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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화, 평화협정' 병행 추진의 전략적 의미
    저자
    황병무(국방대학교 명예교수)
    발간호
    2016-13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추진 방침을 재확인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도출하겠다'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를 위해 '언제든지 각국의 의견을 들을 것이며, 더욱 좋은 방법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는 이 달 11일 외교부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최우선 순위는 정권 교체가 아닌 비핵화이며, 평화체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미국이 여전히 외교적 해결책에 의지를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으며, 6자회담 재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당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도록 강력한 제재를 실행하는 것이라 밝혔다. 그는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밝혔듯이 미국의 입장은 제재 자체는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목적은 원칙있는 외교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이며 비핵화 우선 원칙과 함께 한·미 양국의 대응 방향이 확고히 일치함을 밝혔다. 왕이 부장은 이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이행되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단호하게 저지하기를 희망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왕이 부장과 리퍼트 대사의 말로 미루어 볼 때 비핵화와 평화협정 빅딜 우려는 지나친 기우이다. 하지만 미·중은 철저한 제재 이행에 방점을 두면서도 대화를 거론하는 면에서 우리 정부가 말하는 대화의 시기상조와는 온도 차가 보인다. 현재 우리 정부는 선(先) 제재, 북한의 비핵화 태도 변화를 유도 후 대화 국면으로 비핵화 추진 수순을 밟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추진을 제안한 배경이다. 북한이 핵문제를 협상 이슈화하지 않으려는 것에 중국의 고민이 있다. 북한은 2005년 9.19 합의 때만 하더라도 핵 및 핵프로그램과 안보·경제 지원을 맞바꾸려는 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2, 3차 핵실험 후 북한은 헌법과 당 노선에 핵국가임을 명기하였다. 김정은 정권 출범 후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는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의 핵 지위를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4차 핵실험 직후 북한 중앙통신은 논평을 통해 평화협정 요구를 외면한 미국에 대응해 수소탄 실험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2월 북한 미사일 발사 직전, 평양을 방문한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가 북한에게 미사일 발사 중단과 핵협상 복귀를 요구했지만 허사였다. 귀로에 서울에 들린 우다웨이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정권 안보만 보장되면 핵 포기 의사가 있다'는 낙관론을 펴면서도 '정세가 변했으니 방법이 변해야 함'을 강조했다. 여기에서 정세란 북한이 핵 실험 국가임을 의미하며, 방법은 북한을 핵 협상으로 복귀시키려면 강도 높은 대북제재와 더불어 평화협정과 같은 당근이 필요함을 뜻한다. 4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제재 국면과 한·미 연합훈련 중 미군 전략자산의 출격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탄두, 설계도 및 공격 대상과 시나리오 등 일급 군사기밀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경거망동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북한은 핵능력 과시에 의한 외부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천명하려는 의도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오준 유엔 대사가 밝혔듯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핵실전능력에 가까워졌기 때문에 초강력 제재결의안이 채택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때문이라도 대북제재와 압박의 효율성을 높여 북한을 핵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안보리 제재 결의와 개별 국가의 독자적 제재 사이의 포괄적 공조를 통해서 제재와 압박 조치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이 개최되어야 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긍정적 수용과 역할이 필요하다. 둘째, 중국은 국제제재를 받는 북한 권력층의 동향과 발생 가능한 내부 분열에 대한 정보를 이해 당사국들과 공유해야 한다. 북한 내부에 외부 정보 유입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외환(제재)이 내우(리더십 갈등)를 만들어 권력층 내의 노선 투쟁이 발생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온건 협상파 김양건의 갑작스러운 의문사는 시사점이 크다. 김정은 정권은 권력과 핵개발 정책을 세습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당사국들은 핵무기만이 정권 안보의 핵심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권력자의 마음을 바꾸지 못할 때를 대비해 차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란도 온건파가 등장해 핵협상이 가능했다. 김정은 정권과의 협상에 의한 비핵화가 실패할 때 당사국들은 모두 한반도 안정과 평화 유지라는 지정학 가치 구현의 패배자가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셋째, 미국의 한국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는 한국의 핵심 안보 이익에 대한 간섭이다. 사드의 레이더 탐지 범위가 중국 내륙을 포함한다는 주장은 우주의 군사화와 무기화가 촉진되는 오늘날, 군사기술 면에서 적실성이 적다. 동아시아 군비 경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은 사드의 배치보다는 중·일 간 및 남중국해 영토분쟁이다. 북한의 핵위협이 증대되고 있는 한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중·러는 사드를 대북제재 수위 조절의 흥정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끝으로 북한이 1970년대 중반부터 간헐적으로 제기해 온 북·미 간 평화협정 문제는 9.19 공동성명에서 밝혔듯이 북한 비핵화가 가시화 된 후 '당사국들이 적절한 별도의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때 해결 가능하다.​ 現 국방대학교 명예교수. 연구 분야는 국제정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받은 후,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 국방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 국제정치학회 회장,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장 등을 역임. 주요 저서로는 『신 중국군사론』, 『한국 안보의 영역, 쟁점, 정책』 등이 있음.
  • 이란 선거의 평가: 기대와 불안
    저자
    유흥태(University of London)
    발간호
    2016-12
      지난 2월 26일, 이란 전역에서 제10대 국회의원과 제5대 전문가회의(The Assembly of Experts) 선거가 동시에 시행되어 6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하며 마무리되었다. 사전에 헌법수호위원회의 자격 심사를 통해 개혁 성향의 후보자가 다수 탈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선거 모두 중도-개혁파 연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1) 2017년에 있을 차기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는 중요한 시점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테헤란 지역구 30석을 모두 중도-개혁파 후보가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2차 투표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성향을 밝히지 않은 무소속을 제외하고도 중도-개혁파는 보수파와 대등한 수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2) 차기 최고종교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회의 선거에서도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과 로하니 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중도파가 약진하여 하메네이 최고종교지도자 사후 강경보수 성향의 지도자 등극에 대한 견제가 가능해졌다. 중도파의 약진과 기대감 이번 선거 결과에는 2015년 7월 '역사적인' 핵협상 타결과 2016년 1월 경제제재 해제를 통한 이란 변화에 대한 희망이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개혁∙개방∙경제 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로하니 대통령에게 개방화 정책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정국 주도권을 잡은 로하니 정부는 경제 회복을 위해 해외 투자 유치와 협력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내부적으로도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시장 자유화, 민영화 사업, 외국인 투자를 위한 규제 개혁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많은 나라들이 이란과의 협력과 통상 확대를 위해 테헤란으로 향하고 있다. 그 중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등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물밑작업을 통해 로하니 대통령 방문을 성사시켜 지난 1월 제재 해제 후 철도, 자동차, 항공기 등의 구매 및  송유관과 고속철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테헤란을 방문하여 고속철 건설을 포함한 17건의 대규모 투자 MOU에 서명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2월 28일, 29일 양일간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을 필두로 400여 명의 경제사절단이 이란을 방문하여 10년 만에 한-이란 경제공동위를 개최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였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경기도 경제 사절단도 가즈빈 주와 지방자치단체 간 경제∙문화∙학술 협력 강화를 위해 같은 기간 방문하였다. 우리 항공사가 한국-이란 간 직항노선에 처음으로 취항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제재 해제와 함께 일어나고 있는 이란 특수를 선점하기 위해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할 것 없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중동 평화 정착과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대통령 당선 후 고립된 국제관계를 청산하고 모든 국가와의 협력을 주장했던 로하니 대통령은 경제회복을 위한 당면과제 중 하나로 역내 안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올해 초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성직자 처형과 이에 대응해 이란 내 강경파들이 사우디 대사관과 영사관을 공격한 사건으로 이란-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교 관계 단절이라는 벼랑까지 갔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로하니 정부의 외교정책에 힘이 실리면서 양국 관계 회복에 이란 외교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직후 “대결은 끝났다.” 라는 로하니의 발언 속에는 선거를 통한 국내정치 안에서의 대결만이 아니라 첨예한 갈등과 대립 관계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화해라는 의미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시리아, 예멘, 이라크,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 이란이 개입되어 있는 중동의 갈등 관계에서도 로하니 대통령이 주도하는 상황에서는 협력과 평화를 기조로 문제를 해결해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남아있는 위협요소 이번 선거 결과는 서구와의 통상 확대를 통한 경제 회복과 국제협력을 통한 역내 평화 구축이라는 로하니 정부의 국정운영 방침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불안요소가 존재한다. 첫째, 헌법수호위원회의 자격 심사를 통해 개혁파 후보자를 대거 탈락시키고도 정국의 주도권을 빼앗긴 보수파의 반격이다. 혁명수비대는 꾸준히 탄도미사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실험을 통해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보수파는 혁명수비대와 결탁하여 정치∙경제∙사회의 개방과 개혁의 변화를 막고 지속적으로 역내 불안감을 조성할 것이다. 이미 보수파는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개혁적인 정부로 평가받는 하타미 정부(1997-2005)와 제6대 국회(2000-2004)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 정부와 국회로 만든 경험이 있다. 