이 “자력구제”를 추구하거나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는 빈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1970년대 미국은 한 차례 일방주의적 전략적 수축을 단행한 적이 있다. 1968년 당시, 올해 실시된 미국 대선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국내 인플레이션의 압박 속에서 대외적인 역할 축소를 주장하는 후보가 승리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 전반에 걸쳐 미국은 우방국들의 이해관계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남베트남 철군 ▴태국 철군 ▴주한미군 감축 ▴주일미군 감축 ▴방글라데시 대학살 묵인 ▴대만 단교 ▴중국 수교 등의 정책을 단행하였다. 당시의 경험은 한국이 미국의 극단적 일방주의 노선에 대비하여 과도하게 이념주의적인 대외정책이 실시되거나 각종 현안들이 지나치게 안보화(securitization)되는 것을 지양해야 함을 시사한다. 한편, 중국은 현재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동요를 도모하고 대안적 국제질서를 제시함으로써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는 중이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현재 역량은 제한적이나, 국가수와 인구 규모가 상당한바 글로벌 사우스 내 중국의 영향력이 지속 확대될 경우 중국식 대안 국제질서에 대한 지지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중국이 다극적 국제질서 구축을 넘어 자국 주도의 국제질서 구축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실제 과거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sinocentric international order)를 구축하고 운용한바있다. 그 속에서 한국의 자주성(autonomy)은 크게 제약되었고 자발적 “중화(sinicization)”를 통해 생존 공간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한국에게 두 가지 전략적 선택지를 제시한다. 한 가지 선택지는 미국이 흥미를 잃어가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를 위해, 현행 국제질서의 대표적 수혜국이자 자유주의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이 여타 유사입장국들(like-minded countries)과 함께 더 큰 역할 수행하는 것이다. 이른바 가치외교 노선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한국 우선주의(Korea first)”를 기조로 탈이념화된 외교를 추구하는 것이다. 실용주의 외교 노선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상기 두 가지 선택지 중 한국의 선택은 미국의 대외정책과 연동될 필요가 있다. 향후 미국 내 자유주의적 합의가 조속히 재건되고 미국의 전략적 수축이 조기에 종료된다면, 한국이 일정 기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를 위해 더 큰 역할을 맡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미국의 일반패권국화가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이 갖고 있는 국가 역량의 한계를 고려할 때, 가치 외교는 그 지속성이 담보되기 어려울 것이며 실용주의 외교 노선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1) Janell Fetterolf and Sofia Hernandez Ramones, “72% of Americans Say the U.S. Used to be a Good Example of Democracy, but isn’t Anymore,” Pew Research Center, July 10, 2024,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4/07/10/72-of-americans-say-the-us-used-to-be-a-good-example-of-democracy-but-isnt-anymore/. 2) Francis Fukuyama, “The End of History?” The National Interest, No. 16 (Summer 1989), pp. 3-18. 3) James Dean, Cornell Chronicle, “Democratic Decline a Global Phenomenon, even in Wealthy Nations,” Cornell Chrinicle, January 17, 2024, https://news.cornell.edu/stories/2024/01/democratic-decline-global-phenomenon-even-wealthy-nations. 4) Antonio Gramsci, Selections from the Prison Notebooks (New York, International Publishers, 1971). 5) Robert O. Keohane, After Hegemony: Cooperation and Discord in the World Political Economy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p. 45; Robert Gilpin, The Political Economy of International Relations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7), p. 73. 6) G. John Ikenberry, After Victory: Institutions, Strategic Restraint and the Rebuilding of Order after Major Wars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1). 