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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개최 의의
    저자
    백지아(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장)
    발간호
    2011-17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정상행사  내년 3월 26~27일 우리나라에서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2012 Seoul Nuclear Security Summit)”가 개최된다. 전 세계 50명 이상의 국가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여할 서울 정상회의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이다. 정부는 정상회의의 충실한 준비를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핵안보정상회의 준비위원회」를 설립한데 이어 금년 3월 외교통상부장관이 단장을 맡은 범정부 조직인「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을 발족시켰다.아울러 의장국으로서 우리는 정상회의 공식 준비 채널인 교섭대표회의Sherpa Meeting와 부교섭대표회의Sous-Sherpa Meeting를 통해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의제를 조율하고 정상회의 결과문서 성안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오는 10월 4~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우리나라 주재로 교섭대표회의가 열려 서울 정상회의에서 채택할 서울 코뮤니케Seoul Communique?에 대한 본격 논의에 들어간다.핵·방사능 테러 위험의 심각성과 핵안보정상회의의 중요성독자들에게는 핵안보nuclear security와 핵안보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라는 용어가 다소 낯설게 들릴 것이다. 핵안보라는 용어에서 핵무기의 철폐나 핵무기의 확산 방지, 그리고 북한 핵문제와 이란 핵문제 등을 연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핵안보는 핵테러와 연결되는 개념이다. 핵안보정상회의는 간단히 말하자면 핵과 방사능 테러의 방지를 목적으로 전 세계 핵물질과 방사성 물질, 그리고 관련 시설들을 테러와 범죄 집단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각국의 조치와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이다.핵안보정상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핵과 방사능 테러의 위협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와 무기급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Pu을 획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문제는 핵물질의 관리와 관련하여 우려할만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농축우라늄이 보관되어 있는 원자력 시설이 무장괴한에 의해 침입당한 사건도 있었고, 민간인에 의해 핵무기 보관 군사시설의 보안이 뚫린 사건도 있었으며, 핵물질 불법 소지와 거래 시도 관련 사례들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1993년부터 2010년까지 33건의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의 불법 소지와 거래 시도, 도난, 분실 사건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 되었다.핵테러 위험성에 못지않게 세슘cesium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이른바 ‘dirty bomb’ 테러의 위험성도 작지 않다. 방사성 물질은 의료기관, 대학, 연구소, 산업체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폭탄으로 제조하기도 용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방사능 테러는 핵테러보다 비록 그 피해 규모는 작겠지만 발생 가능성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듯이 방사능 피폭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두려움과 공포는 핵테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불법거래데이터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2005년이래 매년 150건 이상의 방사성 물질과 핵물질의 불법 소지, 밀수, 도난, 분실 사건이 등록되고 있는데 이중 3/4 이상이 방사성 물질과 관련된 것이다.상기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용 핵물질을 획득하여 세계 대도시중 하나에 터뜨리는 것이나, 원전 등 원자력 시설을 공격하는 것, 또는 방사성 물질을 이용한 dirty bomb 테러를 자행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가상이 아닌 발생 가능한 실제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핵과 방사능 테러의 위협에 대해 느끼는 인식의 정도는 국가마다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상호 의존이 심화된 세계화 시대에 있어서 핵과 방사능 테러가 가져 올 심각한 결과를 생각해 볼 때 핵과 방사능 테러를 방지하는 것은 국제사회 공통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핵테러 발생시 야기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바로 여기에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다.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주요 목표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우리 정부가 실질사항substance 측면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주요 목표들은 다음과 같다.첫째, 정부는 서울 정상회의가 핵안보에 관한 실천적인 비전과 이행 조치들을 제시함으로써 탈냉전기 국제안보의 주요 과제인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세계’의 실현에 기여하는 회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서울 정상회의의 비전과 실천 조치들은 정상선언문인 서울 코뮤니케Seoul Communique에 담겨지게 될 것이다. 2010년 4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제창으로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가 핵안보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선언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면 서울 정상회의는 선언의 단계를 ‘실천’의 단계로 발전시키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둘째, 서울 정상회의는 워싱턴 정상회의의 핵안보 기본 주제였던 핵테러 대응, 핵물질 및 핵시설의 방호, 핵물질 불법거래를 충실히 다루면서도 논의 지평의 확대를 통해 핵안보 규범을 보다 견고하게 짜 나가도록 할 것이다. 우선 후쿠시마 사태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가 된 원자력안전nuclear safety과 관련하여 서울 정상회의는 핵안보에 대한 논의 초점을 흐리지 않는 가운데 핵과 방사능 테러 방지를 위해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이 어떠한 시너지를 가질 수 있는 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2010년 워싱턴 정상회의시 논의가 미진했던 방사성 물질 방호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다. 워싱턴 정상회의의 주관심 대상이었던 핵물질, 즉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안전한 관리가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여전히 핵심 주제가 될 것이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핵테러 못지않게 방사능 테러의 위험성도 큰 만큼 우리는 서울 정상회의에서 방사성 물질의 방호 문제도 비중있게 다루어질 수 있도록 참가국들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셋째, 핵테러 방지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정상회의에서의 결과문서 채택 뿐 아니라 참가국 각각이 핵안보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장국인 우리는 서울 정상회의시 참가국들로부터 많은 의미 있는 핵안보 조치들이 자발적인 공약으로 발표되어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각국이 취할 수 있는 핵안보 강화 조치들로서는 고농축우라늄 제거, 핵안보 관련 양대 협약인 핵테러억제협약ICSANT과 핵물질방호협약CPPNM 가입, IAEA 핵안보기금에의 기여, 핵안보교육훈련센터 설립 등이 있으며 의장국인 우리도 가능한 기여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맺는 말우리나라가 핵안보정상회의 개최국이 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의 심각한 핵 위협하에 있으면서도 핵비확산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고, 세계 5위의 원자력 강국으로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모범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존재 가치를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작년 G20 서울 정상회의와 금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와 더불어 “성숙한 세계국가”로서의 더 큰 대한민국을 진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의 세계화 안목과 역량을 키우고 미래 세대들에게 자긍심을 불어 넣은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필자소개] 현 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장.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미국 존스홉킨스대 SAIS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음. 1985년 외교통상부에 입부하여 주뉴욕영사, 주유엔서기관, 주태국서기관, 주제네바참사관과 주말레이시아 공사참사관을 역임하였고, 외교통상부 본부에서는 인권사회과장과 국제기구협력관, 저출산고령사회문제 담당대사를 지냈음.