그 결과 하타미 정부 차기 대통령으로 강경보수파 아흐마디네자드(2005-2013)가 당선되어 정치, 사회 모두 보수파 중심으로 바뀌었다. 둘째, 최고종교지도자의 변심이다. 하메네이는 경제제재 해제와 경제회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로하니를 지지해 주고 있지만 로하니의 권력과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즉, 다양한 권력기관과 개인 간의 세력 균형(Power Balance) 정책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하메네이가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로하니를 지속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하메네이는 원하는 수준의 경제회복이 이루어질 경우, 로하니에 대한 견제를 시작할 것이다. 셋째, 중도-보수파 연합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로하니 정부 정책을 지지 여부이다. 정당정치가 없는 이란의 정치문화에서 중도-보수 연합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 중에는 과거 보수파로 활동한 전력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 있다. 현 국회의장 알리 라리자니도 하메네이의 측근인 보수파로 분류되던 인사였지만 지금은 중도-보수 연합세력으로 출마하였다. 이들이 로하니의 모든 개혁정책에 한결같은 지지를 보낼 지는 의문점이다. 선거를 통해 얻은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란의 경제회복과 역내 패권국가로서의 역할을 회복해 가고 있는 중도파 로하니 정부지만, 여전히 최고권력을 가지고 있는 최고종교지도자 하메네이, 사법부와 헌법수호위원회를 장악하고 있는 보수적 성직자들, 그리고 군과 안보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혁명수비대가 건재하기 때문에 급격히 사회를 변화시키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의 대응 이란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8천만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한 내수 시장과 중동, 북카프카즈, 중앙아시아로 이어지는 주변 시장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란은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백색 가전, 핸드폰 등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반면, 이란은 한국이 이란에 대해 독자적 경제제재를 취하고 인권 관련 유엔 안보리 표결에서 불리한 투표를 한 전력을 기억하고 있으며, 투자와 기술 이전, 합작 생산에는 인색하고 제품만 팔아 이윤을 가져간다는 부정적인 인식 또한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불안요소들도 남아 있다. 이는 이란을 향한 기대감에 감춰져 있는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이란 정치, 경제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와 상호 호혜적 협력방안 제시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이란과 관계를 맺어온 기업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이면서도 사려 깊은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보수파와 중도파를 아우르면서 모든 이란 사람들이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로 양국 관계가 발전해 나가야 할 때이다. ________ 1) 국회의원 선거에서 12,000명이 넘은 입후보자들 중 7,000명 이상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당했다. 개혁파 후보자들의 지도자인 호세인 마라쉬에 따르면 3,000명이 넘는 개혁파 후보자들 중에 1% 만 자격 심사를 통과하였다고 밝혔다. 전문가회의 선거에서도 800명이 넘는 후보 지원자들 중 개혁적인 후보자는 대부분 탈락하고, 20%가 조금 넘는 166명만 통과되었다. 중도-개혁 연대의 상징인 ‘희망의 명단’ 소속 출마자들은 개혁파라기보다 실용주의 중도파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맞다. 2) 1차 투표 결과는 중도파 83석, 보수파 78석, 무소속 60석, 소수종교 5석이며, 2차 투표 결과는 64석으로 집계되었다. (www.entekhab.ir 집계 발표) 現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SOAS), University of London 방문연구원.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에서 중동지역학으로 석사 학위, 이란 이스파한 국립대학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 "이란 에너지 산업 연구: 석유와 천연가스 중심으로," "A Study of Rural Development in Iran through the White Revolution: Comparing with South Korea’s Rural Development Program(Saemaul Undong)" 등의 논문과 『페르시아의 종교』, 『고대 페르시아의 역사』, 『이란의 역사』, 『에스파한』 등 다수의 저서가 있음.
  • 공포정치와 북한 엘리트: 최근의 탈북을 계기로
    저자
    한병진(계명대학교 교수)
    발간호
    2016-15
      현재 공포정치의 광풍이 북한을 몰아치고 있다. 김정은의 폭정에 엘리트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노련한 장성택은 어린 김정은에게 왜 그렇게 허망하게 숙청을 당했을까? 도대체 김정은의 권력은 왜  절대적인가?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질문이지만 쉽게 답하기는 어렵다. 주기적·공개적 숙청의 효과 지금까지 주요 연구 및 많은 이들은 숙청은 전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여 왔다. 소위 합리적 행위자 모델의 논자들은 차례차례 엘리트를 제거할 경우 엘리트의 집단반발을 가져오기 때문에 독재자의 입장에서 위험한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정은의 공포정치를 비롯하여 김일성, 스탈린의 숙청을 살펴보면 전격적인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주기적으로 한 명씩 제거하고 있다. 그리고 숙청은 은밀하지 않고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에서 핵심은 바로 공개성에 있다.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이라는 잔인한 공개적 의례는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두에게 분명히 인식시킨다. 폭력적 권력행사의 공개성은 권력의 소재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함께 독재자의 권력정도를 모두가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절대적 개인독재에 대한 엘리트의 여론이 공고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주기적 숙청, 공개재판, 공개처형은 엘리트의 반발이 아니라 권력질서에 대한 엘리트의 기대를 더욱 공고히 한다. 따라서 주기적 숙청의 정치적 결과는 엘리트의 은밀한 모의와 불만토로가 아니라 공개적인 지지와 충성경쟁이다.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의 정치적 효과와 함께 심리적 효과 역시 독재자에게 우호적일 공산이 크다. 공개재판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기제로 ‘정박효과(anchoring effect)’를 꼽을 수 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식의 출발점은 인식의 마지막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명명백백한 거짓말과 오리발은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북한 주민과 엘리트가 개인우상화를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경우, 이는 분명히 외부적 압력에 기인한 것임을 알지만 관찰자는 관찰대상자의 정치적 태도를 충분히 조정하지 못한다. 숙청대상자가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할 경우 고문에 의한 자백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조정하지 못한다. 공포정치의 역효과 공포정치가 엘리트의 두려움을 공고히 하겠지만, 이들의 충성심을 훼손할 가능성도 역시 높아 보인다.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충성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심리학적으로 추측해 보자.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한 번 공동체관계가 파괴되고 물질적인 이해가 지배적인 상태가 된 이후에는 개인이 다시 공동체적인 신념을 회복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한 번 어그러진 연인관계가 좀처럼 복원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공동체적 사회관계는 즉각적인 보상이나 처벌이 아니라 상호신뢰에 기초한 인내와 손해를 전제한다. 강등과 복권의 반복으로 두려움은 강화될 수 있지만, 충성심은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충성심의 침식이 당장 김정은 정권을 흔들 수 있다는 기대는 맞지 않다. 얼마나 많은 이가 진심으로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충성파가 줄어들지라도 북한 정권은 현재 정치질서에서 한 발짝도 이탈하기 어렵다. 김정은을 싫어하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정치질서에 대한 행위적 의지에 대한 엘리트 사이의 공감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조금도 할 수 없는 북한 엘리트가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절대권력이 독재자의 존엄과 절대성에 대한 엘리트의 기대의 수렴에 달려있다는 점은 공포정치의 또 다른 특징인 사소한 잘못에 대한 처벌의 무자비성을 이해하게 해준다. 다리를 꼬거나 수령의 교시가 있는 동안 졸고있는 행위는 수령의 존엄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동이다. 그 이유는 공개성 때문이다. 사소하지만 불손한 공개적 행위는 다른 관찰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적 실수에서 비롯된 사소한 불손 행위가 광범위하게 용인될 경우, 이는 수령의 존엄에 대한 절대적 복종이라는 다수의 기대를 흔들 수 있다. 이러한 위협 때문에 김정은 정권은 졸음이라는 인간적인 실수마저도 무자비하게 처벌한다. 이는 마약범죄를 억지하기 위해 단순 운반에도 무거운 처벌을 부가하는 사법당국의 조치와 유사하다.  북한 엘리트의 딜레마 김정은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상, 엘리트가 주체적으로 공포정치의 막을 내리게 할 수는 없다. 다수의 행동의지에 대한 다수의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엘리트의 최선의 선택은 묵종이다. 그리고 다수의 묵종은 관찰자의 기대를 더욱 강화한다. 새로운 기대와 확신이 생기는 대신 김정은 개인독재는 공고해 진다. 따라서 김정은의 개인독재권력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북한 엘리트는 계속해서 정치적 자율성이 전무한 가신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많은 독재의 역사에서 등장했던 엘리트와 마찬가지로 북한 엘리트 역시 지극히 피동적이다. 합리적 행위자 모델에서는 엘리트의 회의적 태도를 가정하고 있다. 현실주의적 사고에 따라 독재자가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이에 대해 미리 대비하려는 엘리트의 적극적인 태도는 현재 북한 엘리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의 독재정치에서 드러난 엘리트의 모습은 언젠가 사냥당할 운명이지만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평화롭게 풀을 뜯어 먹는 가축의 모습이다. 아마도 이들은 유죄추정의 원칙 대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듯하다. 사회적 현실은 많은 경우 애매모호하다.  야구 등 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이 유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지만, 개인독재정권에서 엘리트는 독재자의 불확실한 의도를 유죄추정의 원칙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독재정권의 엘리트는 애매모호한 사회적 현실에서 독재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가설에 부합하는 증거를 쉽게 찾고 그 가설을 받아들이는 듯하다. 그리고 북한 엘리트 역시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소수의 탈북이 아직까지 다수의 연쇄반응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 공포정치에 직면한 북한 엘리트의 딜레마는 대안의 부재이다. 충성과 반대 대신 탈출의 대안이 존재한다면 엘리트는 공포정치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난한 북한이 가진 것은 국가 밖에 없다. 북한 엘리트들은 국가 조직의 일부를 떼어 내어 도망갈 수 없으며, 국가에 머무를 때만 자신의 특권과 지위가 발생한다. 소련 공산당 엘리트처럼 천연자원 등 국부를 훔쳐 도망 갈 수도, 중국 엘리트처럼 시장에서 부를 축적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공포정치의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수령과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現 계명대학교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 전공 부교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후, 2004년 미국 버팔로 뉴욕주립대에서 옐친과 푸틴시기 러시아의 개혁정치로 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최근 정치경제학, 행동경제학, 사회심리학 등에 의거하여 독재정치이론과 북한 정치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 중임.