7) G. John Ikenberry, Liberal Leviathan: The Origins, Crisis, and Transformation of the American World Order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1). 8) John Mearsheimer, “Back to the Future: Instability of Europe after the Cold War,” International Security, Vol. 15, No. 3 (Summer 1990), pp.5–57; Christopher Layne, “The Unipolar Illusion: Why New Great Powers Will Arise,” International Security, Vol. 17, No. 4 (Spring 1993), pp.5–51; Kenneth N. Waltz, "The Emerging Structure of International Politics," International Security, Vol. 18, No. 2 (Fall 1994), pp. 44-79. 9)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미국을 “자기의심의 초강대국(self-doubting superpower)”라고 명명하며, 여전히 우월한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Fareed Zakaria, “The Self-Doubting Superpower: America Shouldn’t Give Up on the World It Made,” Foreign Affairs, Vol. 103, No. 1 (January/February 2024), pp. 38-54. 10) ▴소말리아(’93) 내전 개입 실패 ▴9/11테러와 아프간 전쟁 및 이라크 전쟁 실패 ▴아랍의 봄 대응 실패(리비아 안정화 실패와 시리아 내전 불개입) 등이 그 사례이다. 11)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2022년 조사 결과, 미국은 한국과 함께 19개 조사대상국 중 가장 양극화가 심각한 국가로 나타났다. Laura Silver, “Most across 19 countries see strong partisan conflicts in their society, especially in South Korea and the U.S.,” Pew Research Center, November 16, 2022,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2/11/16/most-across-19-countries-see-strong-partisan-conflicts-in-their-society-especially-in-south-korea-and-the-u-s/. 12) Jean M. Twenge, “The Death of American Exceptionalism,” The Atlantic, October 25, 2024, https://www.theatlantic.com/ideas/archive/2024/10/youth-democracy-united-states-unique/680344/; Daniel W. Drezner, “The End of American Exceptionalism,” Foreign Affairs, November 12,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united-states/end-american-exceptionalism. 13) Hal Brands, “An “America First” World,” Foreign Affairs, May 27,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united-states/america-first-world-trump. 14) 찰스 킨들버거(Charles Kindleberger)는 과거 영국의 리더십 축소와 미국의 리더십 未성장으로 인한 지도력의 공백이 대공황을 초래하였다는 분석을 제시하였다. Charles P. Kindleberger, The World in Depression, 1929–1939 (Berkeley and LosAngele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73). 이러한 관점은 패권의 부재가 국제질서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패권안정론(hegemonic stability theory)과 “킨들버거의 함정” 개념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였다. Robert Gilpin, War and Change in International Politic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1); Joseph S. Nye, “The Kindle-berger trap,” Project Syndicate, January 9, 2017, https://www.belfercenter.org/publication/kindleberger-trap. 15) 人民日报:《习近平接见二〇一七年度驻外使节工作会议与会使节并发表重要讲话》,2017年12月29日,第1版. 이후 2018년 6월 중앙외사공작회의나 2021년 7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 등에서도 동일한 표현을 반복하였다. 人民日报:《坚持以新时代中国特色社会主义外交思想为指导,努力开创中国特色大国外交新局面》,2018年6月24日,第1版; 人民日报:《在庆祝中国共产党成立100周年大会上的讲话》,2021年7月2日,第2版. 16) 해당 개념은 2002년 중국공산당 제16차 당대회에서 정식으로 제시된 것으로 당초 2020년까지의 시기를 의미하였다. 江泽民:《全面建设小康社会,开创中国特色社会主义事业新局面》,《十六大以来重要文献选编:上册》(北京:中央文献出版社,2011年), 第1-44页. 그렇지만 2020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9기 5중전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이 “현재와 앞으로 한동안 중국의 발전은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기회의 시기에 놓여 있다”고 언급하며 현재까지도 지속됨을 시사하였다. 