  • 한반도 안보상황과 전망
    저자
    류 밍(상해사회과학원)
    발간호
    2011-11
    남북한의 최근 안보상항과 그 함의최근 몇 달 동안 중국, 미국, 남북한, 일본, 러시아 사이의 놀라운 셔틀외교를 목격했다. 이는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요구 또는 압력이 높아지고 한반도 교착상태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우다웨이Wu Dawei가 서울을 방문하고, 김성환이 북경을 방문하고, 신수케 수기야마Shinsuke Sugiyama가 서울을 방문했다. 또한 북한은 베이징에서 남북한이 비밀회담을 가진 사실을 최근 공개하였다). 중국과 남한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3단계 접근방식을 취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남한은 회담의 전제조건으로서 북한이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진심어린 노력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궁극적으로 남한은 과거 오랫동안 남북한 관계에 적용되어왔던 패턴을 버리고,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나가길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북한이 미국이 아닌 남한을 핵 관련 회담의 상대로 선택하고, 남한 원조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포함된다. 북한은 우선 남한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남한의 입장을 존중해야만 한다.그러나 평양이 남한의 요구에 대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양보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비록 작년 북한이 천안함 공격을 인정하고 남한에 대한 사과내용을 좀 더 확대했다 해도, 남한 여론이 유화정책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남한이 북한과 고위급회담을 개최할 확률은 매우 낮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사항이 남한과의 관계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은 남한의 적대감을 완화시키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북한은 남한의 행동을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전략은 백두산 휴화산의 폭발 가능성에 대한 공동연구와 고위급 군사 회담의 제안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남한은 북한의 전략을 분명히 꿰뚫어보고 있으며 쉽게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남한은 몇 가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즉 미국이 6자회담 재개를 무한정 기다리는데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비핵, 개방, 3000’ 제안을 실현하고, 훌륭한 업적을 쌓고, 역사책에 전설을 남기기 위해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여론과 보수진영의 반북정서 속에서 평양과 타협을 강력히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미국도 역시 교차로에 서있다. 북한이 지난 11월 미국 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Hecker)에게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공개하였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즉시 재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보스워스Bosworth는 경제제재가 아닌 외교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즉시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남한의 반북정서를 고려하고, 북한의 ‘벼랑 끝 전략’이란 수렁에 다시 빠져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미국은 회담을 재개하기 전에 유엔의 공개지지를 받는 평양 규탄 결의안과 북한의 비핵화 노력의 구체적인 증거들을 확보하여, 향후 회담에서 자국의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위와 같은 민감한 상황 속에서도 올해 안에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왜냐하면 미국과 북한이 이미 몇 차례 1.5 트랙 회담을 가졌기 때문이다. 북한이 남북한 비밀회담을 공개한 사실은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하이톤 미사여구를 참아내지 못했으며, 남한이 정상회담 대가로 약속한 보상에 무척 실망하였음을 보여준다.북한이 직면한 도전과 실천 가능한 전략5월 김정일의 중국 방문에서도 현재 북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첫째, 김정일은 악화일로의 경제를 서둘러 구제하고자 하며, 아들에게 보다 나은 경제 환경을 남겨주길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정일은 광물과 동해안 항구를 내걸고 중국이 국경 지역에서 두 개의 공동 프로젝트 개발에 깊숙이 참여하도록 유혹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프로젝트가 두만강 하구의 황금평이라는 섬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섬은 관광, 물류, 제조업의 중심이 될 것이다. 김정일은 이번 중국 방문 동안 자동차 공장, 전자제품 생산업체, 할인점, IT 회사 등 여러 산업시설을 방문하였다.둘째, 북한은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과 협력을 이용하여 남한과의 긴장관계를 완화시키고 주변 환경을 우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6자회담 재개와 비핵화 합의는 김정일이 중국 지도자들에게 바치는 상징적인 선물이 될 수 있다.셋째, 지난해 북한은 성공적으로 김정은을 조선노동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하였고, 미래의 권력이전을 돕는 핵심지지그룹을 조직하였다. 김정일은 아들 김정은의 약한 권력기반과 권력계승 과정의 불확실함을 여전히 염려하고 있다. 그러므로 김정일은 중국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그의 전략은 중국 차세대 리더와의 개인적 관계를 돈독히 하고, 중국의 정책 자문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것이다.  북한의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목표는 앞으로 한반도의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북한은 더 이상 도발 행위와 새로운 위기 유발에 관련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동시에 이명박 행정부와 의미 있는 대화를 재개해야 할지 확신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제 그들은 차기 남한 대통령을 향하여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박근혜와 민주당의 손학규가 아직 커다란 행동 변화를 준비한 것 같지는 않다. 지금 북한의 전략은 남한에서 북한에 호의적인 지도자가 당선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6자회담과 관련하여 북한은 진보적이거나 대대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핵무기 위협을 가해야만 한다. 리비아의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 폐기) 모델은 북한에게 핵 포기의 잠재적 위험성을 일깨워주었다. 그러나 미국이 회담을 재개하고 북한과 거래를 하려 할 경우 북한이 경수로를 얻는 대신 모든 농축우라늄프로그램을 동결하고 무력화할 것을 제안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필자소개] 현 상해사회과학원(Shanghai Academy of Social Sciences: SASS) 한국 연구 센 소장. 복단대학교(Fudan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및 한국 서울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였음. 국제관계,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한반도 안보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관련하여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음.
  • International Collaboration on Cyber Security
    저자
    KIM Sang-Bae(Seoul National University)
    발간호
    2011-10
    Cyber Spear vs. Digital ShieldDuring the Chu Dynasty in China, a man was seen selling a spear and a shield in the market. He shouted loudly in praise of his spear: “My spear is the sharpest one in the world and can pierce through anything.” Then he began singing the praises of his shield: “My shield is so strong that no matter how sharp the spears and arrows are, they can’t go through my shield,” whereupon a man asked him: “Then what would happen if you pierced your shield with your spear?” He had nothing to say.An increasing number of computer hackers proudly claim that they can break through any firewalls. Hacking skills are developing day by day and new computer viruses continue to appear. Computer security experts say that they can fend off any attack from hackers with their firewall technologies, vaccine programs and techniques for finding hackers’ hideouts. It is not for us to say who will be the final victor in this digital era version of the “all-piercing spear and the unpenetrable shield” story. It is not a simple matter and we need to be very cautious when making statements as to who will be the winner. The foregoing story about a Chinese tradesman was about how to fend off a spear attack with a shield. The digital era version of the story, however, is about how to fend off an attack by many spears with many shields. The issue of cyber security, which concerns how to fend off cyber attacks or acts of cyber terrorism, is a representative example of an asymmetrical war in which diverse actors take part against a backcomposed of a complex network environment.Non-State Actors, State Actors and Cyber SecurityBasically, cyber attacks or acts of cyber terrorism are games played by network-based, non-systematically organized actors not by state actors. Thus, they are complex games in which it is hard to identify the main culprit, given the way they are played and their nature. Let’s take the recent DDoS attack in this country, which became the focus of widespread attention, as an example. In a DDoS attack, the actors spread malicious codes and hacking tools to a number of personal computers, thus transforming them into “zombie” computers. They use the zombie computers to generate a large volume of traffic, targeting specified servers, in an attempt to render the servers unable to carry out their proper functions. These acts are carried out in a non-lineal way, involving computers and human actors compositely, which means that it is not easy to identify the agent of the attack. Indeed, the network itself becomes a culprit in such cases.Here, “network” does not refer to an ordinary network formed of nodes linked with each other. It is a “complex network” that has a flexible outward boundary like an amoeba it can change its appearance freely like the Lego bricks also, it can restore any damaged part like a lizard’s tail in no time. Recently, networking expenses have been reduced dramatically with the rapid expansion of the Internet. Under such circumstances, non-state actors that rely on the mechanism of such a complex network have come to the fore, wielding a unique type of power that was unimaginable in the past.Cases in which non-state actors exert power by relying on the Internet are found in various areas of the knowledge/information-based society, particularly in the field of cyber security. Ironically enough, the Internet itself provides the means that enable the actors to exert such power. With the Internet influencing our daily lives to an ever greater extent, any shutdown of the Internet is capable of dealing a lethal blow to a community. Moreover, we need to understand that it is due to the structural attributes of the information system, in the shape of the Internet, that such non-state actors can exert a serious threat to the world, although they are powerless themselves.Even a well-designed information system cannot free itself from bugs, which are byproducts of its complex technical system. Such a loophole (also called an “exploit”) becomes a target of attacks from hackers. The very structural attributes of the complex network provide vulnerable spots that affect the entire system. A few loopholes do not cause the network to shut down. However, if the few loopholes are attacked seriously, it is not easy to block the impact of such an attack on the entire network, and all the more so because hackers aim to disturb software programs rather than destroy hardware in a limited sector. Computer viruses or malicious codes are leading examples of culprits that seek to the disturb normal functioning of the system by seeping through such loopholes.Among those who succeed in seeping through such loopholes are relatively innocent hackers. However, the issue becomes serious when the culprits are terrorists seeking to destabilize a social system. Furthermore, sometimes the acts of state actors are hidden behind the those of non-state actors. Recently, a controversy arose when some people insisted that the Chinese government had played a backstage role in the attack perpetrated by Chinese hackers against users of Google’s email service. It has also been claimed that North Korea operates a cyber unit composed of 3,000 hacker troops and that these have perpetrated cyber attacks against the South on several occasions. The North is said to have boosted its cyber warfare strength strategically, along with the development of nuclear weapons, to make up for its weakness in terms of conventional warfare strength, due to concerns about the safety of the regime following the war against terrorism waged by the U.S.A.Viewed from such a perspective, there is every possibility that cyber attacks and acts of cyber terrorism, which have thus far remained pretty much a game involving non-state actors, may turn into a cyber war between state actors. Cyber warfare is being talked about as a new means of warfare that can shut down a country’s socioeconomic system or thwart a state’s ability to wage physical warfare by attacking its information infrastructure and strategic data. Realistically, there is a high possibility of cyber attacks being waged between two countries in the initial stages of a more conventional war. Suspicions were raised that the Russian government was behind the DDoS attack waged prior to Russia’s attack on Georgia in 2008 or the cyber attack against Estonia in 2007, although the Russian government denied its direct involvement in the cyber attack.State actors take it upon themselves to play the role of “digital shield” against attacks from “cyber spears”, although they may also become the key actors of cyber attacks. In a report recently published by the White House under the title International Strategy for Cyberspace (2011), it strongly raised the need to cope with cyber terrorism at the national level. In May 2011, the U.S. Department of Defense announced that it would even consider using missiles to fend off cyber terrorism attacks, in what amounted to an overt display of the U.S. government’s resolute attitude. The announcement sounds rather paradoxical, as it is doubtful against whom such an extreme form of retaliation could actually be targeted. The U.S. anxiety lies in the fact that it is not easy to prepare against an identified enemy that is likely to wage a cyber attack as noted in the foregoing.Need for International Collaboration on Cyber SecuritySuch being the case, it is only natural that awareness of the need for more comprehensive international collaboration should be recognized more widely, as it is not enough for a single country to attempt to cope with matters relating to cyber security. The aforesaid report published by the White House in 2011 also stresses the need for international collaboration in the domain of cyber security. In retrospect, many countries have joined in the effort for international collaboration against cyber crime or terrorism over the past decade. The European Convention on Cybercrime 2001 was an example of an effort made in the early days to establish an inter-governmental network for mutual coordination of the legal system. Even Asian countries have discussed the need for international collaboration for cyber security within the framework of ASEAN+3 or APEC. The e-ASEAN Project 2000 and the 4th ARF Seminar on Cyber Terrorism 2007 held in Seoul are examples of such efforts. APEC is also trying to settle issues concerning cyber security in the Asia-Pacific region in collaboration with ASEAN and the OECD.To summarize, cyber attacks and acts of cyber terrorism perpetrated using the mechanisms of a complex network are not an issue that can be settled by a single country’s efforts to come up with countermeasures or to overhaul the relevant laws and systems. Essentially, it is necessary to look for solutions through close international collaboration, as this problem occurs beyond national borders. More technically, it is necessary to move beyond “inter-national” politics (i.e., politics involving state actors) if we are to resolve cyber security-related issues. In other words, state actors need to establish “inter-network” politics with digital shields in connection with the need to fend off the supranational network of non-state actors dedicated to attacking state systems with “cyber spears”.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Dr. KIM SangBae is a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Political Science and International Relations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SNU). He received his B.A. and M.A. from SNU, and obtained a Ph.D. degree in Political Science at Indiana University in the United States. Author of numerous books and articles, Dr. KIM has written extensively about information technology and international politics.