  • 2016 동아시아 영유권 갈등의 전개
    저자
    이성우(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6-16
      중동문제와 유럽 테러사태의 여파로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갈등에 대한 국제적 여론의 관심이 감소했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세력다툼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고, 상황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과 함께 세력경쟁을 동시에 추진하는 복합구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중 대결구도를 이해하기 위해 남중국해의 영유권 갈등을 이해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산호섬에 간척을 하고, 항공 활주로 및 선박의 정박시설을 건설하면서 사실상 남중국해의 모든 분쟁수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한다. 그리고 인공 섬 건설은 정당하고 적법한 주권행사이며, 다른 나라를 군사적으로 위협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 지역에 대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타이완, 그리고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중국의 공세적 입장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원인은 상당한 수준의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과 매년 5조원의 물동량이 지나가는 이른바 남해 9단선지역의 경제적 가치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중대결에 있어서 남중국해의 전략적 가치이다.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중국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함에 따라 이에 반발하는 주변 동남아국가들이 미국과 연합하는 형세로 전개되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의 도발에 대항하여 헤이그 중재 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고, 미국과의 공동순찰을 제안하였다. 필리핀은 이미 미 해군과 이 지역에서 긴밀한 합동 군사훈련을 통해 미국과 유대를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베트남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중국이 2014년 파라셀(시사) 군도 근처의 분쟁수역에서 석유 탐사 시추를 수행하자, 베트남에서는 폭력적인 시위가 일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스프래틀리(난사) 군도의 인공 섬에 중국이 비행기를 착륙시킨 것에 대해 베트남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현상 고착을 수용하지 않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전역에 해양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하여 중국정부에 통행을 고지하고 사전 허락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항행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으로 보고, 의도적으로 군함을 파견해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알레이 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미국의 전함 커디스 윌버 호는 중국, 대만, 그리고 베트남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파라슬 군도의 일부분인 트리톤 섬의 12마일 안쪽 지역으로 항해했지만, 3개국 어디서도 사전 고지를 받지 못했다. 이러한 미국의 의도적 도발에 대해 중국은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대만은 인공위성을 통해 남중국해의 섬에 지대공 미사일 포대와 지원차량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파라셀 군도에 속한 우디(융싱) 섬에 방어시설을 배치한다는 일환으로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이를 군사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자국 영토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조치가 정당한 것임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군사적 조치 외에도 동남아 국가를 상대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으로 직접적 이해 충돌이 없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와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분쟁은 중국과 ASEAN의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동남아에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해 줄 우방을 결속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경쟁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의 형태로 충돌하면서 군사, 정치, 경제, 외교를 망라하는 전방위적인 대결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갈등에 몰입하면서, 동중국해에서 한·중·일의 주장이 중복되는 센카쿠 열도와 이어도 지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와 관련된 중국의 공세적 입장은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동중국해에서 중국은 공격적 자세를 지니며, 언제나 갈등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2016년 한국이 미국의 사드 도입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군용기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면서 한국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일본은 독도까지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키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어도의 경우, 영토가 아닌 해양관할권에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의 국익을 보전하는데 중요한 단초이기는 하지만 확실한 버팀목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의 전개에 보다 민감하게 주목해야 할 것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 2016 동아시아 영유권 갈등의 전개
    저자
    이성우(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발간호
    2016-16
      중동문제와 유럽 테러사태의 여파로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갈등에 대한 국제적 여론의 관심이 감소했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세력다툼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고, 상황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과 함께 세력경쟁을 동시에 추진하는 복합구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중 대결구도를 이해하기 위해 남중국해의 영유권 갈등을 이해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산호섬에 간척을 하고, 항공 활주로 및 선박의 정박시설을 건설하면서 사실상 남중국해의 모든 분쟁수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한다. 그리고 인공 섬 건설은 정당하고 적법한 주권행사이며, 다른 나라를 군사적으로 위협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 지역에 대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타이완, 그리고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중국의 공세적 입장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원인은 상당한 수준의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과 매년 5조원의 물동량이 지나가는 이른바 남해 9단선지역의 경제적 가치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중대결에 있어서 남중국해의 전략적 가치이다.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중국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함에 따라 이에 반발하는 주변 동남아국가들이 미국과 연합하는 형세로 전개되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의 도발에 대항하여 헤이그 중재 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고, 미국과의 공동순찰을 제안하였다. 필리핀은 이미 미 해군과 이 지역에서 긴밀한 합동 군사훈련을 통해 미국과 유대를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베트남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중국이 2014년 파라셀(시사) 군도 근처의 분쟁수역에서 석유 탐사 시추를 수행하자, 베트남에서는 폭력적인 시위가 일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스프래틀리(난사) 군도의 인공 섬에 중국이 비행기를 착륙시킨 것에 대해 베트남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현상 고착을 수용하지 않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전역에 해양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하여 중국정부에 통행을 고지하고 사전 허락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항행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으로 보고, 의도적으로 군함을 파견해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알레이 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미국의 전함 커디스 윌버 호는 중국, 대만, 그리고 베트남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파라슬 군도의 일부분인 트리톤 섬의 12마일 안쪽 지역으로 항해했지만, 3개국 어디서도 사전 고지를 받지 못했다. 이러한 미국의 의도적 도발에 대해 중국은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대만은 인공위성을 통해 남중국해의 섬에 지대공 미사일 포대와 지원차량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파라셀 군도에 속한 우디(융싱) 섬에 방어시설을 배치한다는 일환으로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이를 군사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자국 영토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조치가 정당한 것임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군사적 조치 외에도 동남아 국가를 상대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으로 직접적 이해 충돌이 없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와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분쟁은 중국과 ASEAN의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동남아에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해 줄 우방을 결속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경쟁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의 형태로 충돌하면서 군사, 정치, 경제, 외교를 망라하는 전방위적인 대결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갈등에 몰입하면서, 동중국해에서 한·중·일의 주장이 중복되는 센카쿠 열도와 이어도 지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와 관련된 중국의 공세적 입장은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동중국해에서 중국은 공격적 자세를 지니며, 언제나 갈등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2016년 한국이 미국의 사드 도입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군용기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면서 한국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일본은 독도까지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키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어도의 경우, 영토가 아닌 해양관할권에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의 국익을 보전하는데 중요한 단초이기는 하지만 확실한 버팀목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의 전개에 보다 민감하게 주목해야 할 것이다.​ 現 제주평화연구원 분쟁해결연구부장.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음.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공공분쟁 사례연구”를 주제로 대한민국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수행하였음. 학술활동으로는 미국국제정치학회가 주관하는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의 Referee로 활동한 바 있음. 저서로는 『2011 한국인의 평화관: 통일정책과 여론 』 및 『2010 한국인의 평화관: 외교정책과 여론』 등이 있음.