习近平:《新发展阶段贯彻新发展理念必然要求构建新发展格局》,《十九大以来重要文献选编:中册》(北京:中央文献出版社,2021年),第 818-833页. 17) 人民日报:《习近平出席美国友好团体联合欢迎宴会并发表演讲》,2023年11月17日,第1版. 18) 人民日报:《在华盛顿州当地政府和美国友好团体联合欢迎宴会上的演讲》,2015年9月24日,第2版;人民日报:《习近平会见美国工商界和战略学术界代表》,2024年3月28日,第1-2版. 19) 시진핑 주석은 2023년 11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중국이 어떻게 2027년이나 2035년에 (대만 통일을 위한) 군사 행동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미국의 언론 보도들에 대해 들었다. ... 그런 계획은 없다. 아무도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발언하였다. Ken Moriyasu, “Why Xi tried to assure U.S. he has no Plans for Taiwan Invasion,” Nikkei Asia, November 18, 2023, https://asia.nikkei.com/Politics/International-relations/APEC/Why-Xi-tried-to-assure-U.S.-he-has-no-plans-for-Taiwan-invasion. 20) 2024년 6월, 시진핑 주석은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집행위원장과의 회담 중, “미국이 중국을 속여 대만을 침공하게 만들려고 시도하지만 그런 미끼에 걸려들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Demetri Sevastopulo and Joe Leahy, “Xi Jinping claimed US wants China to attack Taiwan,” Financial Times, June 16, 2024, at https://www.ft.com/content/7d6ca06c-d098-4a48-818e-112b97a9497a. 유사한 맥락에서 추이티엔카이(崔天凯) 전임 주미대사 역시도 2024년 2월 ”누군가는 ... 그들이 군사지원을 제공하고 ... 무기를 공급하는 대리전을 하여, 중국인이 중국인을 죽이도록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그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하였다. Yuanyue Dang, “China will not fall into ‘Trap’ of war in Taiwan Strait: Former Envoy Cui Tiankai,” South China Morning Post, February 12, 2024,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3251733/china-will-not-fall-trap-war-taiwan-strait-former-envoy-cui-tiankai. 21) John Wilson Lewis and Xue Litai, China Builds the Bomb (Stanford, California: Stanford University Press, 1988); Chu Shulong and Rong Yu, “China: Dynamic Minimum Deterrence,” in Muthiah Alagappa, ed., The Long Shadow: Nuclear Weapons and Security in 21st Century Asia (Stanford, Calif.: Stanford University Press, 2008), pp. 161–214. 일각에선 이 전략을 “제한적 억지(limited deterrence)”로 해석한다. Alastair Iain Johnston, “China’s New ‘Old Thinking’: The Concept of Limited Deterrence,” International Security, Vol. 20, No. 3 (Winter 1995/ 96), pp. 5-42. 22) Brad Roberts, Robert A. Manning, and Ronald N. Montaperto, “China: The Forgotten Nuclear Power,” Foreign Affairs, Vol. 79, No. 4 (July/August 2000), pp. 53-63; Keir A. Lieber and Daryl G. Press, “The End of MAD? The Nuclear Dimension of U.S. Primacy,” International Security, Vol. 30, No. 4 (Spring 2006), pp. 7-44; Keir A. Lieber and Daryl G. Press, “The Rise of U.S. Nuclear Primacy,” Foreign Affairs, Vol. 85, No. 2 (2006), pp. 42-54; Fiona S. Cunningham and M. Taylor Fravel, “Assuring Assured Retaliation: China's Nuclear Posture and U.S.-China Strategic Stability,” International Security, Vol. 40, No. 2 (Fall 2015), pp. 7-50. 23) M. Taylor Fravel and Evan S. Medeiros, “China’s Search for Assured Retaliation: The Evolution of Chinese Nuclear Strategy and Force Structure,” International Security, Vol. 35, No. 2 (2010), pp. 48-87. 