  • 북러 경제협력의 현황과 전망
    저자
    박종수(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초빙교수)
    발간호
    2011-16
      북한의 경제 골간은 전폭적인 구소련 지원하에 구축됐고 유지되어 왔다. 때문에 1991년 소련의 붕괴는 북한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최근 20여 년간 북러 간 경제협력은 답보상태에서 매우 완만한 속도로 복원되고 있다. 양국간 경협의 장애요인은 무엇인가. 지난 8월 24일 북러정상회담이 향후 경협 활성화를 위해 어떤 함의를 갖는가.북러 경제협력의 현황구소련 당시에 양국간 경제협력은 기술이전, 협동생산, 위탁가공생산, 인력 교육 및 훈련, 과학기술 교류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1988년에 무역규모는 15억 6,570만 루불(약 25억 달러)로 역사상 최고수준에 이르렀고 북한 무역 총액의 49%를 차지했다. 그러나 소연방이 붕괴되면서 대북 원조성 구상무역은 중단되고, 우호가격을 적용하던 방식에서 국제시세에 기초한 경화결제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무역체계하에서 양국간 경협은 급격히 퇴조했으며, 2000년에는 무역액 4천 6백만 달러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1988년과 비교할 때 무려 54배나 감소한 것이다. 그 후에 점진적으로 회복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소련 말기의 수준으로는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북러 관계가 소원해 지면서 북한의 대(對)중국 의존도는 심화되었다. 그렇다고 북중 간 경협 확대가 북한 경제를 근본적으로 회생시키는데 기여한 것은 아니다. 생필품 위주의 대북지원은 단기처방에 불과한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심각하게 노후화된 기간산업이 전적으로 소련 기술과 설비 지원으로 건설되고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의 현대화 없이 북한 경제는 소생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북러 양국은 김정일-푸틴 간 3차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 협력의지를 확인했지만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대북 경제지원 배경이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 소련의 국제적 지위 제고, 중소분쟁 과정에서의 친중화 견제 및 미국과의 경쟁 일부로 인식됐던 구소련 당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북러 경제협력의 제약 요인첫째로, 양국간 경협 활성화의 최대 장애요인은 북한의 대러 채무상환이다. 2006년 12월 제5차 채무조정회의에서 채무규모를 80억 달러로 확정했으나 전액 탕감을 요구하는 북측의 입장 때문에 진전이 없었다. 파리클럽 회원국인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채무 전액을 탕감하게 되면 회원국 간 동등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게다가 북한의 경우는 아직 IMF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파리클럽 차원에서 채무를 재조정할 수 없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택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북한 기업에 대한 지분권과 채무를 교환하는 채무스왑(dept swap) 등의 절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아직 러시아가 이 방안을 현실화하지 않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구소련은 이념적 연대와 군사안보를 목적으로 북한에 대해 ‘출혈지원’을 했다. 북한은 아직도 일방적 원조를 요구하는 대러 기생적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입장에서는 한국에 대한 채무 상환문제도 고려대상이다. 만약 대북 채권과 대남 채무를 상계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2009년 5월 제5차 경제공동위에서 채무상환 문제가 집중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핵실험 단행으로 회의 자체가 무산되었다. 2011년 8월 김정일의 방러를 계기로 개최되는 북러 경제공동위에서 가시적인 진전이 있는 것으로 기대해 본다.둘째로, 북한 경제의 내부적 한계요인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중앙통제식 계획경제의 가장 완벽하고 극단적인 모델이었다. 소련 와해 후 중공업 위주의 스탈린식 통제경제가 붕괴됨으로써 북한의 1997년 공장 가동율은 1990년의 46% 수준에 머물렀다. 지방의 경우, 배급제가 중단되고 급기야 대아사가 시작됐다. 현재도 중앙통제로 인해 유연성이 별무하고 ‘자립경제정책’ 노선하에서 국제경제와의 거래도 한산하다. 특히 북한 핵실험 강행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고 있다.북한 주민들은 자구책으로 지하 경제에 의존하고 정부는 기존의 중소 등거리 외교 관성에 따라 중국에 의지해 왔다. 그러나 중국조차도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에너지 소비량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비단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 북한의 카멜레온적 속성도 식상하다. 대미 접근에 올인하는 북한 지도부를 신뢰할 수 없다.2001년 여름 김정일은 러시아 옴스크의 베이컨사를 방문했을 때 개인소유의 장점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유제도를 ‘북한에 도입할 수는 없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작은 영토에 약 2,5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통치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 지도자의 인식이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북러 경제협력의 전망2001년 8월 김정일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했을 때 ‘북한의 경제방향을 서구식이 아닌 러시아식으로 선회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러시아식이 비록 질적으로는 열악할지 모르지만 비용이 덜 들고 북한의 조건에 접목시키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푸틴과의 비공식 오찬자리에서도 ‘개혁은 북한의 실정에 맞아야 하고, 전쟁이나 유혈없이 모든 것이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러시아의 발전 방향을 주시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 후 북러 정상 간 합의된 사항들은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나진-핫산 철도 개보수 사업 착수 등 대부분 이행돼 왔다.한편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한 통일 후 서방이 북한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러시아가 인구 7천 3백만 명의 소비시장을 상실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동북아 국가와의 통합관계 확대를 위해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경제적 지렛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관점이다.러시아는 저렴한 북한 노동력을 시베리아·극동지역의 건설·임업·임가공 및 여타 제조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TKR-TSR 연결, 석유·가스관 북한 영토 통과, 잉여전력의 대북 공급 등 남북한-러 3각 협력 프로젝트가 지정학·지경학적 측면에서 매우 긴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북 경협의 장애요소인 채무상환 문제를 무한정 방치해 둘 수는 없는 입장이다. 북러 양국은 8월 24일 김정일-메드베데프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향후 경협의 내실화를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한반도에서는 주변 강국과의 세력균형이 요구된다. 최근 남북관계가 소원해 지면서 북한의 각종 이권이 중국인에게 넘어가고 있다. 북한의 과도한 대(對)중국 의존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남북한-러 3각 협력 사업은 경제적 실익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적 부수효과를 가져올 것이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필자소개] 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초빙교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영국 런던대에서 수학하였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정치경제)를 취득하였음.