  • 공포정치와 북한 엘리트: 최근의 탈북을 계기로
    저자
    한병진(계명대학교 교수)
    발간호
    2016. 4. 14
      현재 공포정치의 광풍이 북한을 몰아치고 있다. 김정은의 폭정에 엘리트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노련한 장성택은 어린 김정은에게 왜 그렇게 허망하게 숙청을 당했을까? 도대체 김정은의 권력은 왜  절대적인가?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질문이지만 쉽게 답하기는 어렵다. 주기적·공개적 숙청의 효과 지금까지 주요 연구 및 많은 이들은 숙청은 전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여 왔다. 소위 합리적 행위자 모델의 논자들은 차례차례 엘리트를 제거할 경우 엘리트의 집단반발을 가져오기 때문에 독재자의 입장에서 위험한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정은의 공포정치를 비롯하여 김일성, 스탈린의 숙청을 살펴보면 전격적인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주기적으로 한 명씩 제거하고 있다. 그리고 숙청은 은밀하지 않고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에서 핵심은 바로 공개성에 있다.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이라는 잔인한 공개적 의례는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두에게 분명히 인식시킨다. 폭력적 권력행사의 공개성은 권력의 소재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함께 독재자의 권력정도를 모두가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절대적 개인독재에 대한 엘리트의 여론이 공고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주기적 숙청, 공개재판, 공개처형은 엘리트의 반발이 아니라 권력질서에 대한 엘리트의 기대를 더욱 공고히 한다. 따라서 주기적 숙청의 정치적 결과는 엘리트의 은밀한 모의와 불만토로가 아니라 공개적인 지지와 충성경쟁이다. 공개재판과 공개처형의 정치적 효과와 함께 심리적 효과 역시 독재자에게 우호적일 공산이 크다. 공개재판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기제로 ‘정박효과(anchoring effect)’를 꼽을 수 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식의 출발점은 인식의 마지막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명명백백한 거짓말과 오리발은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북한 주민과 엘리트가 개인우상화를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경우, 이는 분명히 외부적 압력에 기인한 것임을 알지만 관찰자는 관찰대상자의 정치적 태도를 충분히 조정하지 못한다. 숙청대상자가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할 경우 고문에 의한 자백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조정하지 못한다. 공포정치의 역효과 공포정치가 엘리트의 두려움을 공고히 하겠지만, 이들의 충성심을 훼손할 가능성도 역시 높아 보인다.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충성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심리학적으로 추측해 보자.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한 번 공동체관계가 파괴되고 물질적인 이해가 지배적인 상태가 된 이후에는 개인이 다시 공동체적인 신념을 회복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한 번 어그러진 연인관계가 좀처럼 복원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공동체적 사회관계는 즉각적인 보상이나 처벌이 아니라 상호신뢰에 기초한 인내와 손해를 전제한다. 강등과 복권의 반복으로 두려움은 강화될 수 있지만, 충성심은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충성심의 침식이 당장 김정은 정권을 흔들 수 있다는 기대는 맞지 않다. 얼마나 많은 이가 진심으로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충성파가 줄어들지라도 북한 정권은 현재 정치질서에서 한 발짝도 이탈하기 어렵다. 김정은을 싫어하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정치질서에 대한 행위적 의지에 대한 엘리트 사이의 공감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조금도 할 수 없는 북한 엘리트가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절대권력이 독재자의 존엄과 절대성에 대한 엘리트의 기대의 수렴에 달려있다는 점은 공포정치의 또 다른 특징인 사소한 잘못에 대한 처벌의 무자비성을 이해하게 해준다. 다리를 꼬거나 수령의 교시가 있는 동안 졸고있는 행위는 수령의 존엄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동이다. 그 이유는 공개성 때문이다. 사소하지만 불손한 공개적 행위는 다른 관찰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적 실수에서 비롯된 사소한 불손 행위가 광범위하게 용인될 경우, 이는 수령의 존엄에 대한 절대적 복종이라는 다수의 기대를 흔들 수 있다. 이러한 위협 때문에 김정은 정권은 졸음이라는 인간적인 실수마저도 무자비하게 처벌한다. 이는 마약범죄를 억지하기 위해 단순 운반에도 무거운 처벌을 부가하는 사법당국의 조치와 유사하다.  북한 엘리트의 딜레마 김정은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상, 엘리트가 주체적으로 공포정치의 막을 내리게 할 수는 없다. 다수의 행동의지에 대한 다수의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엘리트의 최선의 선택은 묵종이다. 그리고 다수의 묵종은 관찰자의 기대를 더욱 강화한다. 새로운 기대와 확신이 생기는 대신 김정은 개인독재는 공고해 진다. 따라서 김정은의 개인독재권력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북한 엘리트는 계속해서 정치적 자율성이 전무한 가신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많은 독재의 역사에서 등장했던 엘리트와 마찬가지로 북한 엘리트 역시 지극히 피동적이다. 합리적 행위자 모델에서는 엘리트의 회의적 태도를 가정하고 있다. 현실주의적 사고에 따라 독재자가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이에 대해 미리 대비하려는 엘리트의 적극적인 태도는 현재 북한 엘리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의 독재정치에서 드러난 엘리트의 모습은 언젠가 사냥당할 운명이지만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평화롭게 풀을 뜯어 먹는 가축의 모습이다. 아마도 이들은 유죄추정의 원칙 대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듯하다. 사회적 현실은 많은 경우 애매모호하다.  야구 등 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이 유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지만, 개인독재정권에서 엘리트는 독재자의 불확실한 의도를 유죄추정의 원칙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독재정권의 엘리트는 애매모호한 사회적 현실에서 독재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가설에 부합하는 증거를 쉽게 찾고 그 가설을 받아들이는 듯하다. 그리고 북한 엘리트 역시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소수의 탈북이 아직까지 다수의 연쇄반응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 공포정치에 직면한 북한 엘리트의 딜레마는 대안의 부재이다. 충성과 반대 대신 탈출의 대안이 존재한다면 엘리트는 공포정치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난한 북한이 가진 것은 국가 밖에 없다. 북한 엘리트들은 국가 조직의 일부를 떼어 내어 도망갈 수 없으며, 국가에 머무를 때만 자신의 특권과 지위가 발생한다. 소련 공산당 엘리트처럼 천연자원 등 국부를 훔쳐 도망 갈 수도, 중국 엘리트처럼 시장에서 부를 축적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공포정치의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수령과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現 계명대학교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 전공 부교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후, 2004년 미국 버팔로 뉴욕주립대에서 옐친과 푸틴시기 러시아의 개혁정치로 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최근 정치경제학, 행동경제학, 사회심리학 등에 의거하여 독재정치이론과 북한 정치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 중임.