24) 특히 미국의 ▴한국 내 THAAD 배치 ▴INF 조약 폐기 ▴신속 글로벌 타격(PGS) 능력 개발 ▴SM-2 요격미사일의 ICBM 요격 실험 성공▴저위력 핵무기 개발 시도 ▴발사 전 요격(left of launch) 개념 등장 등이 중국의 우려를 심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Henrik Stålhane Hiim, M. Taylor Fravel, and Magnus Langset Trøan, “The Dynamics of an Entangled Security Dilemma: China’s Changing Nuclear Posture,” International Security, Vol. 47, No. 4 (Spring 2023), pp. 147–187 25) 대표적으로 중국은 ▴고체연료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 ICBM 격납고 확충 ▴다탄두 개별유도 미사일(MIRV) 기술과 극초음속활공체(HGV) 기술의 적극 개발 ▴조기경보 체제와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Ashley J. Tellis, “What Are China’s Nuclear Weapons For? The Military Value of Beijing’s Growing Arsenal,” Foreign Affairs, June 17, 2024, https://www.foreignaffairs.com/responses/what-are-chinas-nuclear-weapons. 美국방부는 중국이 2035년까지 대략 1,5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U.S. Department of Defense,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3,” Annual Report to Congress, https://media.defense.gov/2023/Oct/19/2003323409/-1/-1/1/2023-MILITARY-AND-SECURITY-DEVELOPMENTS-INVOLVING-THE-PEOPLES-REPUBLIC-OF-CHINA.PDF. 26) 人民日报:《火箭军向太平洋海域成功发射1发洲际弹道导弹》,2024年9月26日,第6版. 27) 2020년 4월, 시진핑 주석은 중앙재경위원회 제7차 회의 시, ”(중국에 대한) 국제 산업 체인의 의존성을 강화하여, 외부 세력의 인위적인 공급 중단에 대해 강력한 저지 및 억제 능력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习近平:《国家中长期经济社会发展战略若干重大问题》,《求是》,2020年第21期. 28) 중-독 정상회담(2024년 4월), 중-프 정상회담(2024년 5월), 중-일 정상회담(2024년 11월), 한-중 정상회담(2024년 11월) 등, 시진핑 주석은 美우방국 최고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에서 상기 메시지를 반복하여 강조하였다. 29) Shaoyu Yuan, “Goodbye, Wolf Warrior: Charting China’s Transition to a More Accommodating Diplomacy,” International Affairs, Vol. 100, No.5 (2024), pp. 2217–2232. 30) ▴호주산 와인 보복 관세 해제(2024년 3월)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2024년 9월) ▴다수의 美우방국에 대한 일방적 무비자 정책발표(2024년 6월, 11월) 등이 그 사례에 해당된다. 31) 상기 국가들 간의 협력은 ▴ ▴ ▴ 등을 통해 더욱 제도화되었다. 러시아와 이란 역시도 체결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ASS, “Russia, Iran Work to Set Time for Signing Partnership Agreement — MFA,” November 13, 2024, https://tass.com/politics/1871837. 32) Stephen Hadley, “Xi Jinping’s Axis of Losers: The Right Way to Thwart the New Autocratic Convergence,” Foreign Affairs, November 1, 2024, at https://www.foreignaffairs.com/china/xi-jinpings-axis-losers. 33) 예를 들어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비군사적 지원은 지속하지만 무기 지원은 자제하고 있으며, 이란과도 협력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란의 후티 반군 지원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에 대해선 반대 입장 유지하고 있다. 34) Oriana Skylar Mastro, “China’s Agents of Chaos: The Military Logic of Beijing’s Growing Partnership,” Foreign Affairs, Vol. 103, No. 6 (November/December 2024), pp. 26-32. 예를 들어 러시아, 북한, 이란과의 과도한 협력은 각각 독일, 일본/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중국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개연성이 크다. 반면 적정 수준의 관계 유지는 상기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기대를 강화하여 중국에게 전략적 레버리지(leverage)로 작용할 수 있다. 35) 중국은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의 국내적 혼란 시기에도 제3세계에 대외원조를 꾸준히 제공하는 등 개발도상국과의 관계 중시하였고, 그 결과 1971년 유엔에서 대만을 축출하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중국은 1991년 첸치천(钱其琛) 외교부장의 아프리카 순방 이후 현재까지 매년 외교부장의 첫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36) Fareed Zakaria, The Post-American World: And the Rise of the Rest (W.W. Norton & Company, New York, London, 2008). 37) Matias Spektor, “In Defense of the Fence Sitters: What the West Gets Wrong About Hedging,” Foreign Affairs, Vol. 102, No. 3 (May/June 2023), pp. 8-16; Sarang Shidore, “The Return of the Global South,” Foreign Affairs, August 31, 2023,https://www.foreignaffairs.com/world/return-global-south-critique-western-power. 