  • 한·러 관계의 새로운 조망
    저자
    김덕중(경기대학교 국제대학 러시아학과 교수)
    발간호
    2010-19
      1990년 9월 30일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던 뉴욕으로부터 한국과 소련이 국교 수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우리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을 알린 것이었다. 1980년대 말 세계는 냉전구조의 해체 및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1990년 독일 통일이라는 대변혁 가운데 있었으며 한반도 정세 또한 급변하고 있었다. 1991년 남북한의 유엔 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합의, 그리고 1992년의 한·중 수교를 가능하게 했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바로 한·소 수교였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1945년 북한 지역을 점령한 데 이어 1948년의 북한 정권 수립과 1950년 한국전쟁을 일으킨 과정에서 소련이 한반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앞으로 북한문제 해결과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도 러시아가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금년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자 소련군의 참전 60주년이기도 하다. 1950년 가을 중공군의 참전을 가능케 했던 것이 소련 공군의 지원이었고 그 역할을 담당했던 제64독립항공군단의 전투일지가 서울에 들어와 있다. 필자의 관심 주제였기 때문에 여러 편의 논문과 <소련군의 한국전 참전>이 단행본으로 나왔으나 정부 차원에서 한국전쟁사와 한·러 관계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 60주년을 맞아 소련이 한국전에 직접 참전했었다는 사실을 참전했던 조종사들의 증언을 통해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제안한다. 나아가 그들을 우리나라로 초청하여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면 어떨까 한다. 그들이 한·러 관계의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기 때문에 소련공군의 한국전 참전 60주년 기념을 통하여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2차 대전 말기 북한 지역을 점령했던 소련군의 역할과 북한 정권 수립과 경제적 지원에 관한 러시아 측의 역사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은 한·러 관계는 물론 남북한 관계 정립의 기초가 될 것이다.새로운 2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난 20년간 잘한 것은 더욱 잘하도록 하고, 잘못한 것은 고치는 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러시아가 한국과 얼마나 가까운가를 인식해야 한다. 한반도와 육지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단 두 나라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바로 그들인데 러시아는 두만강 끝부분에서 아주 짧게 만나지만 동해를 통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과 러시아가 얼마나 가까운 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한·러 관계의 변화 과정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다섯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첫째, 러시아 전문가의 양적 증대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러시아가 세계 최대의 국토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방대한 자원의 보고라고 말하면서 일을 맡아서 할 사람은 태부족한 현실이다. 더구나 어문학 전공자와 비교할 때 지역학 전공자가 너무 적기 때문에 실제 러시아 관련 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말을 현장으로부터 듣고 있다. 러시아어가 다른 외국어에 비해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많은 학생들이 러시아의 중소 도시들에 있는 학교에 가서 2년 정도 집중적으로 러시아어를 배우고 돌아오면 좋을 것이다.둘째, 양적 증대와 함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 1990년 한·소 수교 이후 한국의 러시아 유학생이 급증하였고 이제 우리 주변에서는 러시아에서 박사 학위를 따 온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러시아의 입장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자기의 전공 주제에 대해 러시아어로 논문을 발표하고 러시아 학자 및 전문가들과 러시아어로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더구나 러시아 측 인사들과 공식 혹은 비공식 교류를 계속하며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일 등은 시작단계에 있다. 러시아에 관심이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현지에 체류하면서 연구하고 체험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한국연구재단을 비롯한 기관들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셋째, 러시아에 관하여 지난 20년간 수집한 지식과 정보를 종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전망에 관한 회의나 한반도 안보와 주변 4강에 관한 회의가 많이 열리는데 이들 회의에 직접 참석해 보면 한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단상에 앉아 있는 전문가들의 출신국적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러시아인 학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러시아의 입장을 분석하여 설명할 수 있는 한국인 러시아 전문가도 보이지 않으며 단상은 물론이고 청중석에서도 러시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수교한 지  20년이나 되었음에도 러시아는 아직도 우리한테서 너무도 멀리에 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전공자들의 모임도 다른 지역전문가들의 모임에 비해 양적으로도 부족한데다가 다양한 배경과 대립적인 견해를 갖는 전문가들 사이의 비판이나 토론도 매우 부족하다. 이러한 약점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에 관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 등에서 다양한 견해를 취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소 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전국 규모의 전문가들로부터 듣는 것은 외교통상부가 해야 할 일인데, 1990년대 후반에는 그러한 노력들이 있었으며 평소에는 말이 적었던 다수의 러시아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새롭다.넷째, 주한 러시아 대사관의 역할이다. 지난 2008년부터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한국의 러시아전문가들을 대사관으로 초청하여 파티를 열기 시작했다. 이처럼 러시아대사관이 적극적으로 한국 국민들에게 다가온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1970년대 초반 미국문화원에서는 몇 개의 영어회화 클럽을 지원하였다.  당시 영어를 좀 한다는 대학생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은 후일 각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 대부분이 친미성향의 엘리트들이 된 배경에는 미국문화원의 장기적인 포석이 있었다. 러시아대사관의 경우에도 러시아회화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에는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이는 동아리들이 있는 바 이들이 정기적으로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교재와 시청각 자료를 공급해 주는 일은 장차 한·러 관계를 직간접적으로 담당하게 될 자원들을 미리 확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다섯째, 한·러 간의 교류와 접촉을 제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한국 대통령이 매년 최소 한 차례 이상 상호 방문하는 외국 원수의 명단에 러시아 대통령이 포함되어야 한다. 한반도 주변 4강 정상과의 정례적인 만남, 나아가 언젠가는 남북한 정상회담의 정례화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변 4강을 말할 때 <미·일·중·러> 혹은 <미·중·일·러>라고 하는데 어느 경우이던 간에 러시아는 항상 4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처럼 한·러 관계가 가장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면 그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일본과 중국,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는 1998년을 전후하여 모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돌아가며 수립하였고 각 부문에서의 교류와 접촉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의 한 가운데 있는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증대하는 것이 다른 세 나라의 국익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한·러 간의 교류와 접촉은 대폭 늘려야 한다. 학계의 경우에도 필자가 연구이사로 일하던  2003년, 한국슬라브학회는 2년마다 한 번씩 러시아의 지역 대학들을 방문하여 국제학술회의를 열기로 결정하여 그 첫 회의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한 바 있는데 각 분야별로 정례적인 학술대회를 상호 초청방문하면서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이제 새로운 20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러시아 친구들은 러시아를 “자원으로만 보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한다. 경제적인 측면 말고도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러시아는 우리와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고려인 혹은 고려 사람들이 있는 광대한 연해주는 한국은 물론 북한을 위해서도 훌륭한 식량 공급지가 될 것이다.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구석구석 여행하는 것도 위험하기는커녕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스킨헤드족이 무서워서 러시아 어학연수나 유학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 그리하여 러시아와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면 할수록 러시아는 우리에게 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그것이 한반도 주변 4강 모두를 친구로 사귀어야 하는 우리 한국 국민들에게 주어진 과제이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김덕중경기대학교 국제대학 러시아학과 교수
  •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 이후 대북정책 추진방향
    저자
    이봉조(전 통일부 차관)
    발간호
    2010-18
    지난 7월 9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되었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3개월 반 만에 그리고 이 사건이 안보리에 공식 회부된 지 35일 만에 천안함 사건 관련 문건이 유엔 안보리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사이의 견해 차이와 성명문안의 내용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에서의 조치가 일단락되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를 천안함 사건의 해결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천안함 사건의 본질은 최근 남북 간의 긴장과 대립이 지속적으로 고조되어 왔고 이로 인해 NLL해역의 불안정이 심화되어 온 데서 찾을 수 있다. 즉 천안함 사건은 남북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종국적으로는 남북 간에 해결되어야할 문제라는 성격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에서 분명하고 구속력 있는 조치가 나오기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의 향방은 우리가 천안함 사건의 해결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와 연관되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5월 24일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이 줄곧 남측의 “날조, 모략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북한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더욱이 지금까지 중국과 러시아가 보인 태도나 안보리 의장 성명으로 미루어 보면 북한이 우리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전무 하다고 할 수 있다.천안함 사건은 본질적으로 남북관계 속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과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핵심적 관심사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천안함 문제를 당장 남북대화의 틀 속에서 다루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간에 신뢰가 소진된 상태에서는 어떠한 성과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건 자체의 무게로 보아서도 용이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애초부터 남북 간의 문제로 접근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회부는 당연한 조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국의 국가이익과 연관되어 관련국들의 태도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주변국의 견해가 각기 다른 것도 이 문제를 그들 나름의 국익의 관점에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는 상당기간 단절과 실종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형국이다. 