  • THAAD Deployment: A Chinese Perspective
    저자
    ZHENG Jiyong(Center for Korean Studies, Fudan University)
    발간호
    2016-9
      The THAAD discussion in Korea is an emerging issue that is drawing attention from all across China. China is sensitive to the deployment of THAAD for a number of reasons. I. Concerns over Regional Politics   From a political standpoint, China is concerned that THAAD deployment will cause unexpected political disorder within East Asia.   At the level of international politics, stability and peace of Northeast Asia would be threatened if THAAD were to be deployed in the Korean Peninsula. Under extremely shaky international circumstances, Northeast Asia has maintained stability and peace with great effort. Fortunately, there has not been any significant conflict. With one of the most competitive arms race ongoing, Northeast Asia is faced with a spiral security dilemma of historical conflicts, territorial disputes, and maritime collisions. Under such circumstances, introducing THAAD will no doubt destroy Northeast Asia’s vulnerable peace and stability and chaos as in Ukraine. Peace and stability in Northeast Asia are of the greatest benefit to and the ultimate goal for China and South Korea. Any action that threatens peace and stability of the region will be met with fierce criticism.   Even at the level of the Korean Peninsula, THAAD is not an optimal solution. The development of the shield depends on that of the spear but at the same time falls behind. The Peninsula’s peace, stability, and denuclearization should be achieved through disarmament, anti-nuclear campaign and reconciliation. The vicious cycle of meeting force with force Cold-War style that only exacerbates the security dilemma is not a desirable option. THAAD might provoke North Korea into developing more high-tech retaliatory weapons and therefore destroy grounds for reconciliation that have been carefully maintained. Strictly speaking, THAAD is more likely to develop into an offensive weapon than a defensive one, posing a greater threat to regional stability. In China and South Korea, THAAD has not only divided domestic politics but has also become an obstacle to friendly relations between the two countries. After THAAD became a political agenda, South Korea has seen serious socio-political divisions resulting in verbally aggressive attacks from both sides. This has brought new challenges to the rapidly warming China-South Korea relations. Russia has also expressed concern over THAAD. What seemed to be at first a simple issue is disrupting relations between the U.S., China, and Russia. South Korea is faced with diplomatic conundrum over the three countries. II. Real-world implications of the THAAD     Though not a weapons expert, as an international politics scholar and from the perspective of the public, I think THAAD has detrimental real-world implications.   With an extremely limited function, THAAD cannot intercept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and missiles. The claim that THAAD’s stated target are North Korean rather than Chinese or Russian weapons is delusional. Assuming North Korea possesses tactical nuclear warheads and loading equipment, the time lapse between launch and attack would be extremely brief given the Korean Peninsula’s geography. Even with a successful THAAD interception, the southern regions in South Korea might still fall within the explosive range or at least be contaminated. Meanwhile, my personal observation is that nuclear weapons are only a means to boost North Korea’s self-confidence and North Korea does not yet have the ability or intention to use nuclear weapons in an actual combat scenario. The probability of a nuclear war in Northeast Asia is very low. Low-altitude aircrafts and cannons are the real threats that South Korea faces, which THAAD cannot target. Therefore THAAD, which does not respond to nuclear weapons and cannons, provides little more than a peace of mind.   Furthermore, THAAD deployment may come across as a sign of hostility and threat. Some scholars argue that unnecessary conflict with China can be avoided by reducing THAAD’s radar output or adjusting its direction. Others question the legitimacy of China’s concern by pointing to existing THAAD’s radar deployment in Japan and Taiwan. While these could  be reassuring messages to China, they are flawed arguments. Reducing radar output or adjusting direction in order to avoid conflict with China leaves room for increasing output levels and changing directions in the future when necessary. This creates anxiety instead of relief. Second, even if an agreement is reached on such a method, it remains a question as to who will be in control of the technicals and ensure China will not be targeted. Third, even if weapons are already deployed near China, China will not want an increase of such weapons in nearby regions. The argument that South Korea may harbor hatred toward China because other countries have accommodated similar systems is absurd. Taiwan is en route to reunification under China’s Anti-Secession Law. Japan is involved in historical and territorial disputes with China,  as it also continues to expand its arms race with China. It would not be wise for South Korea-China relations to degenerate into the semblance of Sino-Japanese relations.   Granted that THAAD is indeed a response to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an accurate evaluation of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y is necessary. If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are a substantial threat to U.S. and South Korea, active effort should be made to resolve the nuclear issue rather than to provoke North Korea with the THAAD deployment. This is because the nuclear weapon development process is difficult to reverse whereas THAAD deployment is only a matter of time and space. However, the attitude of countries including U.S. and South Korea toward resuming talks about the nuclear issues appears passive. Yet if the nuclear issue is not a matter of urgency, why rush to deploy such an expensive and controversial weapon system? The first step toward solving North Korea’s “threat” is not THAAD, but resuming negotiation. The negotiation table is the real starting point of peace weapons can only become an initiative for war.   The divergent different assessments of North Korea’s nuclear and war-fighting capability aside, the greatest threats to South Korea are North Korea’s military forces such as massive special units, conventional weapons and WMD, and potential chaos from the fall of the North Korean regime. South Korea’s armed forces and U.S. armed forces in Korea already maintain dominant position in the Korean Peninsula. To respond to a large-scale crises in the Korean Peninsula, South Korea and the East Asian countries must make informed strategic decisions. III. Post-THAAD deployment concerns     Assuming that THAAD is deployed, South Korea will face many challenges.   First, it will disrupt military strategic balance between great powers. Information is of utmost importance in contemporary warfare. Information collection relies on ‘eyes and ears,’ that is, informants that provide battlefield information in a radar-like fashion. But these informants are also the first to receive a blow from the battlefield. Analyses show that THAAD can provide an early warning within a short time (0-3 minutes). As a result, eastern and northeastern China and far eastern Russia will lose the advantage of strategic preemptive strikes. On the other hand, if a large-scale regional war or a full scale war between superpowers were to occur, there is no doubt that the first targets would be strategic warning systems deployed in Japan, Taiwan, and Hawaii. China is concerned that THAAD deployment in South Korea will be a lead of the United States’ “return to Asia” and a means of probing China’s security bottom line.   The nuclear issue in the Korean peninsula may thus fall into an irreversible abyss. Stability, peace, and reunification are the ultimate goal for all Koreans. The solution to nuclear weapons is not high-tech weapons but stability within the Korean Peninsula. THAAD deployment will meet North Korean resistance and a chain reaction from other countries. Therefore, nuclear disarmament negotiation will become more difficult and offset the stability that all sides have worked hard to achieve. THAAD is not a proper response to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Rather, it will make North-South exchange more difficult. North Korea has professed that it will reinforce nuclear capability,  which may lead to a permanent state of division.   THAAD issues will most likely impact South Korea-China relations. THAAD is in conflict with China’s red line on the Korean Peninsula.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within the Korean Peninsula is of core interest to China and China will not allow a war at its doorstep regardless of the initiator. It did not tolerate one 60 years ago, as it will even less today. Both South Korea and China share the recognition of, and the maximum benefits from, the Maginot line. China has regularly sided with South Korea regarding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and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has sought South-North stability through political development, security exchange and anxiety management. To the extent that the Peninsula’s peace and stability were not threatened, China were even willing to accommodate South Korea-U.S. military drills. When the state of affairs on the Korean Peninsula changed, China warned that it “will not allow mischief at the door.” China has displayed good diplomacy by befriending a “past enemy” South Korea a hard-earned relationship that China highly values. For this reason, senior officials including President Xi Jinping and other party and military officials have been repeatedly urging South Korea to forgo THAAD deployment.   Attention to the Korean peninsula’s security is rapidly expanding   perhaps excessively so. Marx once said “only a decayed tooth remains in your world when you have a toothache.” Media reports on South Korea-China relations and South Korea-U.S. relations have revolved around THAAD as if it were an insurmountable obstacle and to the neglect of other important issues. Ultimately, the THAAD issue starts from North Korea’s nuclear development from which the solution should also be sought. As the Bible says“render unto Caesar the things that are Caesar’s, and unto God the things that are God’s”, THAAD must be considered strictly under the general issue of North Korea’s nuclearization before any cross-reference to other issues is made. Meanwhile China and South Korea must consider each other’s standpoint and media in both countries should refrain from exacerbating the tension. Staying put may be more conducive to rational decision-making.   