한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강대국 정치에 대한 반감과 탈이념적 대외정책 추구는 러-우 전쟁에 대한 이들의 태도에 반영되어, 러-우 전쟁을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결”로 규정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대다수은 대러 제재에 불참하였다. 반면 30여 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BRICS가입 의사 표명하고 있으며, 2024년 10월 러시아 개최 BRICS 정상회의에도 22개국의 정상을 포함하여 총 36개국이 참석하였다. 동 회의 계기 채택된 “카잔 선언(Kazan Declaration)”은 ▴현지 통화 사용을 확대를 통한 탈달러화 ▴국제금융시스템 개혁과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강화 ▴SWIFT 결제망 대체 및 브릭스 클리어(BRICS Clear) 도입 검토 ▴유엔의 민주적 개혁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 ▴개방적이고 공정한 다자 간 무역 시스템 구축 ▴브릭스 곡물거래소 창설 등, 미국의 현행 정책과 대립되는 요소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38) 예를 들어 시진핑 주석은 2024년 6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계기 “중국은 줄곧 글로벌 사우스의 일원이었다 ... 중국은 앞으로도 영원히 개발도상국의 일원일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人民日报:《习近平向联合国贸易和发展会议成立60周年庆祝活动开幕式发表视频致辞》,2024年6月13日,第1版. 39) 상기 요소들은 현행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 중 ▴R2P에 기반한 대외 개입 ▴일방주의적 군사력 사용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 ▴다당제와 시민참여에 기반한 민주주의 ▴정치적 자유의 보장 ▴달러패권 동요 ▴미국의 패권적 지위 등의 요소와 대립하거나 이러한 요소의 약화를 의미한다. Elizabeth Economy, “China’s Alternative Order: And What America Should Learn From It,” Foreign Affairs, Vol. 103, No. 3 (May/June 2024), pp. 8-24. 40) 人民日报:《习近平出席第七十届联合国大会一般性辩论并发表重要讲话》,2015年9月29日,第1版. 41) 2024년 1월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해 동안의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성과를 나열하며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라틴아메리카 ▴태평양 도서를 언급, 글로벌 사우스 지역과 사실상 동일하다. 王毅:《 自信自立、开放包容、公道正义、合作共赢》,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2024年1月9日,https://www.mfa.gov.cn/web/wjbz_673089/zyjh_673099/202401/t20240109_11220573.shtml. 42) 2023-2024년 여론 조사 결과, 동남아시아(Yusof Ishak Institute), 아랍(Arab Barometer), 중앙아시아(Central Asia Barometer) 등 지역에서 모두 중국에 대한 호감도 및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에 대한 호감도나 미국의 영향력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Latinobarometro)는 중국보다 미국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호감도를 보이고 있으며, 아프리카(Afrobarometer)는 중국과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손대권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 現서강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 북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 취득, 관심 분야는 동아시아 국제정치, 미중관계, 북중관계, 양안관계, 중국 대외정책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When Beijing Chose Seoul over Pyongyang: China–South Korea Diplomatic Normalization Revisited” (China Quarterly), “The Impacts of U.S. Foreign Policy on Taiwanese Public Support for Independence: Evidence from Experimental Analysis” (Journal of Chinese Political Science), “Domestic Instability as a Key Factor Shaping China's Decision to Enter the Korean War (China Journal), “We are Brothers but Not Allies: The Sino–DPRK Alliance Revisited” (Pacific Affairs), “Bringing North Korea to the Negotiating Table: Unstable Foundations of Kim Jong-un’s North Korean Regime” (International Relations of the Asia-Pacific)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