그래서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7월 9일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은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하고, 분쟁을 회피하고 상황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적절한 경로를 통해 직접대화와 협상을 가급적 조속히 재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편 천안함 사건으로 중단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문제도 마냥 미루어 둘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핵능력은 통제 없이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현안과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천안함 사건으로 중단된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것이 ‘적절한 경로’가 될 수 있다. 천안함 사건의 해결방향을 안보리에서 논의하여 의장 성명에 담았다면 6자회담에서는 북핵문제 해결과 함께 안보리의 권장사항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정전협정 준수와 남북 간 분쟁 방지 문제’를 병행 논의하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6자회담 프로세스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게 되면 이를 토대로 천안함 문제를 직접 당사자인 남북관계의 문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북한은 안보리 의장 성명에서 북한을 공격의 주체로 명기하지 않은 점과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문제가 언급되지 않은데 대해 안도해 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6자회담의 참여에 좋은 구실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안보리 의장 성명 채택 직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평등한 6자회담을 통하여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기울여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판문점에서 유엔사와의 대화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기 위해 또 다시 전제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미중이 천안함 사건 이전에 보인 협력 체제를 가동한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는 이유는 첫째, 현재 북한은「9.19 공동성명」에 합의한 5년 전 보다 체제 생존이 더욱 긴박한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북한이 계속 제기해 왔던 대북제재 해제요구와 평화협정 우선 논의 주장도 궁극적으로는 경제지원과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요구이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겠다” 고 공언한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추후 6자회담은 과거 남한 정부가 수행해 온 조정자, 촉진자 역할을 중국이 수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과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셋째, 북한은 남한 정부가 천안함 사건으로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고 한반도 문제를 국제화함으로써 남한의 강경공세를 누그러뜨리고 동시에 북중관계 발전과 북미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천안함 사건은 갈 길이 바쁜 김정일 정권으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키는 한편 상대적으로 우리의 대북 영향력을 제한함으로써 북한을 근원적으로 바꾸어 보려는 이명박 정부의 노력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6자회담 재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이다.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 채택 이후 상황에서 대북정책의 방향은 먼저 상황관리에 주력하면서 그동안의 단선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과 이후 조성된 정세변화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대북정책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전략과 대안을 갖고 주도하지 못하면 미국과 중국의 전략이 한반도에서 각축을 하게 되고 결국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미국과 중국이 쥐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남북이 모두 더 이상 실패하지 않으려면 국력이나 국제사회의 위상이 북한에 비해 월등한 위치에 있는 우리로부터 새로운 돌파구가 나와야 할 것이다. 압박정책 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갖고 있던 대북 레버리지가 이미 소진된 상태에서 5.24 조치는 실효성을 갖기가 어렵다. 그나마 북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상정 가능한 조치들을 한꺼번에 모두 열거함으로써 실질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추후 대응을 어렵게 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안보리에 회부는 하였으나 의장 성명 선에서 절충이 되었고 내용 또한「5.24 조치」에서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그렇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안보리 의장 성명에서 권장한 ‘적절한 경로를 통한 직접대화와 협상’에 입각한 출구전략의 모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현 상황에서 대북정책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첫째, 안보리 논의의 종결을 기점으로 그동안 북한에만 초점을 맞춘 대북정책을 동북아라는 보다 큰 틀 속에서 북한 문제에 접근하는 정책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맥락에서 과거와 달리 생산적인 6자회담이 되도록 우리가 대안을 갖고 적극 나서고 6자회담의 진전을 남북관계 정상화의 계기로 활용하는 세밀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 셋째, 6자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중협력을 통해 천안함 사건에서 비롯된 불신을 해소하고 6자회담의 진전에 대한 담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넷째, 6자회담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되면 남북 직접대화를 통해 NLL에서의 긴장해소와 분쟁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가능하다면 G20 정상회의 이전에 이런 여건이 마련된다면 회의의 성공적 개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현 단계에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과제임이 분명하나 가변적 요소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여지를 열어 놓고 다양한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긴요하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이봉조전 통일부 차관
  • 2010년 봄: 세계 비핵화로 가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러시아의 관점
    저자
    세르게이 M. 스미르노프(국립해양대학교)
    발간호
    2010-17
      2010년 봄, 나는 주요 핵 관련 정치활동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주도에 아무도 도전을 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와 핵안보 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는 분명한 미국 대통령의 위업이었다. 러시아와 새로운 START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도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 노력 덕분이었다. 이러한 업적들은 정치적 의미에서 대단한 성공이다. 특히 노벨상 위원회의 선택이 옳았음을 재확인시키려 애써온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매우 중요한 성과였다.  2010년 핵태세검토보고서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이 문서에서는 핵비축량의 투명성, 핵비확산활동, 핵무기 없는 세계로 가는 로드맵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핵무기보유고에 관한 세부상항들이 (명확히 분류되진 않았지만) 최초로 공개되었고, 핵태세검토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핵무기 개발이나 기존 핵무기의 새로운 능력 또는 작전 개발을 하지 않기로 선언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핵확산방지조약에 가입하여 의무를 준수하는 비핵보유국에 대해서는 핵무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현실적인 면에서 이러한 업적들의 가치를 논의해보자.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 또는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의 수는 적어도 전문가와 외교관, 그리고 INF, SALT, START 활동에 참가하는 군인들에게는 사실상 중요한 기밀이 아니다.  가오 왕라이(Gao Wanglai) 박사는 이 사이트에 올린 ‘핵태세검토보고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논문에서 핵태세검토보고서의 다양한 ‘부작용들’을 완벽히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미국은 핵무기 수를 발표하면서 자국이 세계에서 가장 우월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과시하여 결과적으로 안보를 더욱 강화하였다’라는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사실 미국의 전략적 핵무기는 냉전시대 이후 기술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미국의 주요한 전략적 적대국가인 러시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이미 무기의 성능이 작전 요구를 크게 초과하므로 굳이 현대화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양국은 4월 프라하에서 새로운 START 협정을 채결할 때 보여준 전략적 무기 면에서의 동등한 지위를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010년 핵태세검토보고서의 유효기간인 2015-2020년 동안에도 이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경우 새로운 협정으로 가는 길이 평탄치 않았다. 사나운 ‘매파(Hawks)’들이 전략적 무기를 더욱 감축한다면 국가방어능력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시위를 했기 때문이다. 반면 ‘현실주의자’들은 실제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전략적 무기를 더욱 많이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많은 전략시스템들이 노후화되고 있지만 방위산업부문에서 이를 적시에 대체할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5년간 연기되고 있는 불행한 ‘불라바(Bulava)’ SLBM 프로젝트 역시 러시아 방위산업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협정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솔직히 이전 START 체계에서 군대 대 군대로서의 상호작용이 20년간 이상 계속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과 러시아가 이전의 전략적 적대국 관계에서 벗어나 투명성, 신뢰형성, 협력의 관계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사실이다.  핵태세보고서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미국의 핵무기기지에 대한 지출비용의 증가다. 그러한 결정에는 분명한 논리가 숨어있다. 핵탄두는 플루토늄 함유 비율과 다른 물리적 효과에 의해 생명주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핵탄두를 지속적으로 검사하고, 정비하고, 충전하지 않으면 모든 핵실험에 부여된 일시적 정지기간이 지난 후에는 그 성능을 신뢰할 수 없게 된다. 한편 기존 탄두의 품질 향상에도 추가재정이 지원된다. 외부인들은 그것이 핵탄두의 안전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인지, 핵탄두의 파괴력과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는 세계의 전략적 균형이 허무하게 무너질 위험이 있다.  비전략적 핵무기 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리적 접근방법이 적용되어 빠른 감축 속도를 보일 전망이다. 때때로 미친듯한 냉전논리가 끝난 것이다. 전략적 핵무기 대량사용에 따른 확증된 자기파괴효과는 전투 지휘자(적군의 핵잠수함에 핵어뢰 발사를 명령하는 해군 함대참모와 10인치 핵 장착 포탄 발사를 준비하는 육군대령)에게 결코 비밀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핵무기의 정확도를 이용해 같은 임무를 보다(이것이 문맥에 접합한 단어라면) 적절히 그리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토마호크(Tomahawk) 핵 크루즈 미사일의 퇴출 선언은 그것의 운영가치가 사라진 새로운 전략적 환경에서 지루한 심사숙고를 반복한 끝에 얻어낸 긍정적인 진보였다. 