Under current circumstances, a solution that responds to North Korea’s threat and contains escalation within the Peninsula is needed. Resolution of the THAAD issue depends on the progress of North Korea’s nuclear situation. THAAD should not be conceived as an answer to denuclearization as it may new problems. China should get off its high horse, and South Korea should not make further excuses for THAAD deployment. China must face the reality of two Koreas and acknowledge South Korea’s demand for security. At the same time, the U.S. must not press and push the two Koreas. Cooperation of all countries should aim at producing a solution and not more problems. IV. Recommendations   The THAAD controversy has become a precarious stone wall for Northeast Asian countries. The “Division of Qin into Three Dynasties” in the late Spring and Autumn period, Poland after two World Wars and the current Ukraine have taught us a cruel lesson: These countries either willingly or were forced to pick a side, and in the end they were all faced with internal division and plunder. Lines that divide often end tragically for citizens and countries alike. Memories remain fresh on the Korean Peninsula. During the late Lee Dynasty, different sects drew China, Russia, and Japan, resulting in 36 years of colonization. Even after its independence, the Soviet and the U.S. intervened and the Peninsula has remained divided ever since.   As the saying goes, “a true man will not stand beside a collapsing wall.” South Korea should stay alert toward THAAD and not repeat its past mistake that led to division as both Ukraine and Poland did in the past. Because it is hard to see the bigger picture when one is in it, South Korea must assess this issue from a higher strategic level. As former president Kim Dae-jung said, South Korea must make its own strides toward leadership in Northeast Asia and conditions for attracting four major powers.   In ‘Attack by Stratagem’ of Sun-Tzu’s ‘Art of War’, it says that “[s]ubduing the enemy without fighting is the best strategy. Therefore the best strategy is to intercept the enemy’s strategy and stop their plan. The second best is to block the enemy’s diplomacy. The next best is to attack the enemy’s army. The worst strategy is to attack the enemy’s fortress”. THAAD would be among the least preferred strategies of “attacking the army” or “attacking the fortress.” A better solution would be to foster a better relationship and improve South Korea-China relations and South-North relations. If South Korea is able to take advantage of these disputes, it can upgrade “the strategy of attacking fortress” into “the strategy of intercepting the enemy’s strategy and of blocking its diplomacy.’’ In so doing it will be able to coexist with China and the U.S. while taking advantage of both the best of all strategies.   The most pressing issue in the Korean Peninsula is stability. Only with stability can South Korea be guaranteed economic development and be spared the pressure from a US-China rivalry. South Korea will have more say in Peninsular issues and more cards on the reunification table. But THAAD threatens this potential strategic advantage as it also faces strong opposition from Northeast Asian countries like China and Russia. The THAAD issue has already eclipsed other important tasks such as missile defense, and has become a battlefield for political competition between superpowers. In fact, THAAD has become a political “nuclear weapon” swaying Northeast Asian politics. It has damaged many bilateral relationships between China, U.S., Russia, and South Korea, while further complicating North Korea’s nuclear issues and North-South relations. THAAD embodies a unilateral, opportunist approach of “maintaining security with force.”   What South Korea needs to do most of all is not persuade China into accepting THAAD deployment,  but imagine the post-THAAD controversy of a stable domestic and international situation, how to maintain peace in the Korean Peninsula and nearby regions, the prospect of South Korea as an apt negotiator and agenda-setter, its international leverage, and other worthwhile praises. Needless to say, South Korea’s good faith and effort will not go unnoticed or unappreciated by China. Director of Center for Korean Studies, Fudan University in Shanghai
  •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이후 한국의 대비방향
    저자
    김진아(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발간호
    2016-10
      지난 1월 6일의 제4차 핵실험과 2월 7일의 장거리미사일실험을 통해 북한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실제적으로 확인하는 단계로 시작되는 기존의 북핵 해법을 거부하는 입장을 보여주었다. 핵능력과 투발수단의 수준을 패키지화하여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핵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려는 북한의 의지는 “핵보유국의 전렬에 당당히 올라서게 되었다”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핵억제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시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제4차 핵실험’이 아니라 ‘제1차 수소탄 실험’이라고 표현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추가적 핵실험 가능성을 암시하였고, 광명성 4호의 발사가 5개년 우주개발 계획의 산물이라고 설명하면서 미사일기술 개발이 장기계획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북한이 기술적 증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서도 "수소탄실험이 성공"했다고 강조한 점과 예외적으로 핵실험 징후를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핵실험에 대한 심리적 충격을 가중시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핵‧미사일에 대한 위협 인식을 제고시키려는 북한의 의지는 매우 큰 것을 판단된다. 그러한 목표 달성을 꾀하고 있는 북한의 추가 핵‧미사일실험은 불가피할 것이다. 북한은 그간 6차례의 장거리로켓 시험발사를 통해 미사일 성능의 개선 정도를 과시해왔으나,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이나 항법 유도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아직 ICBM 개발능력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비록 그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북한이 위력을 낮게 설계하면서 수소탄 개발의 전 단계인 증폭기술을 검증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으며1) 북한이 이미 추가 실험의 여건을 마련해놓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앞으로도 증폭기술의 향상을 도모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한미 연합연습의 강화와 대북제재를 통한 압박 수위의 조절 및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등으로 북한의 도발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 중요하겠다. 한편, 장기적으로 한미동맹에 주는 함의에 대해서도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첫째,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능력 증강은 한미동맹의 대북 억제전략 수립 및 실행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북한은 핵실험으로부터 불과 이틀이 지난 후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실험 영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했고, 은하 3호 모형이 전시된 과학기술전당을 CNN에 개방하여 핵프로그램이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인터뷰를 내보낸 바 있다. 이는 북한이 2013년 3월 31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전쟁 억제전략과 수행전략의 모든 면에서 핵무력의 중추적 역할을 높일 것"을 강조한 것의 연장선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북한이 신뢰할만한 핵억제력을 보유하게 될 경우, 이를 유사시 미 증원군의 개입을 억제하는 반접근/지역거부의 기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북한이 한‧미 기동전력에 대한 전술적 공격, 전자기파(EMP)를 활용한 공격 등 다양한 옵션을 보유하게 되었을 때, 한‧미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방어하는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는 작년 ‘한미 억제전략위원회(DSC)’를 출범시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통합대응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나, 아직은 북한의 핵‧WMD를 포함한 미사일 위협을 탐지, 교란, 파괴, 방어하기 위한 이행지침을 도출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즉, 합의된 개념의 이행방식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양국이 목표, 수단 및 우선순위 등 다양한 고려사항을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춘 대응방식을 발전시키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발전은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실시간 식별하고 추적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력이 전제가 되는 한국군의 '선제타격체계(Kill-Chain)'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운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상 이동형 탄도미사일인 KN-08를 개발하여 전력화를 완성하고 잠수함 탄도미사일 기술을 보유하여 운용할 경우,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긴급표적을 효과적으로 격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그 외에도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각과 사거리를 조정하여 한반도를 타격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복합적으로 운용하는 경우의 수까지 고려한다면, 북한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는 2020년 중반까지 한국군이 'K2(Kill-Chain과 KAMD의 통합)'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과는 별개로 대북 핵‧미사일 방어체계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이슈를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정보자산의 확보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평가하는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북한의 핵‧미사일이 초래하는 지역적 파급효과(ripple)를 관리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새로운 냉전구도를 만드는 핵심계기로 작용하게 된다”2)는 논리를 개진하면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미‧중 간의 불편한 심리를 자극하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그간 중국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고, 중국 언론매체들도 전략적 측면의 근시안적 판단3)이라고 평가하는 등 우려를 표명해왔다. 그리고 러시아 외무부 또한 “사드의 배치가 세계 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4)이라고 표명한 바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발을 예상하면서 핵‧미사일 실험을 감행한 데에는 대북압박의 수위를 조절함에 있어 역내 국가 간 공조가 어려운 구조를 활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드 논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이제는 주변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간 관련 논의는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왜 필요하며 중국의 안보이익을 저해하지 않는지를 설득하기 위해, 보다 기술적‧구체적 설명이 필요하다. 한미동맹 차원에서 이러한 노력이 지원될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에 대한 보장(assurance)과 중국에 대한 재보장(reassurance)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특히 한·미는 3월부터 시작되는 연합훈련 기간에 한미 연합‧합동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연습할 예정인데, 미사일 방어 공조를 강화하는 조짐에 대한 주변국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위기관리 측면에서는, 한미 연합훈련 기간 동안 한반도의 긴장 국면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실험 이후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고 PAC-3 부대를 배치하는 한편, 한‧미가 이번 군사훈련을 사상 최대 규모로 실행할 것을 공언한 것은 직접적으로 상대방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개시한 행동을 변화시키도록 만드는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5)의 측면으로 이해될 수 있다. 주지할 것은 이러한 군사력과 대응의지의 과시노력이 강압외교의 기본 원리에 부합되게 수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대북 강압수단이 정치‧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확전 위험을 최소화하며, 북한의 행동을 변경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북 강경조치는 궁극적으로 긴장 완화(de-escalation)를 유도하기 위한 협상전략 측면에서는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역으로 북한이 도발의 빌미로 활용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________ 1)  이상민, “제4차 북한 핵실험의 기술적 평가 및 추가 핵실험 전망,” 『주간국방논단』 제1606호 2) "우리민족끼리," www.uriminzokkiri.com/ (검색일: 2016. 2. 15). 3) "环球时报(환구시보)," http://world.huanqiu.com/ (검색일: 2016. 2. 7). 4) "Tass," http://www.tassinternational.com/ (검색일: 2016. 2. 10). 5) Alexander L. George, The Limits of Coercive Diplomacy (1994)​ ​ 現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북한군사연구실 선임연구원. 터프츠대 국제법 외교대학원인 플레쳐스쿨(Fletcher School of Law and Diplomacy)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 취득.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인도주의 개입 이론과 실제' 강의를 맡고 있으며, 국방부와 외교부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음. 주요 연구분야는 비확산레짐과 북미관계이며, The North Korean Nuclear Weapons Crisis(Palgrave McMillan, 2014)를 비롯한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음.