그러나 미국이 비전략적 핵무기 퇴출에서 러시아를 앞서가고 있다 해도, 그것이 워싱턴이 러시아보다 ‘핵무기 없는 세계’를 더욱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많은 핵심전투지역에서 재래식 무기의 기술적 우월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러시아 군사 전략가들은 이 지역에서 계속 핵무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2010년 2월 채택된) 새로운 러시아 군사강령에서는 ‘대규모 재래식 공격의 결과로 러시아의 존재가 위험에 처한다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탄도미사일방어체제는 오늘날 가장 논란이 많은 이슈일 것이다. 동유럽 탄도미사일방어체제의 배치 계획은 새로운 START 협상과정의 주요 장애물로 알려져 왔다. 이 계획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은 다소 과장되어 종종 히스테리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공약을 지키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철회하며 2010년 프라하 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한 일은 단순한 거래 이상이었다. 그는 미국-러시아, 미국-유럽 관계에서 심각한 대립 이슈를 제거하고, 미국 납세자에게서 수십억 달러의 부담(폴란드와 체코 공화국에 제공하는 ‘보상 패키지’ 비용)을 줄여주며, 비용이 많이 들고 작전상 비효과적인 프로젝트를 거부하였다. 미국은 현재 발틱, 흑해, 페르시아만에서 작전 중인 이지스(AEGIS) 전함에 새로운 M-3 미사일를 장착하였다. 그 결과 폴란드에 배치할 것을 고려했던 신뢰할 수 없고 검증되지 않은 요격 미사일이 없어도 탄도미사일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게 되었다. 미 해군은 현재 한국에서와 같이 유럽에서도 이지스의 탄도미사일방어체제를 즉각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  한편 북한의 핵 개발 상황은 상당히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한의 핵확산활동에 대해 북한의 책임만 묻는 것은 불공평할 수도 있다. 그 동안 미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은 한반도에서 핵 대립을 종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적어도 세 번 놓쳤다. 첫째는 북한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의무이행을 사실상 거부했을 때였다. 중유 제공 중단과 경수로핵발전소 건설 중단이 결국은 김정일이 핵활동을 재개하도록 자극한 것이었다. 둘째 북한이 2003년 1월 핵확산방지조약에서 탈퇴를 선언했을 때 열강들은 이 결정의 심각성을 믿지 않는 척 무시했다. 셋째, 2006년 10월 북한이 첫 번째 핵폭발 실험을 실시했을 때 (일본을 제외한) 6자 회담 당사국들의 반응이 다소 우유부단했다. 만약 그 때 세계가 핵확산방지조약 위반을 용서하지 않으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면 북한이 핵무기프로그램을 중단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북한은 두 번째 핵실험에 성공했다. 정치가들은 그들의 두통거리(어느 날 김정일 정권이 끝이 나면 핵무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제거해줄 수 있는 치료약을 절실히 구하고 있는 반면 해외 전문가들은 사용 가능한 핵탄두의 숫자와 전달수단을 예측하느라 바쁘다.  나쁜 소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독립 분석가들은 비극적인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비정상적으로 우유부단하고 온건했던 태도에 좀더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그것이 매우 민감한 문제이고 정치가에 의한 어떠한 실수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상력이 풍부한 호사가들은 강경론자들이 북한에 대한 공격 주장을 멈춘 이유가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 때문이라는 또 다른 결론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이란 지도자들은 그러한 의견에 수긍할 것이다. 아마도 이란은 적대국인 이라크가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이 자국을 공격하고 점령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핵무기를 얻으려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사례에 비추어 지금의 남북 상황을 분석하려 할 것이다.  많은 세계적 징조나 징후들이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를 포함한 국제기구들이 핵확산, 핵안전, 핵인식 등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보다 강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는 핵발전 전함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초대형 플루토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핵무기가 실체 없는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올 봄 오바마 대통령의 핵 관련 노력이 보다 높이 평가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고려할 때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오바마의 비전이 가시적인 미래에는 실현되기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우리 세계를 좀더 안전하게 만들 수 없는 것은 아니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세르게이 M. 스미르노프(Sergey M. Smirnov)국립해양대학교(Maritime State University), 국제학 센터, 이사장 대리
  • Spring-2010: Will It Become A Turning Point on The Road to Nuclear Free World?A View from Russia
    저자
    Sergey M. SMIRNOV(Center for International Studies of Maritime State University )
    발간호
    2010-17
      I think that nobody would challenge the Obama administration lead in all major nuclear-related political activities in the spring of 2010. True, the Nuclear Posture Review (NPR), the Nuclear Security Summit should be regarded as evident achievements of US president. The signing of the new START agreement with Russia may also be attributed to Obama’s efforts, at least partly. Well, these achievements are clear and obvious success ? in political sense, especially for president Obama himself who has managed to reaffirm the rightness of choice by Nobel Peace Prize committee. Yet the picture will not be that bright if we try to look at the strategic outcome of these events.  Let’s start with NPR-2010. The publishing of this document provides a good opportunity for discussing on transparency of nuclear stockpiles, importance of non-proliferation activities, on the roadmap to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etc. Secretary of  State Hillary Clinton underlined that the declassified details about US nuclear arsenal have been released for the first time, that the NPR  rules out the development of new U.S. nuclear weapons and new missions and capabilities for existing weapons and that NPR also prohibits the use of nuclear weapons against non-nuclear weapons states that are parties to the NPT and comply with its nonproliferation obligations. In reality the value of these achievements can be argued. The figures on deployed and stockpiled nuclear warheads of both USA and USSR/Russia have never been a major secret, at least for the experts, diplomats and military participating in numerous INF, SALT and START-related activities.  Dr. Gao Wanglai gives a perfect assessment of various ‘side effects’ of NPR in his paper “A Chinese Perspective on the Nuclear Posture Review” published on this site. I will not fully agree only with his notion that “by announcing the number of its weapons, the United States enhances its security by demonstrating to the world it possesses the most superior technology in the world”. The fact is that US strategic nuclear weapons have not radically changed technologically since Cold war era the same is true for its main strategic opponent ? Russia. Explanation is pretty simple: you don’t need to modernize the weapons which performance is far exceeding operational demands. The parity in strategic arms between these powers still remains as it was demonstrated by signing of the new START treaty in Prague in April. And it will most likely remain until the expiration of NPR-2010 term which is declared to stay in effect till 2015-2020.  In Russia the road to the new START was not easy. The ‘hawks’ protested that further reductions in strategic arms would deteriorate the overall national defense capabilities while the ‘realists’ would prefer more deep cuts in strategic stockpiles to adjust to actual domestic situation. A number of Russian strategic systems are aging and must be retired while the industry is unable to produce the timely replacement to it. The unfortunate ‘Bulava’ SLBM project which is at least 5 years behind schedule is a proof of serious problems in Russian defense industry. But almost nobody argued the necessity of the treaty itself. It is remarkable: the 20+ years of military-to-military interaction in the framework of previous START mechanisms have created a unique situation of transparency, confidence building and cooperation between former strategic adversaries.  Worth noting is another definition in NPR ? that spending on US nuclear weapons complex will be increased. There is certain logic in such a decision. Nuclear warheads have its life cycle depending on plutonium contamination rate and other physical effects. Warheads must be examined, refurbished or recharged otherwise you can not rely on its performance especially with the moratorium imposed on all nuclear tests. To the other hand, additional funding provides an option for quality upgrades in existing warheads. No outsider will know for sure whether it is done to improve safety and stability of warheads or to increase its power and accuracy. The latter may easily change the fragile strategic balance in the world.  If we address the issue of non-strategic nuclear weapons it should be noted that the similar rational approach dictates its high reduction tempo. The sometimes crazy Cold war logic is over. The guaranteed self-destruction effect of massive use of tactical nuclear munitions was no secret for field commanders be it a Navy captain ordering to fire nuclear-tipped torpedo at enemy nuclear submarine or an Army colonel ready to shoot 10-inch nuclear artillery shells. Precision guided munitions can do the same job properly (if only this word is appropriate in the context) and safely today. The declared retirement of nuclear Tomahawk cruise missiles is by all means a positive step though motivated by sheer prosaic considerations again ? in the new strategic environment its operational value has diminished. And if the US is seemingly ahead of Russia in retiring its non-strategic nuclear arsenal it does not mean that Washington wants to see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more than Moscow. It simply matters that US has acquired technologic superiority in conventional weapons in a number of key battlefield areas. And Russian military planners have no choice other than to continue to rely on nuclear arms in these areas. It also explains why the new Russian military doctrine (adopted in February, 2010) provides an option to use nuclear weapons first “if the very existence of Russia will be put at risk as a result of large scale ‘conventional’ aggression against us”.  Ballistic missile defense is probably the most controversial issue today. It is well known that plans to deploy BMD elements in Eastern Europe were the main obstacle in the process of the START negotiations. The Russian reaction to these plans was a bit exaggerated, at times even hysteric. President Obama fulfilling his campaign promises has dropped this project and cleared the way to Prague-2010. But what he actually did was not a mere bargain: he has managed to remove a serious confrontational issue in US-Russian and US-European relations, saved several billions dollars to American taxpayers (it was a price of ‘compensation package’ to Poland and Czech Republic) and rejected a costly and operationally ineffective project. The AEGIS warships equipped with new versions of SM-3 missiles operating in Baltic, Black seas and Persian Gulf can easily outperform 10 unreliable and untested interceptors proposed for deployment in Poland. Moreover, US Navy can start ABMD patrol in European zone immediately ? like they do in Korea today.  The situation around DPRK’s nuclear program is highly unstable and unpredictable. It would be unfair to blame only North Koreans for their proliferation activities. Neighbor powers including USA missed at least three chances to put an end to nuclear confrontation on Korean peninsula. First, when they de facto declined to fulfill their obligations on 1994 Agreed Framework. Frozen heavy oil supplies and the view of unfinished basement instead of working LWR nuclear power plant urged Kim Jong Il to resume nuclear activities. Second, when Pyongyang had declared its withdrawal from the NPT in January, 2003 the powers pretended they did not believe in seriousness of this decision. Third, when DPRK detonated its first nuclear device in October, 2006 the reaction of 6-party talks’ partners (except for Japan) happened to be rather strange. A clear message that world community would not tolerate NPT violators might have been enough for Pyongyang to stop its nuclear arms program.  And now we have what we have. North Korea successfully conducted a second nuclear test. Foreign experts now are busy calculating the figures of possible available warheads and means of its delivery while politicians are desperately looking for a medicine able to cure their headache ? what will happen with nuclear stockpile of DPRK if Kim Jong Il’s term comes to an end one day.  Unfortunately that’s not all bad news. Independent observers should have noted the unusually indecisive and pacifying stance of US and its allies on tragic Cheonan incident. Sure, it’s an extremely delicate issue and any mistake by politicians could lead to fatal consequences. But the ‘would-be’ proliferators may draw another conclusion, that it is the newly acquired nuclear weapons that stop possible aggressors from attacking North Korea. The Iran leaders may well share such an opinion. Perhaps they compare this situation with the example of its former adversary Iraq which apparently tried but failed to get nuclear arms in time to deter US-led coalition from attacking and occupying Iraqi territory.  We can see another signs or symptoms globally that convince us in necessity to strengthen the mechanisms of UN, IAEA and other international structures dealing with proliferation, nuclear safety, nuclear awareness, etc. India, Brazil, Argentina decided to build nuclear powered warships. Japan launched the extra large scale plutonium program. The youth everywhere tend to refer to nuclear arms as to something illusionary. For these reasons I guess that president Obama’s nuclear-related efforts this spring should be highly appreciated. And thinking realistically I doubt that his vision of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will come true in foreseeable future. But it definitely does not mean that we can not make our world safe and secure.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Sergey M. SmirnovActing Director, Center for International Studies of Maritime State University
  • 천안함 사태이후 한러관계의 전개와 핵심과제
    저자
    박종수(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국립대학교)
    발간호
    2010-21
      지난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은 전 세계의 이목을 한반도로 집중시켰다. 주변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인도네시아 등 6개국 국제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객관적인 원인규명에 주력했다. 조사단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5월 24일 담화문 발표를 통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임을 밝혔다.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외교활동과 함께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사건 전모를 직접 설명하고 조사단 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러시아 대표단은 6월 1일부터 약 1주일 간 별도조사 후 귀환했다.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 대북 제재안 상정을 추진하면서 러시아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기대했다. 안보리는 천안함 공격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으나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북한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러한 러시아 정부의 태도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적지 않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우선 한러 수교 전부터 시베리아 벌판을 누비면서 대러 진출의 의지를 불태우며 애증을 쌓아왔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수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우의를 다져왔다.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러시아를 비난만 할 것인가. 국가 간 관계가 흔히 그렇듯이 갈등이 있으면 화해도 있는 법이다. 요체는 갈등의 원인을 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이며 지극히 현실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첫째로, 수교 후 20년간 협력관계를 지속하면서 흔히 간과해온 매우 초보단계의 고려사항이 있다. 러시아인들의 신중한 기질과 여유 있는 국민성이다. 구소련 말기에 빵 한 조각을 사기 위해 영하 20도의 추위에서도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국민들이다. 어쩌면 지정학적 특수성과 수난의 역사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습관인지도 모른다. 반면 한국인들은 조급하고 역동적이다.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안을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 회부하는 로드맵을 설정해 놓고 러시아로부터 신속한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단적으로 그러한 기대는 과욕이었다.  둘째로, 천안함 사태를 조율하는 절차상의 문제와 외교적 테크닉이다. 국제합동조사단에 러시아와 중국을 누락시킬 수밖에 없었다면, 그 불가피성을 사전에 납득시키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했다. 또한 정상간 핫라인을 통해 직접 설명해 주는 배려까지도 좋았다. 그러나 국내언론들은 청와대 발표를 근거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우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즉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에게 저자세를 보였다는 뉘앙스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5월 25일자 크렘린 홈페이지에는 ‘разговор состоялся по инициативе южнокорейской стороны'(통화가 한국 측의 주도로 이루어졌다)라고 실려 있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간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 정부가 조사단 파견을 요청했고 러시아는 이에 응해 온 것이다. 물론 러시아는 천안함 사태를 비롯한 한반도 안보현안에 뒤늦게나마 초대받아 관여할 수 있는 실익을 얻었다. 조사결과를 빨리 통보해 달라는 우리 측의 조급성은 오히려 ‘천안함 사건 주범=북한’을 입증하는 본질을 퇴색시키고 북한을 자극하고 싶지 않은 러시아 측에게 구실을 주었다고나 할까. 유감스럽게도 신중하지 못한 외교적 접근방식으로 인해 내용마저 그르치는 상황을 연출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대(對)테러 문제는 러시아의 아픔 및 자존심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소련 붕괴이후 현재까지 수차례에 걸쳐 체첸 반군의 테러에 시달려 왔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대규모 지하철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푸틴은 2000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21세기는 테러와의 전쟁’임을 예고하며 국제사회의 공동대처를 호소했다. KGB 후신인 연방보안부(FSB)는 2002년부터 전 세계 정보기관을 초청하여 대규모 대(對)테러 국제회의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희생도 큰 만큼 노하우도 적지 않다. 노하우가 많기에 자존심도 강하다. ‘북한 테러에 의한 천안함 침몰’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러시아 측의 신중함과 부담감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금번 천안함 사태는 한러 수교 20년의 현주소와 양국관계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지나친 대미 동맹을 고집함으로써 20년간 맺어온 또 다른 주변 우방국들과의 관계에 흠집을 남겼다. 