  •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과 동북아 국제협력
    저자
    정기웅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발간호
    2016-43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 2016년 9월 경주를 강타한 규모(MI) 5.8의 지진과 그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겪은 경주의 모습은 한반도에 발생 가능한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경주의 지진은 태풍과 홍수 이외의 요인으로 인한 재해에 대해 사실상 무관심한 상태였던 우리에게 그 관심의 폭을 넓힐 필요성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백두산 화산 분화의 문제는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백두산 화산 분화가 국내여론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한 이후이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이후 일부에 의해 제기된 백두산 화산 분화 임박설에 대해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와 관련된 일련의 논쟁과 더불어 화산 분화로 인한 발생 가능한 재해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졌다. 그러나 가까운 시일 내에 화산 분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화산 분화에 의한 재해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였지만, 이때 갖게 된 경각심은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여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백두산은 지리적으로 북위 41° 01´, 동경 128° 05´에 위치해 있다. 해발고도는 2,750m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동시에 민족의 영산으로서 신성시됐다. 기록에 남아있는 백두산 분화는 939년, 946년, 947년, 1014년, 1016년, 1017년, 1018년, 1019년, 1124년, 1199년, 1200년, 1201년, 1265년, 1373년, 1401년, 1403년, 1405년, 1573년, 1597년, 1654년, 1668년, 1673년, 1702년, 1898년, 1903년, 1925년 등에 이루어졌다(윤성효 2013). 화산 분화의 규모는 별개로 하더라도 분화와 분화 사이의 시간적 간극만을 고려한다면, 10세기 이후 매 세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분화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중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에 의하여 2000년 이후 미소지진이 잦아지고, 정밀 측량에서 백두산의 높이가 증가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마그마의 화학적 성분이 분화에 접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특히 일본 도호쿠(東北)대학 명예교수(화산학)인 다니구치 히로마쓰(谷口宏充)는 2012년 5월 日本地球惑星科学連合 학술회의에서 연구발표(日本の巨大地震と白頭山噴火活動との時代的相関)를 통해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지각판 운동 영향으로 백두산 화산이 분화할 가능성은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국내에서 일부 연구자는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에 대해 “규모의 문제일 뿐 2035년 이내에 분화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백두산 화산 분화를 예측하고 전조현상 관측과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또한 진행되고 있다(윤성민·오창환 2014, 8). 많은 이들은 백두산을 휴화산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현재의 상태에서 백두산은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또한 역사의 기록이 보여주듯이 백두산은 여러 차례 분화한 바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시 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 유무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화산 분화를 기정사실로 전제하고(물론 그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화산 분화가 발생하였을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정치·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백두산 화산 분화로 인한 재해의 규모 예측 백두산 화산 분화가 초래할 수 있는 피해에 관해 진행된 연구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2015년 발표된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윤성효 교수팀의 연구이다. 윤 교수팀이 발표한 국민안전처 연구용역(‘화산재해 피해예측 기술개발’) 결과에 따르면 폭발지수(VEI) 8단계 중 5단계 이상의 폭발이 발생하고 북동풍이 분다고 전제할 경우, 백두산 분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 4조 5189억, 제주공항을 제외하고 모든 공항이 최장 39시간 이상 폐쇄되어 이로 인한 피해액 611억, 화산폭발로 인한 지진의 영향으로 서울과 부산 등 한국 주요 대도시에 있는 10층 이상 건물 유리창과 외벽 등이 파괴됐을 때 발생하는 간접적 피해 등을 합하면 직간접 피해액의 합계가 총 11조 1,895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반면 4단계 이하의 폭발일 경우, 북한 지역에 극심한 피해가 발생하는 데 비해 남한 지역은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윤 교수팀의 발표는 국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되면서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초래하였고, 예측의 정확성 및 현실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으로도 이어진 바 있다. 화산 분화 시 직접적인 화산 재해는 크게 화쇄류와 화산 이류 및 홍수, 화산재, 쓰나미 등이 있다. 그러나 폭발의 강도, 화산 분화의 종류, 바람·습도·온도와 같은 기후적 조건, 계절적 요인, 2차 피해의 범위에 대한 규정 등에 따라 매우 복잡하고도 다양한 결과가 산출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예측 가능한 피해 중 백두산 화산이 분화하였을 경우, 한국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직접적 피해는 화산재로 인한 피해일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사실 백두산 화산 분화와 같은 자연재난으로 인한 재해의 발생은 완벽한 예방이 불가능하다. 화산 분화뿐만 아니라 지진, 해일, 태풍 등의 자연재난의 경우에도 현재의 과학기술로써 재난 자체를 없애는 것은 물론 그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단지 우리는 그것이 초래하는 파괴의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자연재난과 이로 인한 재해는 예측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동시에 국경을 초월한 국제적 문제로 취급되기도 한다. 즉, 넓은 의미에서 비전통 안보의 한 분야인 인간 안보의 개념에서 접근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백두산 화산 분화는 그것을 어떻게 프레이밍(framing) 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대응책 및 해결방안이 달라질 것이다. 특히 백두산 화산 분화의 문제를 자연재난으로 인한 물리·경제적 피해의 측면에서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그에 따른 정치·사회적 문제까지를 염두에 둘 것인지에 따라 그 대응 범위와 대응 주체의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백두산 화산 분화가 가져올 정치·사회·경제적 파급효과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더 우려스러운 것은 백두산 화산 분화의 정치·사회적 파장에 대한 연구, 특히 국제적 관점에서의 연구 및 대비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국제협력의 필요성 백두산은 이 땅 한반도에 존재하고 있지만, 남쪽에 있지 않고 북쪽에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북한의 관할구역에 속한다. 그마저도 온전히 북한의 영토가 아니라 중국이 그 소유권 중 일부를 갖고 있다. 또한, 화산 분화 시 그에 따른 재난·재해의 파급효과는 북한만이 아니라 주변 여러 국가에까지 미칠 것이므로 그 관할권과 문제 해결의 주체를 쉽게 확정 지을 수 없는 매우 복잡한 국제적 문제로 간주된다. 따라서 백두산 화산 분화 시 화쇄류의 직접적 피해를 받는 북한지역뿐만 아니라 이차적 피해의 영향권에 속하는 남한, 중국, 일본, 러시아 등도 고려의 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두산 화산 분화 시 피해 예상국의 협조 및 대비 태세는 전무하거나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백두산 화산 분화가 미치는 피해가 강력하고 광범위하다고 전제할 때, 우리의 관심은 세 가지 측면에 초점을 둘 수 있다. 첫째, 백두산 화산 분화 자체로 인한 직접적 피해로서 화쇄류와 화산 이류 및 홍수 등에 의한 피해 둘째, 백두산 화산 분화가 일으키는 간접적 피해로서 화산재 분출로 인한 교통·통신망의 마비, 농작물 피해 및 산업단지 피해와 같은 경제적 피해 셋째, 백두산 화산 분화로 인한 직·간접 피해의 규모가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주변국의 통치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중에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 내부에 급변사태가 초래되는 경우 등이다. 이는 백두산 화산 분화와 그 파급효과를 단순한 자연재난과 재해의 문제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에서 급변사태의 발생은 동북아 지역의 안보구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바, 동북아의 주요한 행위자 중 하나인 미국 또한 이 문제에 반드시 개입하고자 할 것이 예측된다. 결국, 백두산 화산 분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북아 수준에서의 국제적 협력을 해야 함이 명확해진다. 북한의 취약한 방재 시스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동북아 수준에서의 재난 대비 협력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특히 핵개발로 인한 북한의 폐쇄지향과 비협조는 국제적 협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백두산과 관련하여 상황을 더욱 우려스럽게 하는 것은 북한의 재난 대비 태세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국제적십자사(International Federation of Red Cross and Red Crescent Societies)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5년에서 2014년에 사이 자연재해로 인한 전 세계의 사망자 수는 2백여만 명이었으며, 이 중 북한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수는 60여만 명에 달함으로써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이 시기가 북한이 소위 고난의 행군이라고 일컫는 특별한 어려움을 겪은 기간과 겹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자연재난과 이로 인한 재해에 대처하는 북한의 준비가 충분치 않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두산 분화가 발생한다면 북한의 피해는 자칫 궤멸적일 수 있다. 백두산과 관련한 남북 간 접촉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그 결과는 없다. 2007년 12월 개성에서 개최된 남북보건환경회담에서 북한은 남한 정부에 지진계 설치와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추진을 요청하였다. 당시 북한은 일본에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요청에 대해 한국은 두 차례의 비공개회의 개최 후 지진계 설치 요청을 수락했으나,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무산되었다. 백두산 문제와 관련하여 남북의 접촉은 2011년 3월 다시 이루어졌다. 이때 남측은 북측에 백두산 내부 마그마 움직임에 대한 공동연구를 제의하였고, 남북학술토론회 개최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이는 핵실험 지진파까지 감지하는 지진계 설치로 인하여 남한에 군사정보가 넘어갈 것을 우려한 북측에 의해 결국 무산되었고, 이후 백두산 문제를 포함하여 어떠한 분야에서도 남북한 간에 환경 및 자연재난과 관련한 협의가 이루어진 바 없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백두산 화산 분화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체의 출범은 고사하고, 백두산 화산 분화 가능성 연구를 위한 최소한의 과학적 협조마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자연재해 대비를 위한 동북아 국제협의체 출범 필요 백두산 분화는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어 있는 한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지역 이해관계자로서의 미국을 비롯한 여타의 많은 나라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백두산 분화에 대한 대비책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비물리적 피해에 대한 대비를 포함하여 주변국들과의 공조 및 협조체제 구축까지 염두에 두고 수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화산 분화로 촉발될 수 있는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때, 백두산 영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의 공조는 사전에 매우 세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조율과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화산 분화로 인한 주변국 피해는 직접적이라기보다는 항공운송수단 불통과 화산재 피해 등의 간접적 피해에 그칠 가능성이 클 것이다. 하지만 재해로 인하여 한반도에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동북아 지역 안보와 직결될 것이기 때문에 이해관계 국가들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물론 백두산 분화는 그 현시적 위협이 강하지 않고, 상황 발생 시 피해 환경은 결정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고, 상황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균형과 안보환경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국내·국제 정치적 환경이 변화할 상황에서는 모두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협력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은 매우 지난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백두산 분화와 관련한 현재의 연구는 자연재난과 재해에 대한 대비와 대응전략 수립에 맞춰져 있으며, 정치·사회적 맥락에서의 접근과 국제협력의 문제는 제외되어 있다는 점이다. 2016년 늦여름 발생한 자연재해에 대한 북한의 협조요청과 국제사회의 거부는 북한과의 협력이 절대 쉽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2016년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를 휩쓴 수해로 인해 수백 명의 사상자와 7만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였지만, 9월 9일 5차 핵실험으로 인하여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였다.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 하에서 북한과의 협력 가능성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색국면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북한의 자연재난에 대한 인도적 협조와 도움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화산 분화 문제의 당사국은 남북한에 국한되지 않고 동북아 각국을 아우르는바, 일본·중국·러시아가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여 당사국들의 협의체가 조직되면, 장기적으로 유명무실해진 6자회담을 대체하는 핵문제 해결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적 예측이 또한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관련 국가들의 참여하에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의 상정과 그에 조응하는 행동계획(Action Plan)의 수립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를 총합적으로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Crisis Management Control Tower)를 구축할 필요가 있음이 더욱 명확해진다. 이는 한반도에서의 재해에 대한 사전 대비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공동선 증진을 위한 선의적(善意的) 접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연재해 피해 감소를 위한 대비책 수립과 국제협력의 경험은 유사한 자연재해가 발생했거나 발생 가능한 타국에의 경험전수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現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 주요 관심분야는 국제협력/협상, 스포츠 정치/외교, 공공외교/ODA, 통일 남북관계 등임, 최근 연구로 "한국-쿠바 국교정상화에 관한 소고: 양면게임의 논리와 상승적 연계의 모색", "백두산 화산재해와 북한 급변사태에 관한 소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Why Japan and Russia have failed to solve the territorial dispute: the 1956 Joint Declaration and the mechanism of political coherence" 등이 있음.
  • Duterte’s Pivot to China: Realities and Interests
    저자
    Aries A. Arugay (The 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in Diliman / Jeju Peace Institute)
    발간호
    2016-41
      The world paid attention to the highly anticipated visit of Philippine President Rodrigo Duterte to China for many reasons. It was seen as the ultimate gesture of revitalized relations between the two neighbors after years of animosity due to territorial disputes in the South China Sea. However, the trip became less about rekindling ties with China, and more about how the Philippines is breaking away from the United States. Observers have interpreted Duterte’s first trip outside Southeast Asia as an attempt to seek new big power allies given his contempt for the United States and Europe. The official state visit occurred a few months after the historic arbitral ruling on the South China Sea that China refused to acknowledge and many have found it surprising that the already uncertain strategic regional environment can be further complicated by a small state like the Philippines. By engaging China, Duterte seeks to tread a different path from previous governments toward a more independent foreign policy. The controversial leader believes that the close relationship with the US did not serve the national interest given its lack of credible commitment to defend the Philippines against foreign invasion. Though an independent foreign policy is a laudable goal, there is skepticism toward the move to attach the country to the region’s hegemon. Some fear that the president will abandon Scarborough Shoal in exchange for economic deals or reinstated fishing rights for Filipinos. As top diplomat, Duterte can craft foreign policy in broad strokes. However, any major revisions to the status quo cannot be single-handedly altered even by a very popular president. Implementing sweeping changes is unsustainable given the country’s weak bureaucracy and elite-captured institutions. Philippine strategic interests are also not served by complete trust in China given its past actions. The key is to make a sober and wise distinction between Duterte’s off-the-cuff remarks and his government’s subsequent policy actions. The Philippines-China Spring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described Duterte’s visit as springtime after a winter of mutual discontent. Their joint statement sought to continue stalled cooperative ventures and embark on new ones ranging from intelligence sharing to combat illegal drugs to public infrastructure, agriculture, and people-to-people exchange. The Philippine president left China with reportedly US$ 24 billion worth of deals, loans and aid. As expected, Duterte’s fiery rhetoric trumped the economic outcome of the trip. He praised China’s generosity, identified with its ideological slant and promised to pursue a joint alliance with other countries. In that same vein, however, he announced his economic and military “separation” from the US. After those remarks, the trip became less about rekindling ties with China more about how the Philippines is breaking away from its big brother, the US. The symbolism was too good not to be noticed: a US ex-colony and most trusted ally blessed with a geographic strategic advantage is now embracing the US’s fiercest rival. Philippines-US relations: It’s complicated The Philippine president eventually clarified he will not sever ties nor abrogate treaties with the US. Unlike other populist leaders, Duterte was also quick to recognize the limits of presidential power and the legal constraints of negotiating territorial claims. The US reaction to Duterte’s remarks displayed a modicum of patience and sobriety. As a country whose political institutions were fashioned in their image, the US knows the Philippines better than any other country. It knows that this attempt to deviate cannot be maintained in the long run. The highly personalized nature of Philippine politics, an American colonial legacy, prevents this stance from being sustained. The US can also rest on the fact that it has inculcated shared values and interests among the Filipino elites and masses for decades that are now so robust that no leader, however popular, can dismantle or erode. Duterte, however, is tapping into a sensitive sentiment shared by many Filipinos. While they are the most pro-American public in the world, it should not be taken as blind loyalty. Colonial atrocities remain imprinted into the Filipino collective consciousness. Duterte is the not the first Philippine president who is standing up against the US, nor will he be the last. Though the US tolerates Duterte’s antics, it does not mean that it will just allow the Philippines to get away with it. Historically, the Philippines has paid a high price every time it veers away from the US as seen when the country refused to renew the military bases agreement and when it pulled out its contingent in the US-led coalition against Iraq in 2004. It will just depend how far-reaching these repercussions are to the country’s interests. Credibility costs In the meantime, there are already costs to Duterte’s pronouncements in the form of the diminished ability of the Philippines to make credible commitments abroad. Critics wasted no time highlighting his incompetence in foreign affairs while supporters say that he is drawing from a strategic playbook he alone is privy to. While pundits debate this, other states are taking note of Duterte’s words and actions. Foreign policy requires a level of consistency that reduces significant risks. While countries may benefit from the less conservative foreign policy stance of the maverick president, high payoffs are often canceled by higher risks. So far, Duterte’s popularity at home means he does pay the audience costs related to his controversial statements. However, domestic politics can quickly change for the worse given that the political elites he displaced are wasting no time antagonizing his government. More tempered Chinese officials acknowledge that things may completely change, resulting in foreign policy reversals; politics rarely stops at the water’s edge in the Philippines. Duterte’s attempt to pursue an independent foreign policy is desirable and should be supported. Realizing this vision does not mean substituting one major power for another but rather in adopting careful policies guided by the idea that ‘whether the elephants fight or make love, the grass will still suffer’. Aries A. Arugay is associate 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at the 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in Diliman and executive director of the Manila-based Institute for Strategic and Development Studies, Inc. He is also currently a visiting fellow of the Jeju Peace Institute in South Korea. @ariesarugay * This article first appeared in the Australian Outlook of the Australian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