다니엘 벨이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고한지도 수십 년이 지났다. 사회주의권의 연쇄 붕괴 및 1990년 한러 수교, 1992년 한중 수교와 함께 냉전은 오래전에 끝났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냉전적 사고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한반도에는 신 냉전의 도래를 스스로 자초하는 측면도 적지 않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강국으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에 비추어 힘의 균형을 상실하는 순간에 대한민국호는 천안함의 운명을 반복할지도 모른다. 구한말 서세동점의 소용돌이와 열강의 각축전 속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악화된 한러 관계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임시방편의 임기응변식 대처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근본적 치유가 요망된다.   첫째로, 인적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수교 후 20년이 지났지만 러시아 관련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 동일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만 해도 냉전당시 대만의 존재가 중국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요인이 되었고 한국어를 구사하는 조선족도 많았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는 수교 전까지 전문가다운 전문가도 별무했고 수교 후에도 소련 붕괴에 따른 러시아 무시 경향이 전문 인력 배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한국어를 이해하는 고려인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외교는 대통령을 비롯한 소수 고위관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하부구조가 허약한 상태에서 최고 통치권자의 의지가 제대로 실현될 리 만무하다. 청와대를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에 러시아 전문가가 몇 명이나 포진되어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젠 국가 차원에서도 러시아 전문가에 대한 배려 및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장경제 원리에만 맡겨 두기에는 국가의 백년대계가 위태롭다.  둘째로, 내재적 관점에서의 접근이다. 우리 입장에서만 더이상 러시아를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구한말 당시의 아관파천처럼 좌충우돌의 역사적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분단의 비극이 주변강국에 의해 강요당했듯이 한반도의 운명은 빈번히 외부의 입김에 좌우되어 왔다. 바로 한반도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레드콤플렉스의 구태로 인해 러시아 카드를 사장시키거나 악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천안함 사태의 안보리 회부를 앞두고 행여 우리 정부가 러시아의 조연을 기대했다면 안일한 판단이었다. 러시아는 지난세기말의 과도기적 혼란을 극복하고 21세기 진입과 함께 강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꾸준히 회복해 가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러시아 당국은 천안함 사태관련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 지도부에 통하지 않을 것이며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셋째로, 이젠 출구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국제법상 영원한 미제로 남을 수도 있는 천안함 사태로 인해 한러 관계가 더 이상 악화 내지 답보상태에 놓여서는 안 된다. 1964년 8월 북베트남 통킹만에서 침몰했던 미국 해군함정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베트콩 어뢰정 공격을 받았다는 미국 측의 주장은 베트남전쟁의 구실이 되었고 수년간 지속된 소모전은 결국 미국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2000년 8월 바렌츠해에서  침몰한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사건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갓 출범한 푸틴 정권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으나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러시아 측의 조사결과가 우리 정부의 입장과 상반된다고 해서 언제까지 갑론을박할 수 없다. 지난 4월 2일 볼쇼이극장에서 개최된 수교 20주년 개막식은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축제분위기를 연출할 수 없었다. 그 후 7개월간 지속된 각종 수교기념 행사도  양국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수교 20주년 폐막행사와 <한러 대화> 포럼이 오는 11월초 G-20정상회의 직전에 마지막 행사로 예정되어 있다. 특히 양국 정상의 참석 하에 출범할 <한러 대화> 포럼은 양국 간 신뢰 회복 및 관계 발전을 위한 모멘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천안함 사태로 인한 불협화음을 봉합하는 출구전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박종수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국립대학교
  • 북한 내부 정세 변화와 과도기적 위기관리
    저자
    진행남(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발간호
    2010-20
      북한의 내부 정세 변화를 외부에서 정확히 들여다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북한의 체제가 워낙 폐쇄적인데다 특히 근래 들어 북한의 내부 정세는 매우 유동적이어서 예측불허의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부 정세 변화의 몇 가지 요인들은 그리 어렵잖게 짚어볼 수 있다.북한 내부정세 변화요인첫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 영도체제인 북한으로서는 그 절대권력자의 건강 이상으로 후계체제를 비상하게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해야 하는 형편인 점이다. 북한은 금년 들어 전례 없이 한해에 두 차례나 최고인민회의를 연 데 이어 오는 9월에는 44년 만에 당대표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모두 내부체제 강화를 겨냥한 것으로, 후계세습 등을 둘러싼 체제의 동요가능성을 차단하고 취약성을 보강하려는 게 그 배경이라 하겠다.둘째, 화폐개혁 실패를 분수령으로 민심이반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도 북한의 내부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과거 같으면 북한의 체제 특성상 민심은 내부 정세에 큰 변수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후계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민심을 다독일 ‘당근’이 절대로 필요한 시점에서, 북한은 심화된 경제난 등으로 이 ‘당근’ 확보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연초에 김정일 위원장이 이른바 ‘이밥에 고깃국’이 아직도 달성치 못한 유훈임을 자인한 것도 이를 입증하는 셈이다.셋째, 북한 정권이 내부 정세를 추스르기 위해 하드파워에 더욱 의존하려는 경향이 노골화되고 있는 점이다.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워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을 총살하는 등 최근 들어 잦아진 공개처형설은 북한의 대내적 소프트파워 자원의 고갈을 시사한다. 이는 동시에 체제의 결속력이 그만큼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넷째, 시장을 통한 빠른 정보유통, 정치적 무관심과 물질추구 등 지배적 사회가치의 변화, 사적 영역과 공공 영역의 혼재 등은 북한의 통치시스템 작동을 교란하고 있다. 이 또한 내부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체제의 내구력이 소진되고 있음을 뜻한다.이 밖에도 후계체제와 대내외정책 등을 둘러싼 노동당과 군부의 경쟁과 견제 등 내부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들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여러 요인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북한체제를 ‘과도기적 위기’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하겠다.과도기적 위기에 대한 미중의 대응북한의 과도기적 위기가 한반도와 동북아에 미치는 파급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최근의 천안함 사건만 하더라도 북한의 이러한 심상치 않은 내부 정세의 외부적 투영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다. 천안함 폭침의 원인이 단지 대청해전에 대한 보복 차원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은 내부 정세의 불안과 갈수록 차오른 불만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내부적 단결을 도모하는 동시에, 이를 후계세습의 정당성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천안함 공격의 그림을 그렸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천안함 사건이 일으킨 파장은 일거에 한반도를 뛰어넘어 동북아 정세를 뒤흔들어 놓았다.더욱이 문제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외치고 있는 북한에게 시간은 그들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 지도부가 ‘약속의 해’가 다가오면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더 큰 일’을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한마디로 북한체제의 과도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엄중한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진 셈이다.중국이 ‘북핵문제’와 ‘북한문제’를 분리하여 북핵문제보다 한반도의 안정을 우선시하는 것도 북한의 과도기에 대한 중국 나름의 관리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안정이 자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국익차원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동북아에서 크게 강화된 미국의 입지를 견제하고 동북아 정세를 자신들이 주도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하겠다.또한 최근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두고 중국이 보인 과민 반응은 이제 한반도 문제가 얼마든지 주변 강국의 게임으로 변질되어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천안함 사건은 우리에게는 기본적으로 남북문제이겠지만, 미·중간에는 동북아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벌이는 줄다리기 소재로도 된 측면이 있다.최근 들어 미국이 국내법에 의거해 추진하고 있는 강도 높은 대이란 제재방식과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강제성 없는 행정명령에 의해 ‘너무 가혹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제재하려는 것은 되새겨 볼 점이 있다. 이는 대북 금융제재와 핵실험의 악순환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북한에게 ‘진정성 있는 대화’에 복귀할 수 있는 퇴로를 막지 않으려는 원려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천안함 이후 대북 정책을 위한 고려사항북핵의 민감성에 대해 한국이 느끼는 강도는 중국과 분명 다르다. 북한의 과도기적 위기에 대한 대응의 논리와 그 방식에 있어서도 한국과 중국은 기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한폭탄’과 같은 북한의 과도기적 위기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수만은 없는 게 남북관계의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로서도 머잖아 천안함 사건의 출구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시점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단절된 남북간 대화의 복구가 그러한 출구전략의 첫 수순이 될 수밖에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사건의 후폭풍이 워낙 커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조기에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 북한 주민의 절박한 식량난을 덜기 위해 WFP(세계식량계획) 등을 통해 쌀을 지원하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도, 또 북한 주민의 민심을 얻는 차원에서도, 이에 대해 엄격한 상호주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와 함께 남북 간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복원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 남북은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는 없는 숙명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정부로서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미국이 대북 제재와 함께 6자회담 재개 카드를 꺼내는 ‘제재와 대화’의 투트랙을 구사할 때를 대비해 우리 나름의 치밀한 전략과 대응 방안을 마련해 두어야 할 것이다.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진행남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